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養正篇
심성을 바르게 기르는 글
鄭經世1)
書養正篇後示桂兒
余年八歲時。先君子課以文公小學書。日用間。提耳以遜悌之方者甚勤且切。不肖無狀。未有以奉承遵守之。終無所成就。然猶未嘗以悖慢之行得罪於州里者。皆先君子敎誨之恩也。今余有子。亦年八歲矣。顧乃耽於玩弄而闕於訓誨。是爲不愛之甚也。嗚呼。古人所謂方知父母恩者。豈但於養子而知之耶。余旣悲且懼。欲依先訓。課以小學。則又慮其懵於文字。不可以猝語也。遂就明儒所撰鄕校禮輯童子禮篇中。稍加刪改。令稚騃者易曉。手寫以敎之。名之曰養正篇。蓋冀其涵揉於此而不至於驕惰壞了也。嘗聞程子之言曰。洒掃應對。形而上者也。夫洒掃應對。人事之至近者也。形而下者之至粗淺者也。然而其中自有至理。而爲仁之本在焉。故曰形而上者也。下學人事。乃上達天理之階級。君子之道。孰先傳焉。孰後倦焉。則是篇之言。雖甚淺近。而作聖之功。實基於此。其可忽之而不勖耶。若夫修身大法。備在小學書。此特爲之路逕而已。非欲其安於此而不求進於小學也。其勖之哉。萬曆甲辰季夏上澣。垂涕以書。
내가 여덟 살 때 아버님께서 문공文公의 《소학小學》을 가르치어 날로 쓰는 사이에 귀에 익혀주심이 겸손하고 공경하는 방략方略이 되도록 아주 근면하시고 간절하시었으나 불초 무상無狀하여 부족함으로서 받들어 지키지 못하고 끝내 성취하는 바는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 패만悖慢한 행동으로 마을 주민에게 죄를 지은 바는 없으니 이 모두가 아버님의 가르침의 은혜인지라, 이제 나도 아들이 있어 나이 여덟 살이 되었는데 돌이켜 보면 장난이나 즐기고 있으니 가르치지 못한 것이 그를 자애慈愛하지 않음이 지나쳤던 때문이리라.
아아! 옛사람이 말한 바, 바야흐로 부모의 은혜를 아는 것은 아이를 길러보아야 아는 것이로다. 내가 죄스럽고 송구하여 선대의 가르침에 따라 과제로서 《소학小學》을 가르치고 싶으나 문자를 모르는 것이 염려되고 갑작스레 말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러하므로 명明나라 학자가 지은 《향교예집동자례편鄕校禮輯童子禮篇》 중에서 조금 고쳐서 어린아이로 하여금 쉽게 깨닫고 손으로 베끼도록 가르치고자 하니 이름하여 《양정편養正篇》이라 하였다.
대저 이것으로 자연스럽게 젖어 익히고, 교만과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떨쳐버리기 바란다. 일찍이 정자程子의 말씀을 듣자니 이르기를 쇄소灑掃와 응대應對는 형이상자形而上者라 하였다. 무릇 쇄소와 응대가 사람의 일에 가장 가까운 것이며 형이하자形而下者의 몹시 조잡하고 천박한 것인데 그러하나 그 가운데 스스로 이치에 이르름에 있어 위인爲仁의 근본이 여기에 있으므로 형이상자라 일컬었으리라. 아래로 사람이 하는 일을 배우는 것은 곧 위로 하늘의 이치에 다다르는 단계이니 군자의 도를 누가 먼저 전하며 누가 나중에 지치는가 하는 것인 즉 이《양정편養正篇》의 말이 비록 너무 얕고 가까운 것이라 해도 성인이 지은 공적은 실로 여기에 바탕을 둔 것이니 어찌 가히 소홀히 하여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릇 수신修身의 대법이 《소학小學》에 마련되어 있고 이것은 특히 이행하는 지름길일 뿐이니 이에 안주하여 《소학小學》에 나아갈 길을 탐구하지 않음이 없기를 바라노니 노력할지어다.
갑진(1604.44세)년 여름에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며 쓴다.
盥櫛 068_425c ·
晨興卽當盥櫛以飭容儀。凡盥面。以巾帨遮護衣領。捲束兩袖。勿令沾濕。櫛髮必使先整。勿令散亂。
세수하는 예절
새벽에 일어나면 곧 당연히 낯을 씻고 머리를 빗어 얼굴과 몸가짐을 말끔히 할지니 대체로 낯을 씻을 때에 수건으로 옷깃을 둘러 가리고 양 소매를 걷어 묶는 듯이 해서 젖지 않게 하며 머리를 빗을 때에는 반드시 먼저 정리하여 흩트리고 어지럽게 하지 말 것이니라.
整服 068_425c
兄著衣。提領欲直。束帶欲緊。毋使偏斜寬緩致失容儀。飮食須照管。勿令點汚。行路須看顧。勿令泥漬。服役必去上服。以便作事。有垢破必洗澣補綴。以求完潔。上自冠巾。下及鞋履。俱當修飭。燕居及盛暑。尤要矜持。不得袒衣露體。
복장을 정돈하는 예절
대저 옷 입기에는 옷깃을 꼿꼿이 하고 허리띠를 팽팽히 묶으려 하지만 얼굴과 거동이 불편하도록 너무 기울어지거나 느슨하게 하지 말고, 음식을 먹을 때에도 모름지기 잘 관리하여 흘리지 말며, 길을 걸을 때에도 잘 살펴서 진흙에 빠지지 말며, 힘들여 일할 때 반드시 웃옷을 벗어 일하기 편하게 하고, 때 묻고 헤지면 반드시 씻고 기워 완전하고 정결하게 하고, 위로 갓과 건으로부터 아래로 신발에 이르기 까지 마땅히 닦고 정제하며, 한가롭게 머물 때나 무더위에도 더욱 긍지를 요하나니 옷을 여미며 몸이 드러나지 않게 할 것이니라.
叉手 068_425c
以左手緊把右手大拇指。令左手小指向右手腕。大指向上。右手四指皆直以掩胸。亦不可太著胸。須令稍離方寸
양손을 잡는 예절
왼손으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당겨 잡아 왼손 새끼손가락은 오른 손 팔을 향하게 하며 큰손가락은 위를 향하고 오른손 네 손가락은 모두 곧게 펴서 가슴을 덮되 또한 가슴에 바짝 붙이지 말고 가슴에서 조금 떨어지게 할 것이니라.
揖 068_425d
凡揖時稍闊其足則立穩。須直其膝。曲其身低其首。眼看自己鞋頭。兩手圓拱而下。與尊者揖。擧手至眼而下。與長者揖。至口而下。皆令過膝。與平交揖。當心而下。不必過膝。皆當手隨身起。叉於當胸。
양손을 잡고 공경을 나타내는 예절
대저 읍할 때에 조금 그 발을 넓히면 서기가 편하니 모름지기 무릎을 곧게 하되 몸을 굽히며 머리를 낮추어 시선은 자기의 발끝을 보고, 두 손으로 둥글게 팔짱을 질러 내리되 어른에게 읍할 때에는 손을 들어 눈높이까지 오렸다가 무릎까지 내고, 윗사람에게 읍할 때에는 입까지 올렸다가 무릎까지 내릴 것이오, 평교에 읍할 때에는 가슴에 이르러 내리되 무릎까지 내리지 않도록 할지니 읍을 다했으면 마땅히 손을 가슴까지 이르러 양손을 잡아야 할지니라.
拜 068_425b
凡拜。一揖少退。先跪左足。次跪右足。俯首至地而起。先起右足。以兩手齊按右膝。次起左足。再一揖而後拜。其儀度務爲詳緩。不可急迫
절하는 예절
무릇 절을 함에 있어서 한 번 읍하고 조금 물러나와 먼저 왼발을 꿇어앉고 다음에 오른발을 꿇어서 머리를 굽혀 땅에 닿을 만큼 이르렀다가 일어나되 오른발을 일으켜서 두 손으로써 오른 무릎을 같이 안고 다음에 왼발을 일으켜서 다시 한 번 읍한 뒤에 절하되, 그 거동과 태도를 자세하고 천천히 하도록 힘써 급박하게 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跪 068_425b
低頭拱手。穩下雙膝。腰當直豎。不可蹲屈。背當稍俯。以致恭敬。
어른 앞에 꿇어앉는 예절
머리를 굽히고 손은 팔짱을 질러 두 무릎을 온당히 내리며 허리는 마땅히 바르게 세워, 가히 꾸부리고 앉지 말며 등은 마땅히 조금 구부려서 공손하고 공경하는 모습을 이룰 것이니라.
立 068_426a
拱手正身。兩足齊幷。必順所立方位。不得歪斜。雖困倦。不得倚靠墻壁。
서서 어른을 대하는 예절
손은 팔짱을 질러 몸을 바르게 하고 양쪽 발을 함께 모아 반드시 서있는 방향으로 하여 능히 비뚤어지거나 기울지 말고, 비록 피곤하고 게으름이 나도 능히 담과 벽을 기대고 의지하지 못할지니라.
坐 068_426a
定身端坐。斂衣拱手。毋得偃仰傾斜。倚靠几按。與人同坐。尤當斂身莊肅。毋得橫臂致有妨礙。
앉아서 어른을 대하는 예절
몸을 정해 단정히 앉고, 옷을 거두어 팔짱을 끼되 쓰러지거나 재껴지거나 기울이거나 비스듬히 궤짝이나 책상에 기대지 앉지 말며 사람들과 더불어 앉으매 더욱 몸을 거두어 씩씩하고 엄숙하게 하여 팔을 가로 벌려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될지니라.
步趨 068_426a
兩手籠於袖內。緩步徐行。擧足不宜太闊。毋得左右搖擺。致動衣裾。目須常視其足。登高必用兩手提衣以防傾跌。其掉臂跳足。最爲輕浮。常宜收斂。
어른 앞의 걸음걸이 예절
양손을 소매 안에 갈무리고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걷되 너무 멀지 않게 발걸음을 옮기고 좌우로 흔들거리고 펄렁거리도록 옷깃을 움직이지 말고 눈은 모름지기 발을 보며, 높은데에 오르거든 반드시 두 손으로 옷을 잡아서 자빠지고 넘어지는 것을 막고, 팔을 흔들고 발을 뜀이 아주 경박하게 되는 것을 항상 수렴할지니라.
言語 068_426b
凡童子常宜緘口靜默。不得輕忽出言。或有所言。必須聲氣低平。不得喧聒。所言之事。須眞實有據。不得虛誕。不得亢傲訾人及輕議人物長短。如巿井鄙俚戲謔無益之談。尤宜禁絶。
말하는 예절
무릇 아이는 항상 마땅히 입을 다물고 고요하고 침묵하여 모름지기 경솔하게 말을 내뱉지 말 것이며, 혹 말할 바 있거든 반드시 소리와 기운을 낮추어 평온하게 하고 요란하고 시끄럽게 하지 말 것이며 말한바 일을 모름지기 진실에 의거하되 허망하게 하지 말고 교만하지 말며 사람을 헐뜯고 인물장단을 가볍게 논의함과 저자거리에 천박하고 더러운 속된 희학과 같이 무익한 말은 더욱 마땅히 금하고 끊을 것이니라.
視聽 068_426b
收斂精神。常使耳目專一。目看書則一意在書。不可側視他所。耳聽父母訓戒先生講論。則一意承受。不可雜聽他言。雖非觀書聽講時。亦當凝視收聽。毋使心慮外馳。
보고 듣는 예절
정신을 가다듬고 항상 귀와 눈이 온전하고 일정케 하여 눈으로 글을 보면 뜻이 한 가지로 책에 있어서 가히 다른 곳을 기우려 보지 아니하며, 귀로 부모의 훈계와 선생의 강론을 들으면 한 뜻으로 이어 받아서 가히 다른 말을 섞어듣지 아니하며, 비록 글을 보고 강의를 들을 때가 아니라도 마땅히 자세히 보고 거두어 들어서 마음과 생각이 밖에 돌아다니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飮食 068_426b
斂身離按。毋令太逼。擧匙下筯。毋得急遽。撥亂肴蔬。安放椀楪。俱當加意照顧。毋致傾墜。毋得搏飯流啜。毋令咀嚼有聲。亦不得恣所嗜好。貪求多食。非節候及尊長命。毋得飮酒。飮亦不過三爵。
밥을 먹는 예절
몸을 가두어 상을 떨어져 앉고 너무 다가앉지 말며 숟가락을 들고 젓가락을 내려놓되 너무 급히 반찬이나 나물을 흩트려 어지럽히지 말며 사발과 접시를 바로 놓고 기울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마음으로 잘 돌아보아 마땅히 갖추어 놓으며 밥그릇을 들고 흘리거나 마시지 말며, 소리 나게 씹지 말고 또한 즐기고 좋아하는 것이라 해서 마음 되로 많이 먹기를 탐욕하지 말며, 명절이나 어른의 명령이 아니거든 술을 마시지 말며 마시되 또한 석 잔에 지나지 아닐지니라.
以上。撿束身心之禮。
이상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예절이다.
灑掃 068_426c
左手持木盤實水。右手把竹木枝。浥水輕灑堂中。先灑遠於尊長之所。請尊長就其地。 掃時亦然 然後以次灑畢。方置帚於箕上。兩手捧之。置於楹外。執帚以進。右手運帚。左袂遮帚。徐步却行。不使塵及於尊長。掃畢。斂塵於箕。出棄他所。
청소하는 예절
왼손으로 목반을 쥐어 물을 담고, 오른손으로 대나무 가지를 잡아 물을 적서서 마루 가운데 가볍게 뿌리되 어른 계신데서 먼 곳을 먼저 뿌리고 어른이 그 곳에서 나가시도록 청한 후에 차례로 물을 뿌린다. 그리고 쓰레받기 위에 둔 비를 두 손으로 고이 들어 기둥 밖에 내다 놓고, 비를 들고 나아가서 오른손으로 비를 잡아 쓸고 왼편 소매로 비를 가려서 느린 걸음으로 쓸어간다. 티끌이 어른에게 미치지 않게 하고 다 쓸고나서 티끌을 쓰레받기에 거두어 다른 곳에 내버릴지니라.
應對 068_426c
凡尊長呼召。隨聲卽應。不可緩慢。坐則起。食在口則吐。地相遠則趨而近其前。有問則隨事實對。又必待尊長所問辭畢方對。毋先從中亂說
어른을 대하는 예절
무릇 어른이 부르시거든 소리를 따라 곧 응하고 느릿느릿 태만해서는 안 될 것이니, 앉았으면 곧 일어날 것이오, 먹는 것이 입에 들었으면 땅에 뱉으며, 서로 멀면 빠른 걸음으로 그 앞에 가까이 나아가고, 물음이 있으시면 사실대로 대답하되, 또 반드시 어른의 물으시는 말씀이 끝나기를 가다려서 바야흐로 대답하고 중간을 따고 먼저 어지러이 말하는 일이 없을 지니라.
進退 068_426d
不命之進不敢進。不命之退不敢退。進時當低首鞠躬。疾趨而前。其立處不得逼近尊長。須相離三四尺。然後拜揖。退時亦疾趨而出。須從旁路行。毋背尊長。與同列進退。以齒爲序。進則魚貫而上。毋得越次紊亂。退則席卷而下。毋得先出偸安。
나아가고 물러나는 예절
나오라 명하지 않으시면 감히 나오지 아니하고, 물러가라 명하지 않으시면 감히 물러가지 아니하며, 나올 때 마땅히 머리를 낮추고 몸을 구부려서 빠른 걸음으로 닥아 와서, 그 서는 곳을 어른에게 바싹 가까이 닥아 서지 아니하여 모름지기 서로 서너 걸음 떨어져 선 다음에, 절을 하고 읍한다. 물러갈 때에 또한 빠른 걸음으로 나가되, 모름지기 곁길로 가서 어른을 등지고 서지 않느니라. 같은 무리가 더불어 나아가고 물러갈 때에는 나이 차례로 하고, 나아감에는 고기 꿴 것 같이 한 줄로 올라가되 차례를 어겨 문란하게 하지 말고, 물러감에는 자리를 말아 놓고 내려가되 먼저 나가서 구차스럽게 편하고자 하지 말지어다.
溫凊 068_426d
夏月侍父母。常須揮扇於其側。以淸炎暑及驅逐蠅蚊。冬月則審察衣裘之厚薄。爐火之多寡。時爲增益。幷候視窓戶罅隙。使無爲風寒所侵。務致父母安樂。
덥고 추울 때 부모 모시는 예절
여름철에 부모를 모시되, 모름지기 늘 곁에서 부채를 부침으로써 불꽃같은 더위를 서늘하게도 하고 파리와 모기를 몰아 쫓기도 하며, 겨울철에는 속옷과 겉옷의 두텁고 엷음과 화로에 불이 많고 적음을 살펴서 때로 더하고, 아울러 창호에 헤지고 틈난 것을 살펴보아 바람과 추위가 침노하는 바 없게 하여 부모가 편하고 즐거우시도록 이룰지니라.
定省 068_427a
侵晨先父母起。梳洗畢。詣父母寢所問安否。如父母已起。就前先作揖。後致問畢。仍作揖退。昏時候父母。將寢。布席與衾。待就寢。下帳閉戶而退。
아침저녁 모시는 예절
새벽이 됨에 부모보다 먼저 일어나서 머리 빗고 세수를 마치고 부모의 침소에 나아가 안부를 여쭙되, 만일 부모가 이미 일어나셨거든 앞에 나아가 먼저 읍을 하고 뒤에 문안을 드린 뒤 이어 읍을 하고 물러가며, 어두울 때에 부모가 장차 주무시기를 기다려 자리와 이불을 펴고 잠드시기를 기다려 장막을 내리고 지게문을 닫고 물러갈 것이니라.
出入 068_427a
家庭之間。出入之節。最所當謹。如出赴書堂。必向父母兄姊前肅揖告出。散學時入必以次肅揖。在書堂時。或因父母呼喚有所出入。則必請問先生。許出方出。不得自專。
드나드는 예절
집안에서 나가고 들어가는 절차를 가장 당연히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니 만일 서당에 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부모와 형과 누이의 앞을 향하여 엄숙히 읍하고 나가는 것을 아뢰고, 배움이 끝나면 들어와서 반드시 차례로 아뢴다. 서당에 있을 때에 혹 부모가 부르시어 출입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선생께 여쭙고 나가라는 하락이 있으면 나가고 스스로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느니라.
饋饌 068_427a
凡進饌於尊長。先將几按拂拭。然後兩手捧食器置於其上。器皿必乾潔。肴蔬必序列。視尊長所嗜好。頻食者移近其前。尊長命之息則退立於傍。食畢進而徹之。命之侍食則揖而就席。食必視尊長所向。未食者不敢食。將畢則急畢之。
음식을 드리는 예절
무릇 어른에게 음식을 드림에 먼저 마땅히 상을 닦은 후에 양손으로 식기를 들어 그 위에 놓고 그릇과 접시를 반드시 깨끗이 말려서 반찬을 순서 있게 차리고, 어른이 좋아하고 잘 잡수시는 것을 보아 그 앞 가까이 옮겨 놓고, 어른이 그만두라 명하시면 그 옆에 물러선다. 다 잡수시면 나아가서 그것을 물리고 어른 앞에서 먹어라 명하시면 읍하고 자리에 들어 앉아 먹되 반드시 어른이 향한 바를 보아서 잡수시지 않은 것을 감히 먹지 않으며 거의 끝나게 되면 서둘러 끝낼지니라.
侍坐 068_427b
凡侍坐於尊長。目則敬候顏色。耳則敬聽言論。有所命則起立。有倦色則請退。有請與尊長獨語者。則屛於他所
모시고 앉는 예절
무릇 어른을 모시고 앉으매 눈은 낯빛을 공경히 기다리며 귀는 말씀을 경청하되, 지명하시는 바 있으면 일어서고, 피로하신 기색이 보이면 물러나기를 청하고, 어른께 혼자 말하기를 청하는 자가 있으면 다른 장소로 피할지니라.
隨行 068_427b
侍尊長行。必居其後。毋得相遠。恐有所問。目之瞻視。必隨尊長所向。有所登陟則先後扶持之。與之携手則兩手捧之。遇人於途。一揖卽別。不得後尊長而與之言。
모시고 가는 예절
어른을 모시고 갈 때에는 반드시 그 뒤에 머물되 멀리 떨어지지 말지니 물으실 말씀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 눈은 자세히 살펴서 반드시 어른이 향하는 바를 따르며, 올라가는 곳이 있으면 앞뒤를 잡아 부축하고 더불어 손을 잡으면 양손으로 받들며, 도중에 사람을 만나거든 한 번 읍하고 곧 돌아서서 어른을 뒤에 두고 말하지 아니 하나리라.
邂逅 068_427c
遇尊長于道。趨進肅揖。與之言則對。命之退則揖辭而行。若尊長乘車馬則避匿。若等級相懸。不爲己下馬者。則拱立道傍以俟其過。
어른을 만나고 헤어지는 예절
어른을 길에서 만나면 빨리 다가가 엄숙히 읍하되 더불어 말씀하시거든 곧 대답하고 물러가라 명하시거든 곧 읍을 하고 갈 것이며 만약 어른이 수레나 말을 타셨거든 곧 피하여 숨고 만약 등급이 서로 달라 나를 위해 말에서 내릴 것이 아니가든 곧 팔짱을 낀 채 길 곁에 서서 그 지나기를 기다릴 것이니라.
執役 068_427c
尊長有所事。不必待其出命。卽當趨就其傍。致敬服役。如將坐則爲之整席拂塵。如侍射與投壺。則爲之授矢拾矢。如盥洗則爲之奉槃持帨。夜有所往則爲之秉燭前導。如此之類。不可盡擧。俱當正容專志。毋使怠慢差錯。
어른이 일을 하실 때 예절
어른이 하시는 일이 있으면 명령 내리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곧 마땅히 그 곁에 빨리 다가가서 공경하게 힘든 일을 받아서 할지니라. 만일 앉으시려 하면 자리를 정리하고 먼지를 털어드릴 것이며, 만일 활쏘기나 투호하시는 자리에 모시게 되면 화살을 집어드리고 주어드리며, 세수를 하실 것 같으면 수건을 상에 올려 받들며 밤에 가시는 바 있으면 촛불을 들고 앞을 인도할지니 이 같은 것은 모두 거론하지 못하니 마땅히 얼굴을 바르게 하고 뜻을 온전하 하여 태만하고 혼란하지 말지니라.
以上入事父兄。出事師長通行之禮。
이상은 부모와 스승과 어른을 모시고 출입과 통행하는 예절이다.
受業 068_427c
受業於師。必讓年長者居先。序齒而進。受畢。肅揖而退。所受業或未通曉。當先扣之年長。不可遽瀆問於師。如必請問。當整衣斂容。離席而告曰。某於某事未明。某書某言未通。敢請。先生有答。宜傾心聽受。畢復原位。
공부를 배우는 예절
스승에게 수업을 받되 반드시 연장자가 먼저 자리 잡도록 양보해서 나이순서로 나아가며, 수업을 마치매 엄숙히 읍하고 물러가고, 배운 수업내용이 혹 통효치 못하거든 마땅히 연장자에게 묻고, 갑자기 번거롭게 스승에게 묻지 않을 지니, 만일 반드시 청해 묻거든 마땅히 옷을 단정히 하고 얼굴을 매만지고 자리를 떠나서 고해 가로되 “아무가 아무 일에 밝지 못하고 아무 글 아무 말에 통효치 못 하와 감히 청하옵니다.” 선생이 답이 있으시거든 마땅히 마음을 기울려 듣고, 마치면 원래의 자리에 돌아 올 지니라.
會揖 068_427d
每日淸晨。直日一人擊板。咸起盥櫛衣冠。再擊。升堂序立。俟師長出座肅揖。次分兩序。相揖而退。至夜將寢。擊板會揖如朝。其會講會食皆擊板。朔望則師長就座立皆再拜。
모여서 읍하는 예절
매일 맑은 새벽에 당번 한 사람이 판을 치거든(기상신호) 다 일어나 세수하고 의관 정제 할 것이며, 두 번째 치거든 마루에 올라 차례로 서서 스승이 자리에 나와 앉으시기를 기다려서 엄숙히 읍하고, 다음에 양쪽으로 나누어 서서 서로 읍하고 물러나느니라. 밤이 되어 자려 할 때 판을 치고 모여 읍하기도 아침과 같이 하느니라. 그 모여서 강론하고 모여서 먹을 때 모두 판을 치되 초하루와 보름에는 스승이 자리에 나와서 서면 모두 두 번 절하느니라.
居處 068_427d
端身正坐。書冊硯筆等物。皆頓放有常所。其當讀之書。當用之物。隨時從容取出。毋得翻亂。讀用畢。還置原所。毋使錯雜。
정돈하는 예절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앉아 책과 벼루와 붓 등 물건을 다 정돈해 둠이 늘 한 자리에 있으되 그 마땅히 읽을 글과 마땅히 쓸 물건을 때때로 조용히 끄집어 내 번득거리거나 어지럽히지 말며 읽고 쓰기를 마치면 원래의 장소에 도로 갖다 두어 어지럽게 하지 말지니라.
讀書 068_428a
整容定志。看字斷句。玩味徐讀。務要字字分明。毋得目視他處。手弄他物。須熟讀貫誦。又必逐日溫理。逐旬通讀。以求終身不忘。
읽고 쓰는 예절
얼굴을 정제하고 의지로 작정하여, 글자를 살피고 구절을 끄노되, 천천히 읽어 음미하고, 글자 낱낱이 분명하도록 힘써, 눈으로 다른 것을 보고 손으로 다른 물건을 희롱하지 말지니라. 모름지기 익혀 읽고 꿰어 외우되 반드시 나날이 온당하게 이해하며 열흘마다 모두 읽어 종신토록 잊지 않도록 강구할 지니라.
寫字
專心把筆。務求字畫嚴整。毋得輕昜草率。致令欹斜脫落。硏墨放筆。毋使有聲及濺汚于外。其戲書硯面及几案。最爲不雅。切宜戒之。
글씨 쓸 때 예절
마음을 온전히 하여 붓을 잡아 글자 획이 엄정하도록 힘쓰고 가볍고 쉽사리 거칠고 엉성하며 삐뚤고 빠뜨리지 말 것이며 먹 갈고 붓 내칠 때 소리 내거나 흩거나 바깥에 더럽히지 말며 그 벼루 위와 궤와 책상에 낙서하는 것이 가장 아담치 못하니 간절히 경계할 지니라.
以上。書堂隷業之禮。
이상은 서당에서 공부하며 익히는 예절이다.
愚伏先生別集卷之二
우복선생 별집 권지 이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