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둘째 재식이가 7박8일의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오늘 돌아왔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도 다녀왔는데 발톱이 3개나 빠지고 고생을 많이 했던터라
안간다하면 취소할 생각으로 일단 접수를 했는데, 운좋게도 당첨됐고 재식이는 흔쾌히 가겠다고 했습니다.
덩치는 어른만한데, 그속은 얼마나 철이 들었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기에
늘 걱정되고 불안한 막내였었지요.
초, 중학교를 거치면서 사소한 일부터 어마어마한 일까지 참 다양하게 엄마를 피곤하게 하기도 했지요.
처음엔 뭐가 문제인지 몰랐고
다음엔 이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몰랐고
그다음엔 자식을 향한 내맘을 다스릴 줄 몰라 힘들었습니다.
재식이의 훈육문제로 남편과는 참 많이도 싸웠던 기억이납니다.
재식이는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부쩍 엄마의 잔소리에 인상을 쓰고
아빠의 농담이나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가 여려운 아들은 그렇게 멀어져 가나보다 생각했습니다.
.......
그런데 우리집 두 남자가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갑니다.
선바위로 아이들을 마중가서, 땀과 먼지에 쩔어 꼬질고질한 재식이를 보며
남편은 두번째인데 볼 때마다 감동스럽다며 말했고, 재식이는 엄마와 아빠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막내인 재식이는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그렇기때문에 존중받지 못하고 미덥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가 학년대장이되어 조원들을 이끌고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이끌었던 대장님도 재식이를 뒤쫒아 가는 저에게 재식이 어머니냐고 묻고는
모든 학생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하고, 잘 했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적극적이고, 리더쉽도 있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빠만큼 키가 훌쩍 커버린 아들은 기특하게도 내면도 착실히 다지고 있었나 봅니다.
아들을 키우면서 어느 순간, 내가 더 이상 이아이를 때리면 안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느낀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더 이상 공부를 강요해선 안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고
오늘은 앞으로 무조건 재식이를 믿고 지지해줘야 하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어떤 행동과 말로 내 시야를 어지럽혀도 오늘의 다짐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첫댓글 콧끝이 찡해지네요..
공감 앤ㄷ 추천 꾹누릅니다
믿어주고 지켜보면 잘 자라는 나무...같은 아이들..
어른들은 기도하며 기다리면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믿어주는 만큼 최선을 다하더라구요... 특히 아들은 엄마의 훈육지도보다 섬김의 자세를 더 좋아하구요... 극과 극인 아들, 둘을 키운 제가 느낀소감~
부모와 자식,,,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 답이 없는 질문으로 생각했는데 요즘 구샘을 보면 부럽습니다
어흑...아들 이야기.....섬김...어렵습니다.
사진속의 아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아빠랑 아들이랑 몸매 키가 원 똑같네
나도 국토대장정 다녀와야 클라나보다. ㅎㅎ 관계회복 좋네요. ㅇㅇ
공감합니다. 홧팅 가사란 지구와 가정을 살리는 살림가라는 현경쌤의 말이 생각나네요... 살리는 사람 ....
나도 언젠가 구샘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겠지?
매일 잘해야지... 했다가도, 아이고 이 웬수들... 로 끝나는 하루.ㅠㅠ
고비마다 깨달음에서 진화해가는 구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아들은 그런 엄마 모습의 반영이겠지요. ^^
말많고 탈 많은 국토대장정은 여러군데서 운영하는가봐요.
어떤 곳은 엉망진창이라던데요.
아무튼 어려운 행군을 무사히 마치고 당당하게 돌아온 아들 축하드립니다.
참 많이 공감이 갑니다
내려놓음의 시간들 느껴지구요
자녀를 통해 우리도 성장하는것
그것도 우리에게 허락된
선물인가봐요 완전공감 ^^
백배공감합니다!!!그 어떤 책에서도 이렇게 와닿는 설명을 하긴 어렵겠지요?
저희 아이들도 한뼘은 자라서 왔더군요^^
아 아족 모두 훌륭합니다.. 전 울아들 설득시키지 못해 못 보냈어요. 감동입니다. 퍼가요
자녀는 부모에게 큰 숙제같지만 지나고 보면 선물이지요. 재식이 안네 숨겨진 보배가 빛을 발한 거죠. 한발만 앞서 가이드해주면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저를 가이드해주더군요.
왜 눈물이 날까요...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언제 구나영샘 찾아가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