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
―산상문답․6
임보
[물음]
어떤 이는 세상의 끝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세상의 끝이 없다고 이르기도 합니다
도대체 이 우주의 지붕은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인지요?
[대답]
끝이 있다고 해도 의문스럽고
끝이 없다고 해도 석연치 않구나
끝이 있다면 그 끝의 밖은 무엇이며
끝이 없다면 그 무궁(無窮)을 어찌한단 말이냐?
그러니 끝이 있어도 모순이고
끝이 없어도 곤혹스럽구나
그러나 시작과 끝을 두는 일은
지상의 좁은 지혜에 속할 뿐이다
한 마리 개미가 장강(長江)의 머리와 꼬리를 가늠할 수 없듯이
사람들의 자[尺]로 망망한 우주의 틀을 잴 수는 없다
시작도 끝도 없으면서
늘 시작이며 늘 끝이기도 한
모든 것을 다 가지면서
아무 것도 담고 있지 않은 현현한 세상을
어찌 알 수 있겠느냐?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네게 주어진 눈으로만 보고
네게 주어진 귀로만 들으며
그렇게 순응해 사는 일
그것이 하늘의 뜻이다.
첫댓글 시작도 끝도 없으면서
늘 시작이며 늘 끝이기도 한
모든 것을 다 가지면서
아무 것도 담고 있지 않은 현현한 세상을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세상의 시작에 태어나지도 못했고 세상의 끝에 가지도 못할 테니
있고 없고가 잠시 있다가 사라질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으리오?
쓸데 없는 관심입니다.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니 캄캄 할 수 밖에요.
교수님 덕분에 삶의 지혜가 조금은 보입니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려 내가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