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우표 경매가 있을 때마다 '몬테 카를로'
라는 가명으로 비싼 우표를 끌어 모았던 인물.
베일에 가려 있던 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월가의 채권 황제'로 통하는 금융가 빌 그로스 씨
는 137년 전에 발행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표 'Z
그릴'을 공개적으로 구입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밝
혔다. 우표를 내놓은 사람은 미스틱 우표회사의 도
널드 선드먼 사장.
내로라하는 우표 수집가들 답게 이번 거래는 맞교
환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로스 씨는 Z 그릴을 사들
이는 대신 자신이 297만 달러(약 30억 원)에 구입
한 희귀 우표 '뒤집힌 제니' 4장 세트를 선드먼 사
장에게 내줬다.
1868년 발행된 Z 그릴은 미국 정치가 벤저민 프랭
클린의 얼굴이 그려진 1센트짜리 우표로 세계적으
로 단 2장만 남아 있다. 나머지 1장은 뉴욕 시립도
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Z 그릴을 사들임으로써 그로스 씨는 1800년대 미
국에서 발행된 300종의 우표를 모두 소장한 유일한
인물이 됐다.
Z 그릴이라는 이름은 당시 미 우정국이 우표에 소
인이 잘 찍히도록 석쇠 문양을 첨가한 데서 유래됐
다. 1918년 발행된 '뒤집힌 제니'는 미국 초기 군
용기 '제니'가 실수로 거꾸로 인쇄된 데서 비롯됐
다.
출처 : 2005년 11월 4일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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