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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말야! 얌전한 우여사 아들이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네~? 구경하러 갈까?" "오잉~! 무신 소리라유? 거기서 결혼식을..? 대~~박~~! 언능 가봅시다유!" 싱그러운 봄날의 풋내음을 풍기며 신랑 신부의 화사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번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새내기 가정은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국제 교류를 통해 만난 경우였다. 두 나라의 친구들이 장미꽃 한송이를 들고 차례로 신랑 신부에게 전해주며 축하를 했다. 붉은 장미와 안개꽃을 한아름 받아 든 신랑 신부의 활짝 핀 웃음꽃을 보니 정말 행복하게 보였다. 잊지 못할 결혼식 풍경이었다. 남자 여자가 만나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결혼을 한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공주처럼 등장하는 주인공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시울이 아른거린다. 30 여년 전 내가 주인공이 되어 결혼식장에 들어갔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남편과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지병으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친정어머니가 막내딸 결혼식을 못보셨던 것이 가슴에 상처로 남아 지금도 결혼식에만 가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느덧 두 아들이 장성하여 결혼 적령기에 접어 들었다. 결혼식 축하객으로 가면 유심히 살펴보기에 마음이 바쁘다. 대부분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요즘 결혼식은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주례사 없이 양가 부모가 격려의 글을 낭독하는 경우도 있고, 어린시절부터 지내오며 특별했던 사진을 모아 영상으로 고마움을 전하는 결혼식도 보았다. 때 마침 한국소비자원에서 "나만의 의미있는 작은 결혼식"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정책기자단을 초청했다. '사랑하는 아들의 결혼식을 어떻게 치뤄볼까?' 고민하던 중이라 한달음에 달려갔다. '작은 결혼식 실천사례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례들을 영상으로 보았다. 대상을 받은 가정은 친정집 앞마당에서 아주 검소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한복을 입고 옛날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작은 공원에서 올린 가정, 축의금으로 불우 이웃 돕기에 기부한 가정, 외국사람과 결혼하여 두 나라식으로 결혼한 가정, 결혼식 자금으로 신혼집을 직접 꾸며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가정도 있었다. 양가 축하객 20명과 남자친구 20명, 여자친구 20명만 초대하여 결혼식을 올린 가정도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그 부모의 입장에서 정말 힘든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였다. '우리의 경우라면 어떨까?' 형제들이 많아서 쉽게 결정하기 어렵게 느껴졌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체면이 안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이 진정으로 '그들만의 의미있는 작은 결혼식'을 원한다면 심사숙고하여 아들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인 나보다 아들인 당사자들의 '인생의 새출발'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지인이 아들 결혼식을 올리면서 양가 부모가 예단 문제로 대판 싸운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 아들을 가진 집에서 예단을 문제 삼아온 것이 통례인데 그 집은 여자 집에서 2억을 가져와야 딸을 주겠다며 싸움이 시작된 경우다. 부모들의 과한 욕심에 사랑하는 자식들이 애를 끓이며 중간에서 엄청나게 힘들었던 경우다. 양가 부모들이 서로의 기싸움에서 지지않으려고 하는 바람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됐다. 결혼식을 못 올릴 뻔 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한동안 후유증으로 냉냉한 분위기를 유지했던 신혼시절 젊은 청춘들이 양가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힘들었다. 자식을 낳고 오가며 지금은 화기애애하게 가정을 잘 꾸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식들 가슴 한켠에는 남겨진 상처가 있을 것이다. 지인 아들의 결혼식 올린 사연을 듣고 마음을 비웠다. 젊은 청춘들이 돈 벌기도 힘든데 무리하게 예단을 주문하면 평생을 두고두고 상처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청춘들이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도 많다. 아기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젊은 세대들도 있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서 적정한 시기에 결혼하여 아기를 낳고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 우리네 부모세대의 기본 생각이다.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부모세대와 다르다. 한국소비자원에서 홍보하고 있는 '나만의 의미있는 작은 결혼식'을 보고 느껴지는 것이 많았다. 부모인 내 입장에서 욕심을 버리고 젊은 청춘들의 당사자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신세대 부모가 할일이라고 반성했다. 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결혼식이라면 양보해야 되겠다고 다짐해 봤다. <취재: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우옥기자> #대한민국정책기자단,#한국소비자원,#작은결혼식,#나만의결혼식,#소비자와함께만들어가는,#행복한세상,#행복한결혼식,#의미있는결혼식,#부천시청잔디광장, |
첫댓글 작은 결혼식을 보고나서 사랑하는 아들이 행복하다면 부모인 내가 양보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