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효차인 흑차를 설명하기에 앞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이차를 중심으로 흑차를 설명한다.
1)보이차
중국차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차중의 하나이다. 차의 6대 분류상 흑차에 속하며 중국의 운남성이 주산지이다. 그이름은 "보이현"이라고 하는 생산지가 아니라 집산지의 이름을 따서 붙여지게 되었으며, 지금 보이현을 중심으로 많은 차가 생산되는데 녹차는 보이녹차, 청차는 보이청차, 홍차는 보이홍차라 이름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보이차는 현지에서는 보이 발효차 혹은 칠자병차등으로 불리운다. 대표적인 보이차로는 일곱 개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놓은 칠자병차, 벽동모양의 전차, 버섯모양의 긴차, 심장모양으 타차,금과라는 과일모양의 금과차와 죽통속에 보관한 죽통차, 천량을 한단위로 한 보이천량차등이 있다. 지금 열거한 차들은 어 떤 모양을 가지기 위해 눌러서 덩어리로 만들어 놓은 긴압차이며, 그 긴압(緊壓)이전의 것을 산차(散茶)라 한다. 그리고 쇄청녹차인 모차에 긴압을 한 후 산화 과정이 진행된 후발효의 청병(靑餠)과 쇄청녹차인 모창에 다시 수분을 공급하여 미생물 발효를 진행시킨 숙병(熟餠)이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청병과 숙병이다. 지금 우리에겐 건창(乾倉)이냐 습창(濕倉)이냐 하는 문제가 보이차를 이야기하면 먼저 거론이 되는데 그것은 청병과 숙병이라고 하는 차를 만들어놓고 난 후의 보관에 관한 문제 이므로 먼저 청병과 숙병의 문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한다. (청병과 숙병을 이야기할때 청차(생차)혹은 숙차냐 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청병과 숙병이냐 라는 병차를 거론 한것은 6대 분류상의 청차와 혼돈을 피함과 중국 현지에서 대체로 그렇게 불리기에 부득이 청병, 숙병 이렇게 분류를 했음)
** 보이청병
명품의 청병은 재료의 우수성을 들 수 있다. 지금과 같이 관목의 차엽이 아니라 교목의 차수에서 채엽한 유효성분이 뛰어난 차엽이었다는 것이다. 교목의 차엽은 흔히들 차성이 강하다고 한다. 차나무와 뿌리를 같이한 녹나무, 장나무 등의 향이 베어 있다고 하는데, 오늘날 실제 채엽한 교목의 생엽향은 우리들 상식의 생엽 향이 아니라 강하고 신선한 푸른 나뭇잎 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예전 이런 교목들에서 생산 되었던 보이차들이 지금 명품의 반열에 들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럼 청병의 제다법을 살펴보자
우선 앞에서 설명 했다시피 생엽을 채엽해 쇄청녹차를 만들고 그 모차에 증기를 쐬어 틀에 눌러 일정한 형태로 만들면 일단 보이청병이 완성된다. 그런 후 보관하는 동안 산화작용에 의한 변화를 가짐으로 후발효차라 이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청병의 제다에 많은 문제점들이 생기게 된다.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차 생산의 증가를 위해 교목을 베어내고 관목으로 품종을 바꿨으며, 수제작이던 많은 부분을 기계화 하게 된것이다. 서두에서 얘기했다시피 예전 청병의 우수성을 교목의 차엽, 즉 재료의 우수함에 두었는데 이런 변화를 거치며 그 명성을 점점 잃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70년대 초반, 새로운 제다법인 미생물 발효의 숙병이 탄생하게 된다.
** 보이숙병
이 미생물 발효차인 숙병은 1973년 오래 묵힌 청병의 맛을 쫓아 개발됐다고 한다. 그들의 개발의지대로 초창기 보이숙병의 향미는 보이청병의 향미에 많이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생산되는 청병이나 숙병이 오래 묵혔다고 해서 그 옛날의 명성을 회복하기란 좀 곤란하다고 본다. 첫째, 생엽 자체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지금도 교목의 차엽으로 생산하는 청병이나 숙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나기가 아주 어렵다. 둘째, 숙병의 제다에도 개발 당시와는 달리 제다공장의 기계화와 가옥구조등의 변화로 많은 부분이 이전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숙병의 제다과정을 살펴보자. 앞에서 설명한 청병을 만들기전 모차를 쌓아놓고 물을 뿌려 모차의 수분율을 20%정도 되게 한 다음 그 차엽을 잘 섞어 주고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잘 유지시켜주기 위해 천으로 덮어준다. 이렇게 해서 1주일 쯤 지나면, 육안으로 발생미생물을 볼 수 있으며 이때 발생 미생물 중 모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은 국군류이다. 그리고 이때쯤 뒤번지기를 해주어 전체의 모차에 공기를 유통시켜 호기성 발효가 진행되게 유도함과 더불어 발생 미생물이 고루 번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 그런 다음 발효의 진행상태를 보아 이 뒤번지기 작업을 4-6회 가량 해주면서 목표 수준의 발효가 완성되었을 때 마지막 공정인 건조를 해주면 일단 숙병의 산차가 만들어 지게 된다.
위의 글처럼 간단히 설명해 보았지만, 실제 숙병의 제다는 무척이나 까다롭다. 온도와 습도에 따른 발효의 진행 및 향미의 변화, 무엇보다 생엽의 상태에 따른 변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산차에 증기를 쐬어 긴압을 한 다음 발생할 수 있는 매변을 방지하기 위한 건조등 까다로운 부분들이 많지만, 흥미 있는 것은 온도와 습도의 변화로 향미를 변화시킬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부분이야 전문제다를 하는 이들에게 해당하는 말들이지만 알아둬도 유익한 상식이라고 본다.
이상에서 설명 했다시피 보이차를 크게 두종류로 구분하여 청병과 숙병으로 구분했지만, 지금 생산되는 보이차를 보면 반숙(半熟)이라는 이름으로 숙병의 제다과정 중 특정한 시점에서 발효를 중단시켜 청병의 성질과 숙병의 성질을 함께 가진 차들도 있다. 제다기술의 발전이라 하겠다.
-다정의 茶이야기 중에서
다정 박기봉 - 제다 연구가이며, 중국의 차 산지를 다니며, 제다를 공부, 연구했으며, 지금은 온천동에 자리한 좁지한 넓은 다실 봉산다실에서 차를 가르치고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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