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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萬里長城) 이야기
흔히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은 '만난 지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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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원래의 어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 중국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계획을 세우고
기술자와 인부들을 모은 후에
대 역사를 시작했을 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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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젊은 남녀가 결혼하여 신혼생활 한달여 만에
남편이 만리장성을 쌓는
부역장에 징용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 일단 징용이 되면 그 성 쌓는 일이 언제 끝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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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부 정도는 인편을 통해서 알 수야 있었겠지만, 부역장에
한 번
들어가면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나올 수 없기 때문에 그 신혼부부는 생이별을 하게 되었으며, 아름다운 부인은 아직 아이도 없는 터이라
혼자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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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을 부역장에 보낸 여인이 외롭게 살고있는 외딴 집에
어느날 지나가던
나그네가 찾아 들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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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나이 쯤 되어 보이는 사내 한사람이 싸릿문을
들어서며 "갈 길은
먼데 날은 이미 저물었고 이 근처에 인가라고는 이 집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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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간이라도 좋으니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 주십시오
- "하고 정중하게 간청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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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네가 혼자 살기 때문에 과객을 받을 수가
- 없다고 거절할 수가 없었던 이유는 주변에는 산세가
- 험하고 인가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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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바느질을 하고 있는
- 여인에게 사내가 말을 걸었죠.
- "보아하니 이 외딴집에 혼자 살고 있는듯 한데
사연이 있나요?" 라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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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숨길 것도 없고 해서
남편이 부역가게 된 그 동안의 사정을 말해
주었죠.
- 밤이 깊어가자 사내는 노골적인 수작을 걸었고,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
여인과 실랑이가 거듭되자 더욱 안달이 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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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습니까?
그대가 돌아올 수도
없는 남편을 생각해서 정조를 지킨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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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우리는 너무 젊지 않습니까?
내가 당신의 평생을 책임질
테니 나와 함께 멀리 도망가서 행복하게 같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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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는 별별 수단으로 여인을 꼬드기 시작
- 했었죠 하지만 여인은 냉랭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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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는 그럴수록 열이나서 저돌적으로 달려 들었고,
여인의 판단은 깊은
야밤에 인적이 없는 이 외딴 집에서 자기 혼자서 절개를 지키겠다고 저항한다고 해도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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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일단 사내의 뜻을
받아들여 몸을 허락하겠다고 말한 뒤, 한
가지 부탁을 들어달라고 조건을 걸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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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가 번쩍 뜨인 사내는 어떤 부탁이라도
다 들어줄 테니 말해 보라고
했고.
- 여인은 "남편에게는 결혼식을 올리고
잠시라도 함께 산 부부간의 의리가
있으니 그냥 당신을 따라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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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제가 새로 지은 남편의
옷을 한 벌 싸 드릴 테니 날이
밝는대로 제 남편을 찾아가서 갈아 입을 수 있도록 전해 주시고 그 증표로 글 한 장만 받아 달라는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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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살아서 만나기 힘든 남편에게
수의를 마련해주는 기분으로 옷이라도
한 벌 지어 입히고 나면 당신을 따라 나선다고 해도 마음이 좀 홀가분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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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제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 오시면
저는 평생을 당신을 의지하고 살
것입니다. 그 약속을 먼저 해 주신다면 제 몸을 허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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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의 말을 듣고 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마음씨 또한 가상
한지라 좋은 여인을 얻게 되었노라 쾌재 부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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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이게 웬 떡이냐''''
하는 심정으로 덤벼들어
자신의 모든 것을 동원해서 욕정을 채운 후 골아 떨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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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는 아침이 되어 흔드는 기척에 단잠을 깨었죠.
밝은 아침에 보니 젊고
절세의 미모에다 고운 얼굴에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니 양귀비와 같이 천하 미색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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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는 저런 미인과 평생을 같이 살 수 있다는
황홀감에 빠져서 간밤의
피로도 잊고 벌떡 일어나서 어제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길 떠날 차비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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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사내가 보는 앞에서 장롱 속의 새 옷 한 벌을 꺼내
보자기에
싸더니 괴나리 봇짐에 챙겨 주는 것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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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 마음은 이제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심부름을
마치고 와서 평생을 해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걸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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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부역장에 도착하여 감독관에게 면회를 신청하면서.
옷을 갈아 입히고
글 한 장을 받아 가야 한다는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감독관이 "옷을 갈아 입히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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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장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한 사람이 작업장을
- 나오면 그를 대신해서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
- 규정 때문에 옷을 갈아 입을 동안 당신이 잠시 교대를
- 해 줘야 가능하다" 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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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는 그렇게 하겠노라 하고
여인의 남편을 만난 사내는 관리가
시킨대로 대신 들어가고 그에게 옷 보따리를 건네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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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옷을 갈아 입으려고 보자기를 펼치자
옷 속에서 편지가
떨어졌습니다.
- "당신의 아내 해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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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 옷을
- 전한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외간 남자와 하룻밤 같이 자게 된 것을
- 두고 평생 허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서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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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옷을 갈아 입는 즉시 제가 있는 집으로
- 돌아오시고 혹시라도 그럴 마음이 없거나 허물을
- 탓하려거든 그 남자와 교대해서 공사장 안으로
- 다시 들어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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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부역장에서 빼내 주기 위해서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다고 고백을
듣지만 그것을 용서하고 아내와 오손도손 사는 것이 낫지, 어느 바보가 평생 못나올지도 모르는 만리장성 공사장에 다시 들어가서
교대를 해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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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은 옷을 갈아 입고 그 길로 아내에게 달려와서
-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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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말로 하룻밤을 자고 만리장성을 다 쌓은 것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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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많은 인간사에서 이처럼 다른 사람이
나 대신 만리장성을 쌓아준다면
다행한 일이겠지만,
- 어리석은 그 사내 처럼 잠시의 영욕에 눈이 어두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의 만리장성을 영원히 쌓아주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요!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다란 메세지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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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제공▶청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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