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섬진강이었습니다.
잠깐 들른 옥정호 아침 풍경은 신선의 세계였습니다.
물안개 피어오르고 윤술로 아롱지는 햇살은
가을끝 겨울 초입의 메마른 가지 끝에 걸린 잎사귀에 살포시 내려 앉아
마음을 따스하게 했습니다.
이런 풍경을 살면서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요?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풍경이었습니다.
섬진강 댐부터 걸으려는 계획은 접근로가 없어 버스로 2킬로미터 정도 하류로 내려왔습니다.
검은 바위가 깔린 강바닥 툭툭 튀어오른 바위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를 노리는 곰처럼 시커멓게 길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산그림자가 물에 떠 발걸음을 따라 흐르고
철지난 갈대 햇살에 부서집니다.
길가 폐가엔 겨울을 나기 위한 장작이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쌓여있습니다.
집 주인은 장작이 아까워 어떻게 이곳을 떠났을까?
발걸음에 채였을 그 마음이 애처롭습니다.
강은 넓어졌다 좁아졌다 물살이 여울져 흐르다가도
거울처럼 명료한 산그림자와 강가의 우둠치 나무를 비칩니다.
그 사이 하얗게 단풍이 든 갈대가 광목을 깐 듯 눈부십니다.
정자나무 늘씬한 자태로 발걸음을 붙잡는 마을 어구에
무슨 일이 난 듯 차량이 늘어서 있고 아저씨 둘이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섬진강 시인이라는 김용택 시인입니다.
시인이 나고 자란 생가 곁에 문학관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시가 나왔을까 싶게 농투성이처럼 보입니다.
관란정이란 편액이 붙어 있는 서가를 구경하고 마을을 돌아 나옵니다.
시인의 강이라 이름한 섬진강 건너편
구리 녹이 잔뜩 낀 초록 절벽이
그리고 그 밑 소롯길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껴안고 걷게 만듭니다.
곳 곳에 서 있는 김용택 시인의 시비가 섬진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인이 노래한 하얀 절벽을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립니다.
강이 크게 휘돌아 드는 천담 마을 500미터 앞에 있다던 편의점은
2킬로가 다 되어서야 나타나는데 그 마저도 주인장은 외출하여 문이 잠겼습니다.
구암마을 까지 2킬로 걸을 사람은 걷고
버스타고 갈 사람은 버스를 타고 갑니다.
목적지는 같아도 길을 가는 방법은 제멋대로 입니다.
이게 바로 강물의 흐름에 맡겨진 모래와 자갈의 운명과 다른 인간의 모습입니다.
실려가는 인생이지만 자신을 실을 도구를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의 삶
구암마을은 물돌이동입니다.
아랫마을을 크게 휘돌아 돌아가는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윗마을
세상의 끝 같은 느낌입니다.
끝이 살짝 갈라진 붓 같은 문필봉의 산세를 안타까워 합니다.
이 정도 경치에 대단한 문필가가 나왔을 곳이지만
만약에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다 저 산세 때문일 겁니다.
나무에서 말린 홍시를 사가시라는 할머니 말씀에
네 답을 하고 만원어치를 삽니다.
주먹만한 홍시가 스물 다섯 개
일행과 나누어 먹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전주 남문시장안 고점례 피순대집을 들릅니다.
김장철 정체인지 늦가을 아쉬운 단풍행렬인지 고속도로는 주차장입니다.
평소 보다 한 시간 늦어 인천에 도착합니다.
피순대와 순대국을 사주신 왕영창님 감사합니다.
참가인원15명
입금
참가회비
15X40,000= 600,000
금월 수입총액 600,000
참가자명단
심형진 청춘, 왕영창, 안성규, 뻘강츄리닝외1 , 홍상의외 2 박용철, 김준애 고진감래 함인숙 이의순 김성태
지출
버스비 750,000원
간식 20,000
지출총액 770,000
차액 -170,000원
전월이월액 497,500원
금월차액 -170,000 현재액 327,500원
첫댓글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날이었네요~
남은 잔액은 참여 인원이 많았던 복지공동체푸른마을과 콩세알도서관에 163,750원씩 이체 기부처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