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肉身)과 정신
―산상문답․12
임보
[물음]
어떤 이는 육신을 정신의 집으로 여기고
정신을 육신의 위에 놓습니다
바른 판단인지요?
[대답]
육신을 그릇으로 보고
정신을 그 그릇에 담긴 음식으로 본다면
혹 그렇게 생각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처지에 따라서는
그릇이 음식보다 더 값진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니 형식과 내용을 두고 우열을 말하는 것은
온당치가 않구나
더욱이 육신과 정신의 관계는 이와도 달라서
나눌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육신 없이는 정신이 비롯될 수 없고
정신 없이는 육신이 설 수 없다
그러니 이는 둘이 아니라 하나
배와 등처럼 한 몸의 두 이름일 뿐이다
어떤 자는 육신의 욕망에 기울기도 하고
어떤 자는 육신의 고행에 매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전자가 얻는 것은 몇 근의 헛된 살이고
후자가 얻는 것은 자학의 부질없는 자위일 뿐
그들이 거둔 것은 불구(不具)에 지나지 않는다
원만한 정신은 원만한 육신의 기운이며
원만한 육신은 원만한 정신의 응결이다
하나를 누르면 다른 하나도 눌리고
하나를 헐면 다른 하나도 헐린다.
카페 게시글
│詩♡│신작詩◀▽
육신과 정신 ---산상문답12 / 임보
운수재
추천 0
조회 96
17.02.02 09:03
댓글 7
다음검색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깊은 깨달음 감사합니다 교수님 차가운 날 감기조심 하십시요
고맙습니다.
정신이 없는 육신은 가능하지만 육신이 없는 정신은 불가능하니
존재론적 판단으로 볼 때 육신 위에 정신이 있는 듯하군요.
육신이 정신에 앞선다고 보아야겠는데요!
창조주의 마음으로부터
애초 태어나지 않았다면 죽엄도 없었듯이
생이란
육신과 정신을 함께 엮은 둘을 하나로 엮은 하나의 창조물이 아닐런지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달게하는 꼬리 놀음인듯 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