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業)
―산상문답․11
임보
[물음]
어떤 자는 농부로,
어떤 자는 상인(商人)으로,
어떤 자는 교육자로,
또 어떤 자는 정치가로 살아들 갑니다.
어느 업(業)이 가장 지혜로운 것인지요?
[대답]
농사라고 하는 것은 만백성들이 일용할 양식을 생산해 내는 일이니 이 얼마나 소중한 업이냐. 장사 또한 사람들이 요긴히 쓰고자 하는 물건들을 공급해 주는 행위이니 고맙지 않을 수 없구나. 장차 사회를 이끌어 갈 젊은이를 가르치는 교육이야말로 미래의 운명이 달린 막중한 과업이요, 나라의 살림을 맡아 하는 정치가 얼마나 중대사인가는 더 말할 나위도 없겠구나. 세상의 모든 일들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그 일들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로구나. 세상에는 게으름뱅이 농사꾼도 있고 모리배 상인들도 적지 않다. 사이비 교육자도 없지 않고 권모술수의 정치꾼들 또한 얼마나 많으냐. 정승의 자리에 있어도 그 하는 일이 사리(私利)에 기울면 짐승과 다를 바 없고, 농부가 밭에 있어도 그 하는 일이 인(仁)에 기울면 성인(聖人)과 멀지 않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에 앞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더 마음을 쓰도록 하라. 삶의 의미는 많이 모으는 데 있지 않고, 가진 것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자신만을 위해 쓰는 자는 소인이고, 남과 더불어 쓰는 이는 대인이다. 네가 무엇을 하든 대인의 길을 걸으면 세상을 다 얻게 된다.
첫댓글 시 닮는일이 세상에서 젤로 아름다우니 당연 시인의 길이 으뜸 이지요... ㅎㅎㅎ
선생님이 세상에서 젤로 이뻐요...^^
시의 길도 괜찮은 길이긴 합니다만 세상에 도움을 주는 시를 어떻게 쓰느냐가 쉽지 않습니다.
무슨 업에 종사하던 의롭고 성실하면 대인의 길을 걷는다는 말씀 깊이 새깁니다.
무엇을 하며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며 사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대인의 길' 무척 어렵지만,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영원으로부터 잠시 물려받은 나란 터전은
후세에 물려줄 잠시의 바톤이라
영원을 향한 좋은 업은 바톤을 훼손하지 말고 수행하란 교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