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축배(祝盃)의 잔을 위하여!!

[德田]

 문학 일이라면

  손발을 걷어부치고 신명을 다 바치던 小山이 며칠 째 한림병원 505호에 누워있다.

  탁한 공기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생계를 꾸려가며  종일 각양각색의  손님과 언쟁을 높이며

  모난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기도 하며, 문학의 사랑방을 제공하던 소산이, 휘어잡고 동행하던

  병마에게 낌새를 제공해 코너에 몰리고 있다.

  小山은 우리 문학의 일꾼이다. 언젠가 수필문학회의 행사 때였다.

  날씨도 구죽죽해서 다른 일도 많은데 전날 느닷없이 전화가 왔다.

  내일 오실거죠? 참석 못한다는 말도 못하고 네- 네 하고 끊었다.

 그 웃음소리-. 꼭 참석해 달라고 애원하다시피하는 小山.

 한복을 입으면 더욱 좋다던가, 일찍 나오라던가,모자라니 시화  한 점 더 만들라던가, 수필 야유회 때

 안주거리하게 영넘어 올때 꼭 젖은 오징어를 사오라는 둥, 솔직히 때로는 짜증도 일지만 이 모든 것들이

사리사욕을 떠나 우리 문학행사를 더욱 빛내게 하기위한 몸부림이 아니었던가!

 小山은 여왕벌이다. 이상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만사를 제쳐놓고 협조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또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춘천문협에서 경상도를 다녀올 때도, 남성성기 동해를 다녀올 때도

 전날 부터 꼭 가자고 채근을 하며, 차 안에서 사회까지 보라고 떼아닌 떼를 써서 해떨어지고 그제서야

 안동을 출발해 오면서 줄곧 사회를 보면서 무료함을 달래게 한 것도 바로 小山의 배려였기 때문이다.

 다음 날엔 어김없이 어쩜 그리도 사회를 잘 보느냐고 최고라고 부추겨 힘을 주곤 하던 小山!

  행사 때마다 차 안에서도 그는 정상인도 중심잡기 힘든 중앙통로에 서서 분위기를 띠우고 곁에 와선

 일어서 사회보라고 채근하는 小山! 모두 동감일 것이다.

 춘천高에 근무하던 96년으로 기억된다.

그와 첫만남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마침 학교 앞 체신청 뒤에 소양로 동사무소가 있었다,

거기에 초등 紅顔書生이 근무하고 있어 신고도 할겸 갔더니,우연히  나를 데리고 가서

첫 만남은 시작된 곳이 여왕다방-.

-저 이응철입니다.- 이녀석도 문학을 좋아해요.

하고 친구가 멘트하자 아! 어디어디에서 입상한 그 분, 하시며 줄줄이 엮으신다.

 작품으로 동화 수지의 꿈과 더부살이 보람을 쓰신 분----. 하니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정말 놀랐다. 나같은 하찮은 사람에 대해 이렇게 이미 꿰뚫고 있다니?

친구가 내는 찻값도 마다하며 반가와하시던 그 모습이 첫 해후였다.

그 후, 나는 팔자가 기박해 뼈를 깎는 사별의 늪에서 허우적 거렸다.청천벽력이었다.

그 때도 小山네 찻집을 들렸을 때 어떻게 나를 위로하였던가?

"선생님-. 이제 정말 선생님은 정말  주옥같은 수필을 쓰실 수 있을 거야요.

 힘내세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니 어린 자녀들 잘 키우세요,꼭 명수필을 쓰실 거예요"

아-. 다른 사람과는 너무 다른 위로라 의아했지만,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힘을 왕창 실어주다니-.동정적이 아니었다.

 나는 만기가 되어 춘고를 떠나 양구와, 영을 넘어 고성에 근무하다가

휴일이면 가끔씩 춘천에 들려 장날 동네 소식듣는 것처럼 문학 정보를 그곳에서 퍼담곤 했다.

그럴 때면 小山은 반색을 하시며 무엇인가 주섬주섬 모은다.

이 책은 누구의 시집이요, 이 책은 누구의 신간이며, 이책은

한국문인이란 책으로 '선생님 창간호가져가세요'하며 바리바리 싸주는 게 아닌가!

고마웠다. 이리도 아껴주며 힘을 실어주는 그는 작은 미모의 여성이란 이미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한마디로 어머님이란 의미가 어느새 내 기억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올 때마다 마른 오징어, 젖은 오징어를 사다가 디밀고,

때로는 화진포에서 낚은 고기도 아이스 박스에 넣어 드리면 그렇게 고마와할 수가 없었다.

小山-. 당시 나의 냉한 빈자리는 그의 따듯한 언어로 채워져 오늘의 행복을 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잡은 수산물을 가져오면 (배도미,망둥어) 옆집 식당에 부탁을 해서

바둑 한 수 놓는 문인들에게 대접하며 내 선전을 잊지않고 세워주던 小山-.

오죽하면 그 후,박유석 펜팔회장님도 내 손을 잡으며 잘 드셨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그저 고마웠다. 때로 그는 건강에 대해서도 속내를 이야기 하며 통증을 느낀다, 답답하다며

악착같이 동행하며 살아간다는 말과 나에게도 힘내라고 늘 일러주시던 小山이었다.

예전 우범지대였던 소위 사창고개 끝자락인 이곳-. 독하게 부량자들과 싸우며 물리친 체험담은

정말 눈물겹다.

  아픈 가슴 부여잡고 견디어 낸 그의 인생 역경-. 작은 꽃이 진정 진홍빛으로 아름답다.

정녕  小山의 이야기는 소설집 몇 권도 모자랄 것이다.

입원을 해 안타깝다. 小山은 속히 일어나 다시축배의 잔을 들며 우리  영혼을 맑게 해 주어야 한다.

주왕산때 주인 몰래 농익은 동동주를 표주박으로 퍼서 두루 이사람 저사람한테 삶과 희망을

퍼주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가. 그 누구 한사람에 편향된 일꾼이 아니다.

立春이다. 날씨와 장르 관계없이 춘천에 있는 모든 문인들의 발걸음이 한림대로 향하고 있다.

아-. 小山이여! 당신은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다오. 쾌차하소서!

엊그제 들렸을 때 小山이란 호에 대해 곁에 있던 시인에게 모든 것이 다 작기 때문이라고 하자

그런 뜻보다, 낮은 산들이 동네 가까이 있어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란 뜻이라고 일러주던 小山.

 흐느적 거리는 영혼을 주체 못하고 있노라면, 표주박으로 맑은 샘물을 퍼주던 小山이

이제 툭툭 털고 일어나도록 화살기도라도 목청 높여 해야한다.

   문학회원 모두 찾아가 그간 문학일로 거칠어진 손을 꼬옥 잡아주자.

오랫동안 연로하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생을 영위해온 小山 영육이 얼마나 피곤할까?

小山은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따뜻한 손 한번 잡아주며 나는 속삭일 것이다.

-소산! 바둑 한번 두자 -. 네 점 깔지 말고 이젠 맞두어 보자 응?

대룡산 위-. 동천(冬天)이 푸르스름하다. 봄의 전령이 하늘 높이 비상하고 있다.

오늘 다시 찾아가 그의 눈빛을 확인하리라.

다시 찾았을 때는 허리가 절구통같다고 본인도 의아해 한다.햇살이 다사로워지듯 세포 속의

실핏줄을 타고 소생하는 신비로운 제 3의 기운이 순환되길 기도하련다. 

                                                          - 2010년 2월 2일 후평동 자택에서 德田 이응철 

[平岡]

틀림없이 쾌차할 것입니다. 정겨운 글 잘 읽었습니다. ^*^

[德田]

네 반드시 쾌차해야 합니다.

[수국7]

정말로 소산은 인간 보배입니다. 정선생이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고 쾌차를 비는 마음들이 모여 반드시 손을 맞잡을 겁니다.

[德田]

정선생이(강아지) 며칠 있는다고 해 고맙기는 하지만. 환자의 마음은 어떤지-. 오히려 부담이 되지 말아야 할텐데.

[수국7]

문병 오는 사람이야 잠시있다 가지만 어지럽다고 하는 환자를 위해 있어주는 것 고마운 일이지요. 참마음을 보면서 고맙고도 크게 놀랐습니다.

[장희자]

얼굴도 마음씨도 고운 소산이니까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德田]

오늘따라 통증이 여기저기 더 심하다고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더군요.

[구술옥]

일사천리로 음박질하는 글 숨 쉴 틈도 없이 읽었습니다. 그녀에 대해 그녀의 아름다운 용모와 마음에 대해 모르는 분은 어디에도 없으리라 봅니다. 부디 말씀하신 대로 6일 날 참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德田]

빨리 퇴원을 허락할 것 같지 않습니다. 신이 포기해선 안되겠지요.

[국향]

가슴가슴 저며오는 글이 더욱 소산님을 그립게 합니다. 그 어떤 말로 위로와 힘을 줄 것인가...

[德田]

오늘보니 잠시 앉아있으면 피곤하시다 하네요.허리도 더욱 불룩해 복수가 차지 않았나 걱정스럽더라구요.

[들꽃]

소산이... 아, 어쩌나 오뚜기 처럼 잘 버텨주더니 감기몸살 처럼 툭툭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빕니다. 덕전님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德田]

어쩌나-. 정말 막바지 같더군요. 여기저기 통증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하네요. 아직은 여자라 어깨를 주물러 주었더니 무안해 하더군요.

[학영당]

소산의 쾌유를 빌며, 아울러 님을 아끼는 우리 벗들의 기도가 틀림없이 하늘에 다을 것을 확신합니다.(덕전님의 마음에 기도를 더합니다)

[德田]

가고 없을 때 안타까와하는 것이 큰 죄인같아서 어제도 가보았네-.창가에서 졸고있는 음료수와 힘을 주는 화분들이 침이 마르도록 퇴원을 고대하고 있더군

[마법사 간달프]

빨리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조금만 힘을 내세요....

[德田]

집중 기도를 해야겠어요, 춘천에 있는 분들은 마지막이라도 한번 다녀가심이 도리인 것 같네요.

[종소리]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어 놓으신 추억 담에 정감이 밀려오는군요. 언제나 밝고 환한 미소를 보여주시던 소산 님 ! 용기와 희망으로 자리를 박차고 선뜻 일어나 주시기를 ...

[德田]

그는 인간이기 이전에 우리의 킹카입니다.

[凡侶/김경일]

만인의 연인 소산! 덕전님이 회상하는 소산과의 좋은 인연이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해 여름이던가 "금토"가 주관하여 1박2일치 영월 여행, 책박물관에서 축제에 참가하고 이튿날 알려진지 얼마 않되던 한반도 지형을 둘러보는 중에 소산은 민가로 달려가 땡볕 쪼이는 중에 큰 양은 함지박에 우물물을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와 이십여명의 타는 갈증을 풀어주던 천사! 강원수필 산악회 송년 행사 때 문배마을에서 선물 주고 받기 행사로 예쁜 사연의 펀지와 요긴한 선물...아름다운 추억이 새록새록 그려집니다. 오늘(2.3) 낮에 시간을 내어 505호 병실을 찾아가 봅니다. 멀리서 달려온 강아지 화백도 만나고....,

[德田]

네 만인의 연인이란 표현이 적절하네요. 신명을 바쳐 해주는 것을 어디서 원류를 찾아야 할런지요.ㅎ 감사

[수국7]

어제 병원 다녀와서 글 올리려 했는데 컴퓨터가 그만...동행한 정선생이 금요일까지 간병사를 자청하였습니다. 이번 입원을 하게된 것은 목디스크라 하며 암과는 상관없다 합니다. 통증을 완화하는 약을 복용하더군요. 무엇보다 소산의 의지, 수일내로 퇴원한다 희망을 보였고 전기치료실 들어가는 것 보고 왔습니다. 간호하는 아름다운 우정에, 잘 견디고 있는 소산에게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의사선생님의 소견이기도 합니다.

[德田]

그렇게 강물이 흘러야 합니다. 둑을 범람해 오곡을 쓸어내리면 안됩니다.

[들꽃]

저도 매원 선생님과 그저께 잠깐 다녀왔는데요 심한 통증은 정형외과적 통증이라 하더라구요 설명 하자면 좀 길구요 가까운 시일내에 몸 추수리고 카페에 들어와 이 글 읽으실것 같아요. 소산은 오뚜기니까 ------ 예쁜 소산 파이팅!!!

[德田]

방금 티브이를 보니 전기치료요법이 있더군요. 40도로 부위에 찜질을 -.
들꽃님 글을 보니 천둥 먹구름이 갑자기 푸른하늘이 보이는 것 같이 후련하네요.
제발 ㅎㅎㅎ 감사

[강아지]

지금 밤 11시 서울 집에 도착 했습니다. 우려 했던 상황까지는 분명 아닙니다. 그러나, 유방암으로 인해 있을수 있는 부분은 그간 꾸준히 치료를 해 오고있어 아주 무서운 전위는 침입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고요, 최근에는 전신의 통증 중에 목부터 왼쪽 팔에서 손가락끝까지가 아주 심한 통증을 보이고 있어, 주치의 상담결과 그 부분이 중요 치료 대상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기조에 암이란 놈이 자리를 하고 전신을 아프게 하고 있지만, 그 아픔과 퍼짐은 어느정도 가닥을 잡고 있는것 같구요. 문제는 왼쪽팔! 전기치료 중인데, 잘 말을 안들을시는 특수촬영을해 결과를 보고 목디스크 쪽 을 수술할수도 있다는

[강아지]

의사의 소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덕전선생님, 정정신이 소산의 곁에 있어 " 오히려 부담이 되지 말아야 할텐데....." 하심은 소산을 끔찍히 사랑하여 든 생각이겠으나, 그건 지나친 염려를 한 부분입니다. 제 나이 60이 넘었습니다. 인간사를 바라 볼수 있는 나이지요. 소산은 당시 자신의 몸을 감당을 못하여, 앉아서도 서서 화장실을 걸어가다가도 순간 정신을 잃고 깜빡 깜빡졸음에 빠져들어 여기 저기 넘어질 소지가 너무도 많았습니다. 분명 옆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 상황이 오는것은 독한 약 때문 입니다. 저도 항시 일정에 쫒기어 사는 사람이라 서울로 올라 왔지만, 혼자 있는 부분이 너무도 걱정이

[강아지]

됩니다. 그리고 멀리 서울에 사는사람이 잠시라도 간병을 자처 했다면 그 둘의 사이의 깊이를 짐작 하셨어야 합니다. 덕전 선생님, 소산과 저의 사이를 걱정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소산의 성정은 싫은것 , 아닌것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금은 보화를 통체로 주어도 " NO " 하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임을 놓치셨습니다. 편히 주무시기를.............. 서양화가 정정신 ㅡ 서울에서...........

[들꽃]

정화백님 올라가셨군요. 수고 많이 하셨어요 춘천에 있는 우리들도 못하는 일을 ...... 깊이 감사 드립니다.

[강아지]

아이구, 웬걸요. 뵙고 팠는데, 병실에서나마 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 3박 4일간 소산과 사랑을 나누며, 소산을 얼마나 많은 문인들이 사랑을 하는지를 지켜 보았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도 참으로 많은 많은 문인들이 사랑의 마음 가득 품고 다녀들 가셨습니다. 분명 그 기가 모아져 소산은 완치를 해낼겁니다. 안녕!

[德田]

60이 넘어 인간사를 바라보시는 강아지님 수고많으셨습니다. 3박 4일간

[강아지]

덕전선생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