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4. 화
노태인 : 7
노강인 : 5
노시인 : 3(30개월)
이제 입양은 돈 있어야 한다?
드디어 처음으로 입양기관을 방문했다.
빠르면 연말에 아이를 데려오지 않을까 하니
버려진 아기 욕조와 오뚜기가 눈에 들어왔다.
인천 해성보육원이었다.
아이를 경시하는 상담전화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상담전화 받는 사람의 교육관이려니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비가 오는 아침에 세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두 번 갈아타서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했다.
상담하시는 분이 전화 받던 분인 것 같다.
수입 없고 재산 없는 사람은 입양이 안된다는 결론이다.
입양 안된다는 말하려고 그 멀리서 오라고 했다니 속이 상했다.
그것은 전화로 말해도 될 이야기인데 말이다.
에이, 처음부터 동방에서 알아보는 건데,
상담전화부터 마음에 들지 않더니 역시잖아..............ㅠㅠ
집에 오자마자 동방에 문의전화를 했다.
동방은 내가 원하던 답변을 속시원히 해주시고는
3달 정도 기다렸다가 신청해 보라고 하신다.
그리고는 연신 죄송하다고 하신다.
역시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바뀐 입양법이 8월부터 시행이 되어
아직 돈없는 개척교회 목사들의 사례가 없다고 한다.
입양하는데 돈부터 따져서 돈없으면 아예 입양을 포기해야 하는
법이라니.....
속이 많이 상했다.
돈없는 사람은 아예 신청을 받지 않고 있었다.
돈 있어야 자녀를 키울 수 있다고 국가에서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정작 돈 있는 사람은 자녀를 키울 마음이 없다.
미혼모들이 뒷거래로 아이 낳는 값을 주고
입양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기사를 봤었다.
미혼모의 얼굴에 따라 아이의 값은 몇천만원을 왔다갔다 한다고 한다.
미혼모가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출생신고를 해야
입양 가능한 아이가 된다니
이제 뒷거래 입양이 더욱
활개를 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창가를 없애니 인터넷 사창가가 성행하는 것처럼
미혼모 아이의 호적 출생신고 때문에 입양 뒷거래가 성행할 것과
또 다른 피해사례는 많아질 것이 뻔하다.
어떤 미혼모가 자신의 호적에 아이를 출생신고 하고 싶겠는가 말이다.
입양 후에는 호적에서 없앤다고 하지만 꺼림직한 일이 아니겠는가.
미혼모의 호적에 올리는 것은
친엄마가 직접 계속 키우도록 권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게 권장할 거면 미혼모와 아이를 위해 모든 지원을
해줘야 그 말이 타당해진다.
결혼한 사람도 아이 낳고 키우기를 싫어하는데
어린 미혼모가 얼마나 아이를 키우겠는가 말이다.
우리 넷째 이름은 노주인이로 지어놓고
우리 주인이하며 부르고 있다.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려 오늘은 상담을 안가려고 했다.
그런데 늘 의젖하고 믿음직스런 태인이가
오늘 꼭 가야 한다며 엉엉~ 아침내내 우는 바람에
태인이에게 끌려 빗속을 헤쳐 버스를 타고 힘겹게 다녀왔다.
“거기 가면 입양에 대해 설명을 들을거야.
설명 들을 때 떠들거나 싸우면 안돼.
그러면 우리집에 아이를 보내면 안되겠구나 하고 아이를 안주셔.
그러니 절대 싸우거나 떠들면 안돼.
그리고 인사를 크게 잘해야 돼.
태인이, 강인이, 시인이 하는 것 보고 아이를 주실거야.“
입양법이 이렇게 바뀐 줄 모르고 단단히 일러 갔다.
우리 아이들은 매우 기대가 되고 긴장이 되었는지
내가 하라는 대로 매우 행동을 잘해주었다.
누가 보이기만 하면 큰소리로 인사를 하고
헤어질때도 인사를 아주 예쁘게 잘했다.
어느날 태인이가
“이제 아기 키워도 되지 않아요?” 한다.
늘 아기가 있었는데 막내가 거의 네 살이 되다 보니
자기가 보기에 여유로워 보였나 보다.
둘째 강인이는 내 동생 언제 오냐며 많이 기다린다.
내 동생 어서 주라며 떼를 쓰기도 한다.
시인이는 작아진 옷이 있으면 동생 준다며
다른 곳에 보관을 한다.
기도로 더 기다리라는 신호로 알고
마음을 가라앉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