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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문학>시집(올칼라 반양장)
제목 : 삐알밭
지은이 : 이영주
페이지 : 165
출판사 : 한비
값 : 13,000
ISBN : 978-89-93214-758 04810
978-93214-14-7(세트)
<출판사 서평>
이영주 시인의 첫 시집 <삐알밭은> 문명에 사물화 된 인간을 그 문명에 빠져들지 않고 인간을 인간으로 지키게 하는 것은 때 묻은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고 간수하고 기억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삐알밭> 실린 이영주 시인의 시는 속도와 경쟁, 거기에서 빚어지는 공해와 인간성 말살 인간의 물질화 상업화는 의학으로 거칠 수 없는 육체의 병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현대인의 고통, 조급함, 맹목적인 질주, 좀비의 삶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성전과 같다. 옛 기억의 단내가 솔솔 풍겨 아득한, 지금은 사실조차도 의심스러운 푸근한 엄마의 품이나, 엄하지만 뒤품에 숨겨놓은 그윽한 아버지의 냄새를 풍긴다.
이영주 시인의 <삐알밭>은 우리의 결핍을 결핍으로 인정하고 그 결핍을 찾아가는 순례의 과정을 보여준다. 결핍은 상실과 실종으로 그것을 찾아내면서 걸어가는 것이 갱신으로 그 갱신은 지난 것들, 기억을 통한 추억으로 보완과 갱신을 하게 된다. 그것이 삶의 새로운 창조이자 삶의 생기이다. 이영주 시인의 생기는 지난한 삶속에서 피워 올린 꽃으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어 가슴의 북을 두드린다.
<목차>
1부
-등 뒤에 새벽달 기운다-
살아온
흔적 뒤에
늦달이 뜬다
-삶 중-
한옥살문/칠월 땡볕/씨나락/시루떡/쓰나미 [일본대지진]/상사화 1/가위 바위 보/까치밥/냇가랑/너는 내 모습/관절 보수/두려움/이슬/지옥 보다 슬픈 천국/양자 준 뻐꾸기 알/북어/씀바귀/유기/삶/산 그림자/태풍/회/자반고등어/비둘기/비만/인생열차
2부
-비운 마음이 극락이다-
어릴 때
넓고도 깊었던 물이
커서 보니 얕아라
-뒷동산 중-
왼손과 오른손/위세/미륵/봄나들이/남은 햇살/옛날명절에/해인사 가는 길/감투/군불/궁합/뒷동산/보리바리/똑 같구나 똑같아/겨울 시위/까치/늦가을/놓친 잠/단풍/말과 다른 마음/백태 공 과 왕소금/보릿고개/부조/부처/시골 오일장/양아비
3부
-팬 촉에 마음 토하니-
부스럼 사이사이
새순 줄기 뻗은 가지는
아흔에 늦둥이로다
-고목 중-
업/옛사랑/오막살이/인생이란/주름살/직위/출산/하나님/흐름/하얀 가슴/친구/고목/꿈 [청명한식]/나들이/단술/뒤 볼 새 없어/밀수제비/뱉는 말과 삼킨 말/복개천/상사화2/세월2/안식처/어머님 딸 낳으시고/연꽃/옛 화장터
4부
-익은 가을 그린다-
늙은 딸은
아버지가 그리워서
오늘도 간 갈치 구워놓고
어릴 적 그 밥상을 그린다
-일곱 살 중-
한옥 [외로움]/장미/마지막 준비/진작에 알았다면/펜/해결사/김장하는 날/사랑/시/불법 승차권/노란부리 큰 입/꼬부랑 글/흔적/산책/공감/하품/단풍놀이/일곱 살/연지 찍고 분 발라도/흉년 전 들녘사람들/시2/안 봐도 다 안단다/월간지/임플란트/못 잊어
5부
-한줄기 빛 되어 찾아가리다-
그 말은
너무 슬프기에
그냥 기다리는 마음으로
-전화 중-
쌍가락지/18번 곡/어머니/어머님 아들타령/잠 못 든 밤/전화/조는 잠/너는 졸음/형체/한세월/해동/귀 빠진 날/마지막 동반자/생각나는 사람아/옛날 며느리/자랑/아쉬움/기일 /긴 밤/끈 떨어진 연/내 맘 둘 곳 없어/너도 역시 엄마였구나/막내둥이/막내 딸/삐알밭 1/손톱 발톱/허탈/살까 말까
<작품 소개>
잠 못 든 밤
하늘 울음 천둥번개
꿔다놓은 칠월 장마
삐알밭 한 자락
잠든 임 뉘어놓고
능선 자락
내리는 발길
호롱불만큼 받은 사랑
햇살만큼 클 줄이야
돌아본 자취
후회만 남습니다
산에 누워
외롭다.
억울해 마오
벌떼 같은 무리 속도
외롭긴 마찬가지
어둔 밤
홀로 누운
이방도 무덤이요
입 닫고 문 닫으면
이승도 저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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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알밭 1
고향 안산 아래 고개
석 비늘 황토 산을
무쇠호미 목 돌아가도록
땀 흘러 일군 개간지
자갈 흙 사이사이
모종 한 고구마 순에
차돌같이 단단한 밤고구마 열렸다
입사는 꼴머슴
깔비 한 짝 *공가 놓고
손톱이 다 닳도록 서리한 생고구마
이로 깎아 허기 떼고
배고픈 산돼지들 알밤 꿀밤 부숴 봐도
입만 달싹 배는 고파 이산저산 먹이 찾다
눈에 불 켜 어둠 뚫고 고구마 밭 파헤친다
매년 농사 망쳐버린 허탈한 밭주인
삐알밭 한 자락 저승 땅 집 지어놓고
어메 아베 한데 모여 밤낮없이 망을 본다
너는 내 모습
백발이 무료해
능선 오르니
나 닮은
참나무에 눈이 멈춘다.
씨앗 때문에 맞은 몰매에
파인 상처 덧난 자리
진물 내리며
헐어 버린 몸 부스럼 속에
장수풍뎅이 하늘소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참는다고 참나무는
참고 견디며
아낌없이 속살까지 다 내어 준다
곤충 떠난 상처에
바람 들어
시들어 마른 몸 산을 내려와
아궁이 옆에 앉아 몸 녹이며
땔감으로 차례를 기다린다
옛 고향
어릴 적
고향 뒷산
높고도 험하더니
지금 사
들려보니
아담한 작은 야산
작은 키엔
웅장한 산이
커서 보니 낮아라
앞 냇가
흐르는 물은
강보다 깊고 넓어
삼복더위
피서지로
친구 함께 들렸더니
푸른 물
오간 데 없고
얕고도 좁은 도랑
어릴 때
넓고도 깊었던 물이
커서 보니 얕아라
뱉는 말과 삼킨 말
난 뒤끝 없다 뒤끝 없다
말하는 사람치고
가슴에 말 묻어 삭히는 이 하나 없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니 담아둘 말 있으랴
팔십대 남정네 산책길 걸으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했던 말 반복하여
십 원짜리 섞어가며 여자 친구 험담을 한다
동행한 친구 듣다 듣다
자네 실수한 적 없나 생각해 보라 한다
실수한 적 없다며 큰소리칠 때
얼마 전 자네 술 만취한 날
내 목 비틀어 죽인다며
쌍욕 한 것 잊었나 하니
내가 언제…기억나지 않는다며
청문회 문답하듯 구렁이 담 넘는다
자네 술 취하면 아무한테나 욕하고 시비 걸어
이유 없이 욕먹고 기분 개떡 같아도
술 취하면 개가 되니 사람취급 안 했다는 말에
엉거주춤 말꼬리 내린다
취한 핑계로 하고 싶은 말 다하다 보니
뱉은 말 기억 어찌 다하랴
등 뒤에서 내 흉보는 줄 모르고
꼬부랑 글
중동지역 사막의 땅
보석 부채 반짝이는
아름다운 인공 섬 두바이
내 딸이 간다 한다
꼬브랑 글 익히려
외국 근무 지원한 가족
복권당첨 기쁨인데
머~얼~리 보내는 늙은 엄마는
구석구석 눈물이다
설날 모임 자리
수억만 리 떨어진 형제
동영상 세배하며 하하 호호
동생들 부러워 침 흘릴 때
딸 생각에 눈물지는 엄마는
반가운 국제 전화 받으며 요금타령
끊자 끊자 하면서도 끊고 나면 허전해
돌아서서 아쉬워한다
안 봐도 다 안단다
애들아
눈빛만 봐도
너희 맘 다 안단다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는지
다 보인단다
노후에
너희 있음에
행복 가득하구나
세월에
지친 몸이
짐 될 수 있을 때에
옛 생각
돌아보며
마음을 비워보라
울 엄마
날 기르실제
어찌 길러왔는지
18번 곡
결혼 첫날 피로연에서
당신이 부른 노래
과거를 묻지 말라 불렀습니다
하객들 박수 대신
쑥덕쑥덕 수군대니
썰렁한 분위기 알아차리고
나 하나의 사랑을 제창했지요
친지들 배꼽 잡고 킥킥대다가
신랑다리 묶어놓고 추달 합니다
수년 뒤 옛 얘기로
첫사랑 있었냐고 묻는 아내에게
18번 곡 불렀을 뿐 맘 쓰지 말라네요
내 남자 애창곡은 한두 곡이 아니고
장소와 분위기 따라 바뀐답니다
선술집 친구 함께 부르는 노래
두만강 푸른 물 사공 되어 노젓다
찔레꽃 붉게 피는 고향생각 합니다
당신 떠난 지 강산 변하고
그리울 때 불러보는 당신 18번곡
찔레꽃 눈물로 흥얼대다
오늘도 내가 대신 불러봅니다
잠 못 든 밤
하늘 울음 천둥번개
꿔다놓은 칠월 장마
삐알밭 한 자락
잠든 임 뉘어놓고
능선 자락
내리는 발길
호롱불만큼 받은 사랑
햇살만큼 클 줄이야
돌아본 자취
후회만 남습니다
산에 누워
외롭다.
억울해 마오
벌떼 같은 무리 속도
외롭긴 마찬가지
어둔 밤
홀로 누운
이방도 무덤이요
입 닫고 문 닫으면
이승도 저승이네
전화
당신 떠난 지
몇 년 후
어느 날 해질 녘
전화가 왔습니다.
낯선 음성
친구라며
바꿔달라 하네요
더듬더듬
울먹이니
왜냐며 다그치길래
머얼리
떠났다 했습니다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너무 슬프기에
그냥 기다리는 마음으로
<작가 소개>
경북고령출생으로 한비문예창작대학 수료 후 월간 한비문학으로 시 등단 작품 활동 시작, 한비작품상 수상, 한비문학회 회원, 시인과 사색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1982년 효 부문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보건복지부 효 부문 장관상 수상, 효 부문 보화상 수상을 하였다.
<작품해설>
버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세레나데
김영태(시인·한비문학 발행인)
-하나의 완벽한 문장은 가장 위대한 생명적 경험의 절정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레옹-폴 파르그(Leon-paul Fargue)
이영주 시인의 첫인상은 보릿고개 어디쯤서 배고픔에 징징대는 손을 슬그머니 잡아주던 누나의 포근함과 담 너머로 훔쳐보던 이웃집 누나의 다정한 미소를 만난 것 같았다. 그 첫인상이 주는 느낌은 자기희생을 통한 생활의 극복으로 갖추어지는 인격과 인성으로 어떠한 환경에 처하더라도 긍정과 단정한 마음이 없으면 빚어지지 않는 빛깔의 색이었다.
혹독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강인한 정신으로 버터 낸 사람들의 품격은 절로 몸에 배어 말과 행동이 단순하더라도 거기에 내재한 의미는 깊고, 우아하다.
한 사람의 글은 그 사람의 생애와 깊은 연관이 있고, 그 사람의 정신세계와 깊이 내통을 한다. 이영주 시인의 첫 시집 <삐알밭>의 해설 청탁을 받고 원고를 읽어내려 가면서 내가 만난 첫인상의 이영주 시인이 시의 곳곳에서 나를 반기고 있었다.
이영주 시인의 시는 단순하다. 기묘한 단어와 기교, 술수를 버리고 날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날 언어는 마치 온갖 이치를 깨닫기 위하여 수도를 거듭한 후에 원래로 돌아와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나서 나오는 득도의 사자후 같은 것이다.
날 언어의 시는 단순하여 읽기가 쉽고, 감동이 빠르다. 21세기 들어 일부 젊은 시인들을 중심으로 상상과 환상이 확대되고 사실적인 서정이 줄어든 미래형 시에 비하면 착하고 순한 시이다. 순한 시는 인간의 의지와 감정에 바탕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로 상상과 환상의 시는 연륜이 부족하다는 것도 된다. 풍부한 경함과 연륜에서 나오는 시는 경험과 연륜을 바탕에 두고 감정의 절제와 견고한 언어의 구축으로 쓰이지 않으면 난마에 얽히고 만다. 우리에게 들어오는 시는 언어 사용에 놀라고 표현에 감탄하는 시는 많지만 감동을 주는 시는 만나기가 어렵다. 쓱 읽히고 툭 다가오는 시는, 수수하면서도 탐이 나고 복잡하지만 쓰기 간편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연구를 하여야 하듯이 쓰는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힘들기 때문이다. 수수한 것으로 감동을 주기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이영주 시인의<삐알밭>에 실린 시는 요사스런 표현이나 기교를 삼가고 평범한 언어를 쓴 ‘신경림’과 문학적 제도와 장치를 거부하고 읽기 쉽게 쓴 ‘나희덕’의 단순하고 간편한 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시가 쉽고 편안하다고 만만한 것은 아니다. 질박한 것이 가지는 멋과 기품은 화려한 것이 가지는 표피와 단발의 미를 거부하고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명징해지는 미가 가지는 최상의 미로 수사가 없는 수사, 기교가 없는 기교, 단정하지 않은 단정함을 통하여 범속 한 곳에 비범함을, 잔잔함 속에 격앙을, 결핍 속에서 충만 등을 시인의 자리를 넓히지 않고 날실과 씨줄로 촘촘히 엮어 놓아야 한다.
자연스러운 얼굴로 온갖 시련과 불합리라는 거칠고 가파른 산을 이해와 신뢰라는 쟁기로 갈아 한 편의 시라는 나무를 심어 숲으로 일구어 놓은<삐알밭> 시집은 그래서 우리에게 위안이 되기도 하고, 통분을 일으키기도 하고, 공감의 눈물을 쏟게도 한다.
이제 이영주 시인이 들려주는 가슴의 북을 두드리는 시를 만나보자.
백발이 무료해
능선 오르니
나 닮은
참나무에 눈이 멈춘다
씨앗 때매 맞은 몰매에
파인 상처 덧난 자리
진물 내리며
부스럼 *헌디 속에
장수풍뎅이 하늘소가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참는다고 참나무는
참고 견디며
아낌없이 속살까지 다 내어준다
곤충 떠난 상처에
바람이 들어
시들어 마른 몸 산을 내려와
아궁이 옆에 앉아 몸 녹이며
군불 지필 땔감으로차례를 기다린다
-너는 내 모습 전문-
소박한 언어는 화려한 기교가 가지지 못하는 순수와 체험의 진실을 통하여 통감을 실존에 반영시킨다. 그 실존의 형상은 자신의 멸망을 통하여 자신의 영광을 역설하는 시적 자아의 완성이다. 이영주 시인이 가지는 언어는 날 언어이다. 그 날 언어가 더욱 확실하게 우리를 시인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가 지나간 체험을 실존에 반영하게 한다. 그 반영은 자기 위안과 성취로 거듭난다. 시인의 눈에 들어온 능선의 어느 한 곳에서 발견한 참나무의 형상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시인의 모습으로 투영되고 종래에는 세상 모든 어머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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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축하 드립니다.
우리의 먼 옛날의 이야기를 잠잠히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 소리 같습니다.
첫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영주선생 고생하셨습니다. 표지도 참 좋습니다. 축하 드려요.
첫 시집 삐알밭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문운이 더욱 창대 하시길 빌겠습니다.
첫 시집(삐알밭) 발간을 축하드리며 대성하시길 기원합니다.<설 송>
이시인님 '삐알밭'출간을 축하합니다.
시에 담긴 시어들이 참좋으네요...
첫 시집 발간을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이영주 시인님의 시집 "삐알밭" 첫출간 축하 드립니다 이영주 시인이 가지고 있는 심성은 일상에서 일어난 사물에 대하여 거짓없이 표현한 시어들이 마음에 드네요 앞으로 더욱 좋은 글 남겨주세요
배춘봉
이영주 시인님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아름다운 시어들이 나를 뒤돌아 보게 하내요...
앞으로 좋은글 더 많이 올려 주세요....
이영주 시인님합니다 큰일 하셨습니다드립니다
다시 한번
이영주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