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

[꽃비(송미숙)]

눈 덮인 숲에 있었다

어쩔 수 없구나 겨울을 건너는 몸이 자주 주저앉는다

대체로 눈에 쌓인 겨울 속에서는

땅을 치고도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묵묵히 견뎌내는 것

어쩌자고 나는 쪽문의 창을 다시 내달았을까

오늘도 안으로 밖으로 잠긴 마음이 작은 창에 머문다

딱새 한 마리가 긴 무료를 뚫고 기웃거렸으며

한쪽 발목이 잘린 고양이가 눈을 마주치며 뒤돌아갔다

한쪽으로만 발자국을 찍으며 나 또한 어느 눈길 속을 떠돈다

흰빛에 갇힌 것들

언제나 길은 세상의 모든 곳으로 이어져왔으나

들끊는 길 밖에 몸을 부린 지 오래

쪽문의 창에 비틀거리듯 해가 지고 있다

박남준

[지금이순간(범윤경)]

고맙습니다.
잘 읽었어요~ 맘에 남습니다...♡

[아델(고미정)]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이 생각나요~~

[이미경]

세상은 진작에 쓸쓸하고 적막하였다.

[깻잎(이현주)]

저는 이제 적막하면 바이칼이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