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문의 승리를 향하여!/김하리(18회 졸, 시인)
후배님들을 만나고 싶어 서울서 내려 온 김하리입니다. 본명은 김군자이고 1971년에 졸업한 18회입니다. 우리 멋진 후배님들 만나서 반갑고 참 좋습니다. 학교에 오니 더 좋습니다.
먼저 제가 무슨 일을 하는 선배님이기에 오늘 우리들에게 특강을 하려고 왔나? 하는 후배님 눈빛에 신고식 먼저 하겠습니다. 신문, 잡지에 매주, 매월 연재를 하는 자유기고가이자 시인, 시치유사, 시낭송가이며 얼마 전 까지 사회교육원에서 시를 강의했으며 그리고 올해 연극배우라는 호칭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문단에 나온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대표저서로는 시집9권, 수필집1권, 시낭송시디 18장, 노랫말 70여 편 외에도 함께 낸 작품들이 많습니다. 제 자랑을 하는 것이 뭣하지만 제가 왜 제 약력을 먼저 말하냐구요? 제가 금계중학교를 졸업했기에 시인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금계중학교에서 처음으로 특강을 하기 때문에 저에 대한 것들을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 예의일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후배님들과 만나게 되어 영광이며 감사합니다.
금계중학교! 우리 학교의 상징이 뭐지요? 닭! 닭하면 새벽, 부지런함, 꼬꼬댁 우는 소리, 알, 그리고 금계리, 계삼정 교장선생님을 연상하게 됩니다. 다 연관이 되어 지으신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금계중학교를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삼정 교장선생님께서 일본예술대학 졸업하신 약력을 보고는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분이시기에 학교명도 그렇게 멋지게 지으셨고 월계문을 학교 교정에 감히 세우실 생각을 하셨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닭에서 알들이 나오고, 그 알들이 부화되어 다시 닭이 되듯...어디서든 제 몫을 하는 귀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입니다. 귀한 뜻이 숨겨져 있는 것만큼 우린 금계중학교출신답게 소중한 인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학교 설립이 1950년이며, 19일이면 금계중학교 60주년 행사의 날입니다.
또, 교정에 왜? 월계문을 세우셨을까요? 월계문의 상징은 ‘승리’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1936년 8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후 최고의 승리를 나타내는 월계관을 쓴 손기정옹님처럼. 계삼정 교장선생님께서도 월계문을 바라보며, 통과하며 승리의 꿈과 희망을 키우라는 깊은 뜻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 의미를 잘 알고 가슴에 새길 때 꿈이 더 빨리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며칠 후, 하얀 두루마기에 긴 수염을 기르신 분이 커다란 벼루와 붓을 제게 선물로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당시, 금계중학교 한문선생님으로 재직하고 계셨던 송지영선생님이셨습니다, 여러 번 뵈었기에 송지영선생님의 긴 수염이나 도포 입은 모습이나 하나도 생소하지 않았습니다. 그 인연이 오늘날까지 저와 이어져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서 특강을 하게 되는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푸릇푸릇 벼들이 살랑거리는 논을 지나고, 흙냄새 흠뻑 맡으며 밭을 지나고, 등굣길에 새들이 지저귀는 참나무배기 숲을 지나며 노랠 흥얼거리고, 등굣길에 하얀 운동화 코끝에 내려 앉는 이슬, 흙먼지, 돌길마저도 지금은 너무나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에 감수성을 키워 준 것은 금계중학교였습니다.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지만 미술을 가르치셨던 조영주선생님, 한문의 송지영선생님, 상업부기의 이종옥선생님, 국어의 김정묵선생님 역사의 정기한선생님, 수학의 명지수선생님, 체육의 이국성선생님, 생물의 정형진선생님, 가사의 이춘자선생님...한 분, 한 분 존함을 부르고 나니 가슴 속에 벅차오르는 그리움과 고마움과 죄송함이 함께 솟아납니다.
오늘 제가 후배님들을 만나는 동기로 인해 앞으로 선후배님들을 초대해서 귀한 말씀과 학교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서로 나눌 수 있다면 큰 용기를 줄 수 있고, 또한 끈이 되어 유대관계를 이룰 수 있다면 이 짧은 시간이 귀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선배님은 후배들을 좋은 자리에 이끌어주고, 우리 모교에 사랑도 갖게 되고, 그러면 우리학교가 더욱 발전도 될 것입니다.
제가 18회 졸업이니까, 여러분들과는 40년? 별 차이가 없는 줄 알았는데 꽤 많네요. 저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희망을 잃지 않고, 끝없는 꿈을 꾸고, 도전을 시도했기에 늦게나마 제 꿈을 하나하나씩 이루고 있어 행복합니다. 꿈은 내 삶에게 희망과 행복을 살게 하고픈, 그리고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해줍니다.
후배님들! 제가 정말 간절하게 하고픈 말은, 모든 것들은 해야 할 때, “때”가 있는 것입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구요? 천만에! 앞으로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한 것입니다. 저처럼 글쓰고 싶다구요? 거기에 관련된 공부를 학교공부와 함께 하세요. 화가가 되고 싶다구요? 교수가? 과학자가? 공무원이? 농부가?...학교공부와 함께 열심히 하세요. 절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답니다. 지금의 공부들이 다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면 지금 열심히 하세요. 물론 건강도 함께 챙겨야지요. 긍정적인 마음도 물론이구요.
서른이 넘고서야 공부 할 때를 놓친 것에 대해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어찌나 속상한지 모릅니다.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었어요. 한번 뿐인 내 귀한 인생을 그냥저냥 살다 죽겠구나 생각을 하니 기가 막혔어요. 그 때 이미 내게는 세살, 다섯 살 아이가 있었지요.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영영 못할 것이 분명했지요. 아이 봐 줄 사람이 없을 땐 아이 둘을 데리고 기저귀 가방 메고, 책가방을 메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다니고 졸업을 하고, 그리고 다시 공부를 하고, 또 하고 그리고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공부를 끝냈습니다. 공부는 죽을 때 까지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공부는 학교 다닐 그 나이에 맞게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의 열정은 언제 식을지 모르지만, 아마 죽을 때 까지 식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세요!
“아, 저 김하리선배님은 늦게 공부해도 하고 싶은 일 다 하시네, 뭐! 실컷 놀고 나중에 해야지...”하는 생각, 이 자리에서 싹 물리치세요. 제가 이것을 우리 후배님들께 말하고자 합니다. 늦게 시작하면 그 만큼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것들은 피나는 노력이었어요. 다른 사람 저만치 달려가 성공해서 앉아 있는 자리 밑에 있을래요? 나이 어렸을 때, 편안하게 뒷바라지 해주는 부모님 밑에서, 머리 팽팽 돌아갈 나이에 공부해서 성공할래요? 선택은 우리 후배님 자신들이 하는 것입니다. 때를 놓치지 말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향해 가야 할 목표를 향해 죽어라 정진하십시요!
제가 이번 뮤지컬을 한다는 것을 모 신문과 잡지사에서는 그 나이에 대단하다,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산다고 신문과 잡지에 실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쁨에 앞서 몇 배 피나는 노력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슬픕니다. 후회가 됩니다. 할 때를 놓치지 않고 했더라면 지 금 내 나이가 아닌 훨씬 더 젊은 나이에 할 수 있고, 더 훌륭한 위치에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닌다 해서 절대 기죽지 마세요. 지금은 인터넷시대이고, 글로벌시대라서 자기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의 성공은 우리나라를 위한 발전, 우리 고향의 발전 우리 금계중학교의 발전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들의 금계중학교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태어난 고향, 풍기를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절히 원하고 뜨겁게 도전하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합니다. 우리는 소백산 정기를 받고 태어나 그 어느 곳보다 건강한 체력을 가졌지만 잘 관리해야합니다.
월계문! 우리나라 아니 세계 어디에도 학교교정에 세워진 학교는 아마 한 군데도 없을 것입니다.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십시요!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스승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을 때 공부도 잘되는 것임을 명심하십시요! 승리하는 금계인 되길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19일 날 60주년 기념으로 제가 축시를 낭송하게 되겠는데, 그 시는 그 날 들어보기로 하고, 55주년 때 축시를 쓴 것을 낭송하는 것으로 끝을 맺겠습니다.
너희, 금계인은/김 하 리
너희, 금계인은
세상의 어둡고 추운 곳에
밝고 따뜻한 사람이 되거라
희망을 주어라
너희, 금계인은
소백산 정기를 받았으니
어떤 어려움 닥쳐와도
능히 이길 수 있으리니
너희, 금계인은
우주를 품은 알이니
세상을 향한 탄생과 기상은
밝아오는 새벽처럼
영원불멸하리라
고결한 높은 이상과
굳은 의지로 너희, 금계인은
세상의 밝은 등불이 되어라
따뜻한 사랑이 되어라
아
자랑스러운 금계중학교여!
자랑스러운 금계인들이여!
*2010년 6월 14일 특강한 내용으로 요약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