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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일차(10.14) 소식> - 세상이 어둡다지만 밝은 희망을 찾아가려 합니다- 이제 다음 주 일요일(26일 오후 3시.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 정도면 순례가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 가장 느린 속도로 한껏 몸을 움츠려 다시 길을 나섰던 여정. 그 길에서 만나는 희망들이 순례단을 이끌어 갑니다. 낡은 시대의 권력과 정치에서 희망을 찾기보다, 이 길에서 생명과 평화를 일구었던 수많은 마음에서 희망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평온하였던 하루> 오늘 순례 여정은 여산 3거리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여산면을 지날 때 까지는 지방도로를 지나가는 도로이기에 걱정하였으나 1번 국도로 갈라지는 지점이기에 차량 소통이 많지 않아습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는 차량의 소음과 위험에서 벗어나서 평온하게 순례를 진행한 날이었습니다.
오늘 순례 아침은 순례단과 안승길 신부님 및 강은주 님이 참석한 조촐한 인원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한가한 지방도로와 조촐한 규모로 시작하였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순례단은 고통스런 신음소리와 휴식시간의 웃음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순례자들은 휴식시간 짧은 휴식과 명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순례단이 첫 휴식을 하던 주유소 인근. 대전에서 오셨다는 남가현 선생님이 하루 순례자로 참여하였습니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순례를 참여할 예정이라는 남가현 님은 “처음 시작하실 때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한 뜻에 공감했고 참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왔다”고 합니다. 남가현 님은 오늘 하루 종일 오체투지로 순례에 함께 하였습니다. 요즘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수확하는 농민의 손길도 바빠지고, 수확한 나락을 도로에 말리는 손길도 바빠집니다. 어느 지역에선가 벌써 얼음이 얼었다는 소식도 있었듯이 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순례가 시작되는 이른 아침의 아스팔트 차도는 차갑기만 합니다.
처음 순례 시작 때 손을 대기도 싫게 뜨거웠던 차도는 이제 냉기마저 느낄 정도로 차가워졌습니다. 순례자들이 몸을 대고 호흡을 한 이후 일어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거친 호흡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점심 시간 무렵부터 햇살은 따갑기만 합니다. 덕분에 순례 시작 시간에는 두툼한 옷으로 무장하였다가, 다시 햇살이 높아지는 점심 무렵부터는 벗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교차가 커지면서 순례자들의 건강에 대한 염려도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순례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들> 오늘 순례 길이 여유있고 평온해서인지 순례단을 마주하는 시선들도 여유롭기만 합니다. 순례 시작 이후 얼마 후 멀리서 오던 차량 하나.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니 운전자가 운전대를 놓고 순례단을 향해 합장합니다. 그 모습 지켜보며 놀라는 차량 통제 진행팀원. 놀래기는 순례단 참여자도 운전자도 마찮가지입니다. 다행히 다시 운전대를 잡고 무탈하게 지나갔습니다. 또 한번은 한참 휴식을 취하던 주유소 앞이었습니다. 논산에 사신다는 한 시민이 길을 가다 순례단을 방문하고 유턴하여 돌아왔습니다. 논산에 사시면서 ‘금마’라는 지역에 볼 일이 있어 가던 중에 순례단을 보았다며,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이며 ‘언론을 통해 순례 소식을 접했다’ 합니다. 이 운전자분은 일행과 함께 순례단을 격려하시더니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오전 일정이 종료될 무렵에는 순례단이 지나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고생하는데, 이런 것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음료수를 한 박스 순례단에 전달하시더군요. 순례 자체를 처음 접하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좋은 의미로 하는 것이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합니다. 이분들 말고도 최근에는 순례단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면서 손을 흔드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오늘처럼 여유로운 도로에서는 이런 일이 조금 더 많은 경향입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 오늘 오후 순례길에는 함께 하는 순례자들이 다시 많아졌습니다. ‘시민모임 말고 향기롭게’와 순례단의 마웅저 선생님이 활동하는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순례길에 동참하였습니다. 진행팀의 마웅저 선생님을 생각해서인지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오신 분들은 모두 적극적인 자발적 의지로 보호대도 없는 상태로 오체투지로 하루 순례를 참여하였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한 참여자는 순례 종료 이후 살펴보니 이마와 팔꿈치에는 도로와 마찰되며 작은 상처들이 생겼더군요.
진행팀의 마웅저 선생님이 하루 짬을 내어 ‘함께하는 시민행동’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마웅저 선생님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 마웅저 선생님은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한 소송 과정에도 3개월 단위로 체류기한을 연장 받았습니다. 대법원에서도 난민 불허 결정이 부당하다 판결되었으니 조속히 법적 문제가 해결되길 기원합니다. 부연 설명하자면, 우리나라는 난민신청 중에는 생계나 의료 혜택 등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다 합니다. 체류기한 연장이 3개월씩이니 생계 문제는 더욱 어렵겠죠. 특히 마웅저 선생님 일행은 난민 인정 여부 결정만 8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마웅저 선생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율은 3.6%에 불과하다 합니다. 2천여명의 신청자 중 77명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하네요. 우리나라 정부가 난민을 받을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아예 받을 생각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난민 결정이 되어도 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합니다.
버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마음.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평화를 위한 첫 발걸음이 아닌가 합니다. 모든 것을 상대국가와의 국제정치적 관계로만 판단하는 악습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갑갑해집니다. 이번 판결로 우리나라 정부의 품격이 조금이나마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체류기한을 연장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마웅저 선생님. 발걸음이 그늘져 보이지만, 오랜만에 동료들을 만나서인지 씩씩하게 다녀오겠다 합니다. 마웅저 선생님은 오늘도 조국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죽비 나무판은 갈라지고> 죽비의 나무판이 갈라졌습니다. 수제품으로 제작된 죽비가 이미 갈라졌다는 소식을 전하였는데, 오늘은 아예 죽비의 짝인 나무판이 갈라졌습니다. 죽비는 원래 손바닥에 치며 소리를 내지만, 하루 일천 번 이상 두드려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여, 나무판을 준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그동안 죽비와 나무판은 순례자의 영혼을 깨우며, 지친 몸을 일깨우는 엄한 가르침의 소리를 주었습니다. 비록 죽비는 갈라져 초기와 소리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맑은 소리로 깨어있으라 가르침을 주었고, 나무판은 나무결이 떨어지면서도 그 소리를 뒷받침했습니다. 스스로를 태워 사회를 밝히는 촛불을 이야기 했듯이, 죽비와 나무판은 서로 자신의 몸이 깨지는 아픔에도 맑은 소리를 주며 순례자에게 깨어있으라는 엄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오늘 순례길은 계획된 구간인 교창3거리를 지나 원불교 여산 교당 앞에 이르러 종료되었습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오늘 순례에 참여하신 분들은 모두 공업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바라보며 비판하고 원망하는 대상조차 우리가 만들었고, 지금의 상황 역시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김자경(맑고 향기롭게)님은 “오체투지를 하시는 것에 대해 저는 내 자신부터 먼저 돌아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오늘 참여를 하고 낮은 곳에서 먼저 출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운 느낌이다”고 하신 후 “사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것을 보고 어떻게 이런 가치가 세상에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놀랐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십니다. “저는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가 사람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선(善)을 봉행하는 것이 사람이 가야할 길이 아닌가 하구요. 제가 생각하는 선의 기준은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살며 그저 아는 대로 실천하고 사는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마웅저님과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오관영(함께하는 시민행동)님은 “두 분이 오체투지 순례를 하신다고 했을 때, 사실 만류했습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으시고 스스로 돌아보는 기도이기에 이명박 정부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연로하신 두 분이 나서셨습니다. 오죽하면 저러시겠는가 참 안타까운 심정이다”며 속상해 하시고 “현대 사회는 성장, 경쟁,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일상적인 가치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 같은 사람의 입장이지만 이러한 변화에 우리도 일정정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결국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며 사람이 먼저 변화할 것을 주장하셨습니다. 자발적으로 오테투지로 하루 수례를 마친 후 “하루 와서 몇 번 엎드리니 생각이 없어집니다. 결국 와서 마음도 비우고 위로도 받고 가서 좋지만 부디 순례단께서는 건강을 잘 챙기시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얼마전 순례단에 유정란을 후원해 주셨던 김종촌(완주군 경천면)님은 “이명박 정부를 만든 것은 국민적 책임이기 때문에 사실 저의 책임도 됩니다. 앉아서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제 스스로를 비춰보고 내 자신을 성찰하는 거울로 삼고자 왔다.”고 하십니다. “문제는 물신숭배가 가장 큰 문제겠죠. 행복을 위한 조건이 돈이라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생명이 희생이 된다면 이는 인간이 살아야 할 바른 길이 아닙니다. 우리는 순리에 맞게 자연의 흐름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시고 “저는 사실 용기가 없으나 누군가 하시는 것만으로 용기가 납니다. 또 세상이 어두운 것 같지만 밝은 것도 있다는 희망을 주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강은주(서울) / 안승길(원주 부론성당) / 김형근(평화동 성당) / 남가현(대전) / 김자경, 천수자, 윤라, 정태경(맑고향기롭게) / 송년홍(정의구현사제단) / 오관영 외 4명(함께하는시민행동) / 문정현 신부, 오두희(평화바람) / 김종촌, 박봉록(완주군 경천면)님 등이 함께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10월 15일(수) : 여산면 초입 원불교 여산교당 앞 (시작)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종료) ● 10월 16일(목) : 여산면 마전R SK주유소(시작)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종료) ● 10월 17일(금) : 연무읍 농협 인근 SK주유소(시작)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종료) ● 10월 18일(토) : 은진면 연서리 방축교(시작) - 논산시 부당산4R 부영APT인근(종료) ● 10월 19일(일) : 휴식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맑고 향기롭게(서울), 김면숙 마리아, 함께하는 시민행동(서울), 한빛누리교회(익산), 사목회(여산 성당), 원불교 교당(여산), 여산 동네 주민 등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8. 10. 14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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