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에 꽃들 저만큼 노란 생강나무꽃 여기 분홍 진달래꽃
피어나더니 비바람 불고 우박, 진눈깨비, 함박눈
퍼부어댄다.
사람 사는 일도 때로 그러하리
뜰 앞에 청매화꽃 홀로 피어 그 눈보라 다 아랑곳하지 않는구나
찻물을 달여 설중매 한 송이 차 한 잔 마시네
남실 기울이는 푸른 찻잔에 바람과 구름과 별빛
청춘의 여름이며 노을 붉던 가을
폭설의 지난겨울이 파랑을 이루며 찰랑거리네
문득 풍경 한 편을 떠올려보네
살아 지은 죄 안고 다시 돌아가는 날
한그루 어린 나무 아래 누워야겠다 생각하네
그 나무의 가지가 되고 푸른 잎이 되어
새들의 노래에 귀기울여야겠네
사과나무라면 사과꽃을 피우겠네
감나무라면 붉은 홍시를 꽃등처럼 내달겠지
고운 꽃의 향기라면 바람 불러모아 구석구석 나누겠네
가지마다 익어간 열매들로 어느 가난한 아이의 배를 채우겠네
살아서는 다 쓰지 못한 나의 시한편
나 그때서야 한 그루 나무의 꽃으로 세상에 전하겠네
박남준
첫댓글 글도 사진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역쉬~~~^^
그러게요.
어느 나무아래를 꿈꿔볼까나...
그 어느곳에 누구에게라도 갈 수 있도록~~~
SAME. same.
차는 시인님 칭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