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일차(10.11) 소식>
- 전주 치명자산 성지에서의 오체투지 순례.-
지극한 정성의 지심(至心)이 하늘을 움직인다고 합니다.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지극한 정성과 마음은 서로 모이고 서로 만나면서 더 커져갑니다. 비록 입고 있는 옷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모든 마음이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한 마음이었습니다.
<치명자산 순례와 미사>
오체투지 순례 38일차를 맞이한 10월 11일. 천주교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 광장에서는 천주교전주교구정의구현사제단과 천주교전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공동 주최로 오체투지 순례단과 함께하는 ‘생명과 평화를 위한 미사’가 약 700명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에 있는 치명자산 성지는 1801년(순조1년) 신유박해 당시 처형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들이 묻혀있는 곳입니다.
이 뜻 깊은 성지에서 진행되는 미사에 앞서 9시부터는 치명자산 성지 광장 주변에서 많은 참여자들과 함께 오체투지 순례가 진행되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전종훈 신부님을 비롯하여 고산산촌유학센터의 꼬마들, 각지 성당의 참여자 등 일반 참여자 100여명과 함께 자갈과 흙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9시 출발 시간에는 약 40여명이 모여 출발 인사를 하였으며, 곧이어 도착한 많은 분들이 오체투지로 하루 순례길을 참여하였습니다.
오늘 오체투지 순례는 광장 주변 도로를 3회 순례하였습니다.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상징하는 3번의 순례. 삼위일체를 위한 3번의 순례길. 그 길에 어린아이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까지 많은 분들이 길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의 지역 역시 거제, 부산, 울산, 안동, 청주, 서울 등 다양한 곳에서 참여하셨더군요.
오체투지 순례가 그동안 아스팔트 차도에서 진행되었으나, 오늘은 흙길과 자갈길에서 진행되어서인지, 세분의 순례자들은 대지의 향기가 무척이나 좋았다고 합니다. 마치 대지를 껴안듯이 자세를 하는 순례자도 있었으며, 자갈길이 몸에 상처를 내지만 좋은 느낌으로 피곤하지 않다 말하는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오전 순례는 약 2시간 동안 1km의 거리에서 순례가 진행되었습니다. 순례가 마무리 된 이후 11시부터 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대구에서 오신 김은주 선생님 외 2분의 연주자들의 은은한 가야금 연주와 시낭송 이후 천주교전주교구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이 입장하면서 미사가 시작되었고, 각지에서 오신 약 700여명의 참여자가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늘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 뿐만 아니라, 불교계의 스님, 개신교의 목사님, 원불교의 교무 님도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모두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한 마음이 만든 발걸음이었습니다.
<종교 간의 화합. 설정스님의 특별강론>
미사는 송년홍 신부님의 주례로 진행되었으며, 특별 강론은 수덕사 수좌이시며 서울 화계사 회주이신 설정 스님께서 진행하셨습니다. 천주교 미사에 스님이 특별강론을 수락하신 것은 종교 간의 화합을 몸소 실천하고, 오체투지 순례단을 격려하시겠다는 의지였다 합니다. 스님은 미사가 11시 무렵 진행될 예정임에도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하시어, 오체투지 순례단을 만나 격려하셨습니다.
천주교 미사에 처음으로 참석하시는 설정 스님은 특별 강론을 통해 “치명자산 성지에서 여러분과 함께 오체투지를 하는 그 정신을 되새기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함께 나눈다”며,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진리이다. 행동이 있음에도 행동하지 못하는 우리의 초라함을 본다”고 지적하고, “근간에 종교편향 문제가 거론된다. 가장 편협하고 모자란 사람들이다. 사람은 평등케 하지 않는 것. 삶의 평화를 깨는 것이다”라고 현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인간은 가치 추구의 존재이며, 가치 추구 방향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 가치에도 여럿이 있으나 물질가치는 가장 하위 가치이며, 정말 중요한 것은 나와 삼라만상을 동일시하는 생명가치와 생명다운 삶이 필요하기에 인격가치이다. 모든 삼라만상은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자연과 내가 다름이 아닌 생명가치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또한 “가치 추구에 있어 정성스러움과 공경스러움, 신의 원리”로 가치를 추구할 때 참 생명, 평화, 사람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정성은 하늘의 길을 여는 것이며, 이를 실천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오체지 순례 역시 하늘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규정하셨습니다. 또한 생각과 언어, 행위가 참되는 것이 사람의 길”이라고 제시하셨습니다.
또한 설정 스님께서는 최근 우리 사회의 모습과 관련하여 신의가 무너지고 있음을 경고하였습니다. “근자에 신의가 깨졌다. 계층과 계층 사이, 국민과 국민이 분열하고, 노사가 분열하고 부모 자식이 분열한다. 여기에 신앙과 신앙 간의 신의가 무너지고 있다. 종교간의 신의가 무너지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신의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라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또한 최근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환경문제라며, “환경문제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금의 기도순례이다”라며 관심을 촉구하셨습니다.
설정 스님은 “오체투지 순례자들의 절실한 심정. 미안함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사람, 생명, 평화를 위해, 또한 세상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애쓰시는 오체투지 순례자 들을 위해 박수를 부탁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설정 스님은 행사 내내 화사한 미소로 문규현 신부님과 미사와 순례에 관련한 담소를 나누었으며, 미사 종료 이후 순례단과 참석자들을 격려해주셨습니다.
설정 스님의 특별 강론 이후 이부영 선생님(화해상생마당)의 격려사(오체투지 카페(http://cafe.daum.net/dhcpxnwl)에서 추천 칼럼 참조)와 김광숙 선생님의 춤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순례와 미사가 종료된 이후, 전주팔복동성당과 전주 새나라유치원 그리고 최종수 신부님이 맛있는 자장면 직접 만들어 참여자들에게 나누어주셨습니다.
오늘 문규현 신부님이 계시는 전주 평화동 성당에서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는데, 이기권(아오스딩. 평화동 성당)님은 “아침에 신부님 고생하시는 것과 아이들까지 고생하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마 함께 한다는 뿌듯함과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느낌이 실린 행복의 눈물일 것이다.”라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국민, 나아가 사람과 하늘이 소통이 원만히 이루어 질 때 하늘나라가 건설될 것입니다. 그것이 안 되기 때문에 이리도 애를 쓰신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하셨습니다. 이기권님은 “사람의 길이란 자신을 낮추고 남을 섬기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하시고 “순례단께 용기와 힘을 북 돋아 드리는 미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기도를 통해 성직자들을 돕겠다.”고 하셨습니다.
정순복 안젤라님은 “오체투지를 하시는 이 길이 예전에는 평범하게 느껴졌는데 오늘은 소중한 길로 와 닿습니다. 특히 우리들의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몸소 오체투지를 실천하시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또 “우리는 너무도 부를 축적하기 위해,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바른 가치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입장만 고집하는 삶의 방식도 문제구요. 평화의 길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남의 말을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끝으로 “오늘 미사가 사람, 생명, 평화의 미사인 만큼 순례단께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하십니다.
순례단은 오전 순례와 미사 행사 이후 하루 일정을 종료하고, 13일(월) 익산 IC 인근 지역에서 순례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윤병일(서울) / 조태경 외 1명(고산산촌유학센터) / 이덕우(진보신당) / 전제우(서울) / 이재윤외 400여명(평화동 성당) / 이규홍 외 10여명(수락산성당) / 남규홍(울산) / 이재홍 외 1명(익산) / 조태경와 15명 (고산산촌유학센터) / 김광철(구례 수평교회) / 문기덕 외 2명(마중물) / 문정현 외 2명(평화바람) / 이미숙, 이기현(일산마중물) / 유화숙 외 3명(전주) / 황수진(온양) / 설정 스님, 진원 스님, 원담 스님, 법응 스님 외 스님 5분 / 이현주 목사 / 김지하 시인/ 김현길 교무 가족 / 천주교 신자 약 700여명이 함께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10월 13일(월) : 호남고속도로 요금소 인근(시작) - 쑥고개 정상(799번도로. 종료)
● 10월 14일(화) : 쑥고개 정상(799번도로. 시작) - 여산면 초입 교창3거리(종료)
● 10월 15일(수) : 여산면 초입 교창3거리(시작)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종료)
● 10월 16일(목)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시작)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종료)
● 10월 17일(금)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시작)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종료)
● 10월 18일(토)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시작) - 논산시 부당산4R 부영APT인근(종료)
● 10월 19일(일) : 휴식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이기권 아오스팅(평화동 성당), 황수진(온양), 신태인 성당, 안호석 신부, 장두현(김포용화사), 최종수 신부와 등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8. 10. 11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첫댓글 일기도 차거워 지는데오체투지 참석자 여러분 모두 건강 지켜주시길 바라고 바라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