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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못 성지 파노라마
충남 대천과 광천 중간 지점에 주포(周浦)가 있고 여기서 서해안을 향해 30리쯤 가다보면 바다와 만나게 된다. 충청도 수영(水營)에서도 바닷가로 더 나가 광천만이 깊숙이 흘러 들어간 초입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를 내다보이는 이곳이 바로 갈매못 성지이다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각처마다 성인의 삶을 묵상 하면서 진행하는 동안 바닷가의 쌀쌀한 강바람에 몸은 시려웠으나 마음만큼은 순교 성인들을 생각하니 어느 순례지 보다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황석두(루까) 성인이 신문을 받으실 때 하신 말씀
“제가 믿는 천주교는 지금으로부터 1866년 전에 천주님께서 강생하시어 이 세상에 전하신 복된 말씀입니다.
온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천주교를 믿고 봉행하게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세계가 이루어지리라 스스로 깨닫고 깊이 알고 있습니다. 비록 컬날 아래 만번을 죽어도 마음을 바꿀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라의 법을 어긴 것을 불충이요, 형벌을 받아 몸을 상하게 한 것을 불효라 한다면 불충, 불효가 되어도 하는 수 없습니다. “
그는 그 후로도 여러차례 신문을 받았다. 그러나, 끝내 굽히지 않으므로 포청에서는 “백성을 경계하기 위하여 군무 효수형에 처함이 마땅하다” 하고 의정부에 보고 하였다.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 합시다.
다섯분의 성인들의 십자가의 길 - 서울에서 갈매못으로
그들은 죄수복을 입고 고문으로 상한 다리를 질질 끌면서 이종되는 도중, 처형 예정 날짜인 3월 30일 성금요일보다 처형날이 연기될 기미가 있음을 알고 “성금요일에 죽게 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 했다.
그의 소원대로 성금요일에 안 주교님은 사형을 받게 되었는데, 처형이 시작되자 맨 먼저 안 주교가 칼을 받게 되었다. 그때 회자수들이 안 주교님의 목을 칼로 한 번 내리친 다음 그대로 버려 둔 채 처형의 품삯을 흥정하기 위하여 한참 동안 꾸물거리다가, 그 흥정이 결정되지 다시 안 주교의 목을 두 번째 내리쳤다는 증언이다.
그동안 그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서 그 참혹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음을 목격자들은 말하고 있다.
제3처
예수님께서 1차 엎더지심을 묵상합시다
감옥에 갇히신 안 주교님의 증언
“지긋지긋한 옥중의 괴로움에 비하면 고문은 문제도 안 된다. 상처로부터 흐르는 파와 고름 때문에 멍석은 푹푹 썩어 가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되니, 이로 말미암아 고야간 병이 돌기 시작하여 2,3일 내로 죽은 교우들도 몇이나 있었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것은 굶주림과 갈증이었다. 고문에는 용감했지만 갈증을 참지 못하여 항복한 자도 적지 않았다. 하루에 주먹만한 조밥덩이 두 개만 주기 때문에 참다 못하여 썩어 빠진 멍석 자락을 뜯어 씹기도 하고, 심한 때에는 옥 안에 들끓고 있는 이를 움켜 먹기도 하였다. ”
제4처
예수님께서 길에서 성모를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성 오 신부님의 성모님에 대한 신심(장 주교님의 증언)
“수련생 같이 이 키 작은 신부는 조그만 기적들을 행합니다.
그 착한 마음씨에다 온갖 정력까지 다 쏟아서 교우들을 훌륭하게 돌볼 뿐만 아니라, 신자들에게 성체에 대한 신심과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잘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5처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성 장주기(요셉) 회장님이 신문을 받으실 때 하신말씀
“네가 비록 지난날 천주교에 깊이 빠졌을지라도 지금 배교한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놓아 주겠다. 나가서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해 태평 성세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 즐겁지 아니하겠느냐 ?”
“제 육신의 생명을 위하여 이토록 간절히 달래시니 뜻은 감사하옵니다. 또, 백성을 사랑하시는 어지신 임금님의 덕이옵니다. 하오나 저는, 본디 수원 태생으로 1845년에 제천 배론으로 이사하여 천주교를 배우고 강습하였습니다. 천주님은 이 세상의 큰 임금이시며 큰 어버시고, 천주교는 천주님을 믿는 거룩한 종교입니다. 비록 제가 형벌을 받아 여기서 만 번을 죽을지라고 배교를 할 수는 없습니다. 죽음을 달게 받을 것입니다.”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림을 묵상합시다.
장주기(요셉)성인이 사형 선고를 받으실 때 하신 말씀
그 무렵 조정은 국혼을 앞두고 있어, 한양에서 피를 흘리지 않으려고 다른 지방으로 보내어 사형을 집행하려 하였다. 이것을 안 장주기는 포장에게 말하였다. “한 가지 소원이 있사옵니다.” “무슨 소원이냐 ?“ ”저희들의 사형 집행을 한양에서 아니하고 다른 지방에서 보내어 행하실 모양인데, 그러시다면 저도 지방에 계시는 안 주교님과 함께 보내 주십시오. 한자리에서 같이 죽고 싶사옵니다. 이것이 이 늙은이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제7처
예수께서 두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성 황석두(루까)의 마지막 순간들
감옥에서 마지막 식사를 손에 받아든 그는
“우리는 지금 하느님이 창조하신 음식을 마지막으로 먹습니다.” 하면서 기꺼이 먹었다.
다블뤼 안 주교와 다른 두 신부와 더불어 보령 갈매못으로 끌려가서 그의 차례가 되자 용감하고도 침착하게 참수에 임하였다.
제8처
예수님께서 두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성민 신부님과 성 오 신부님이 신자들에게 하신 말씀
조선 땅에 들어온 지 겨우 8개월 만에 순교 치명한 위앵 성인은 죽으러 나갈 때에 말하기를 “젊어서 죽음을 겁내지 않고 원통히 여기지 아니하나, 다만 외인을 위하여 아무 일도 못한 것을 원통히 생각한다”라고 말하였다 한다.
성 오신부님은 환란이 있음을 알자, 걱정하는 교우들에게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제 우리 천주교 신앙을 비신자들한테 공공연하게 전해줄때가 왔습니다. ”하고 오히려 교우들을 격려하기도 했었다.
제9처
기력이 핍진하신 예수님 세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신문을 받으신 성 장주기 회장님의 말씀
“제가 1845년에 제천으로 옮겨 가서 성교를 배웠습니다. 성교는 실로 대군 대부의 가르치심이옵니다. 비록 형틀 아래 만 번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배교할 이치는 만무하니 어서 처리하여 주십시오” 라고 하였다. 감옥에서 많은 문초와 고문을 받은 후 다블뤼 안 주교, 위앵 민 신부와 오 신보와 함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보령 갈매못에서 처형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성 안 주교님이 순교하신 순간
주교님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갈매못과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위앵 신부와 오메트로 신부에게 시선을 보내고는 “신부님들, 영원한 세상에서 다시 만납시다. ” 하고 끝인사를 하고는 황석두와 장주기에게 따뜻한 미소를 띠어 보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기도하였다. “주님께서 주신 은혜 입어 오늘 새로운 생명을 얻는 날, 구원을 주신 당신 앞에 정성되이 바치나이다. 새 생명, 환희 넘치는 영광될 이날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 찬미와 감사 받으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성인들이 갈매못으로 향하시는 길에
3월29일 성목요일에 이들은 목적지에 거의 이르렀다. 그런데 저녁휴식시간에 다블뤼 주교는 보령으로 둘아가서 처형을 또 늦추기로 결정했다는 포졸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안 될 일이오, 바로 내일 죽어야 하오. ”안 주교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그 기념일에 순교하기를 열렬히 희망했던 것이다. 포졸들은 결국 이에 동의하고 성금요일에 행렬을 처형 장소로 지정된, 해변 모래사장으로 직접 향하게 하였다.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성 민 신부님과 성 오 신부님의 마지막 기도
그러자 위앵 신부님이 “우리의 피난처이신 사랑하올 주님, 우리가 역경속에 헤맬 때 괴로움 없애 주소서. 먹구름이 지날 때 우리를 품어 주시고, 마지막 날 심판 때에 평화와 안식을 주소서”하고 기도하니, 이어 오 신부님이 “당신은 우리 기쁨, 우리의 생명이시며 우리의 희망이십니다. 주님, 당신의 벗이 되어 당신께 나아가리이다.” 하고 기도 하였다.
제13처
예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리움을 묵상합시다.
성 안 주교님이 고문을 당하실 때 하신 말씀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활짝 펼 날이 멀지 않았소. 보시오, 당신들이 우리에게 베푸는 이것(고문의 고통)이 무엇 때문인지 분명히 아시오.
우리는 당신들의 잘못을 탓하지 아니합니다. 당신들은 지금 우리의 말을 바로 듣지 못하나, 그대들 눈이 떠질 날이 있을 것이오. 우리는 우리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지 않으오. 저 많은 우리 교우들의 영혼이 불쌍할 뿐이외다“라고 말하였다.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성인들의 시신을 모신 얘기
다섯 순교자의 시체는 사흘 동안 그대로 버려 둔 채였으나, 그토록 많은 까마귀들이 웬일인지 몰려들지 아니하였다.
사흘째는 저녁에 근처에 있는 비신자들이 형장의 모래를 파고 시체들을 묻었다. 그런 후 6월초에 이르러 교우들이 갈매못으로부터 30리 떨어진 홍산으로 옮겨다가 서죽골에 묻게 되었다.
첫댓글 십자의 길 14처 묵상자료와 함께 잘 올려 주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성지 사목 신부님의 절절한 성인들의 순교와 삶에 대한 말씀을 들으면서 가슴 뭉클해지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