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야외활동은 물론 특히 캠핑에 있어서는 쾌적함을 보장하는 더없이 좋은 날들이다.
이런 좋은 가을날에 정선과 동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번 여행을 떠나보기로 하자!
아라리의 고향 정선은 산수 좋기로 이름난 곳이고,
동강에 푸른 물줄기는 자연생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는 너무 많은 것을 계획하고 바쁘게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정선 땅을 한번만 올 곳도 아니기에 이번에는 병방치 스카이워크와 정선5일장만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큰 목적으로 동강 최상류에서 카약킹을 할 것이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네 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모여든다.
명사십리가 아니라며는
해당화는 왜 피며
모춘삼월이 아니라며는
두견새는 왜 우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2012.09.20(목) 첫날
정선과 동강 최상류인 조양강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가리왕산자연휴양림이 최적지로 파악되었다.
가는 도중에 병방치 스카이워크를 둘러본다.
병방치 스카이워크는 정선읍 북실리 병방산(861m)에 위치하는데, 동강의 비경과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절벽단애에 유리 전망대를 세워 이색체험을 할 수 있다. 유리문 밖에서는 무료로 볼 수도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려
면 입장료 5,000원을 받는다. 그리고 짚와이어를 타고 절벽을 내려가는 것은 40,000원을 받는다.
내일 저 아래 푸른 강줄기에서 카약을 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경치는 너무도 기가막힌 곳인데, 과연 잘 탈 수 있을까?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에 사이트를 구축했다.
데크 사이즈는 360*360도 있고 360*370짜리도 있어 제법 넓은 편인데 전체공간은 주차까지 하려면 크지는 않다.
식탁도 마련되어 있고 파쇄석이 깔려 있어 편리하다. 샤워장도 따뜻한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온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평일이라 아직은 한산한 모습이다. 그러나 명품 휴양림답게 곳곳에 캠핑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이트 구축 후 시간이 남아 우선 주위 숲 속을 둘러보기로 한다.
휴양림 계곡물이 시원하고 세차게 내려온다.
지지난 겨울 가리왕산을 산행 차 왔던 때 하고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1야영장의모습.
이곳은 오토캠장이 아니라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지만 자연과 더욱 가까운 곳이고 데크나 식탁 등이 있고, 화장실, 샤워실도
구비되어 있다. 가족의 편리성과 안전성으로 보자면 오토캠장이 나을 것이고 쏠갬이나 조용한 전원을 바란다면 이곳이 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조금은 으시시하다.
1야영장과 연결된 야외공연장. 시설이 잘되어 있다.
휴양림 안에 이런 민간시설도 있는데 무슨 연유가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휴양림 생기기 전부터 있던 집이겠다는 추측만 들
뿐이다.
얼음동굴.
다시 야경으로 물든 오캠장으로..
오리훈제를 구워 저녁을 먹고..
참고로 장작은 필 수 없어도 숯불은 가능하다.
그러나 기름 많은 오리는 역시 백마표 삼겹살구이팬이 최고다.^^
식후 배가 불러 아래 동네로 또 산책을 나간다.
다리를 멋지게 꾸며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를 한편 보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소리는 이어폰으로..^^)
◐…2012.09.21(금) 둘째날
캠장에서 여유로운 아침을 맛보며 동강에 카약을 띄우기 위해 9시반에 출발한다.
동강 최상류인 조양강 광하교에서 점재까지 약 19km 정도의 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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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 동강 광하교~점재 카약킹 ♣
동강 최상류인 조양강 광하교에서 론칭을 시작하여 점재까지 약 19km를 카약킹하려고 정선 가리왕산휴양림에 사이트를
구축했다. 캠핑을 겸하면서 오늘은 카약여행을 떠나보자! 요즈음 계절은 물이 풍부한 계절이라 카약타기에는 최적격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강의 물줄기는 홍천강보다는 빠르고 급류도 많지만 래프팅을 많이 하는 중하류지역은 3급정도 되고 최상류인 이곳은 2급
정도의 급류로 판단된다. 한탄강 중하류 정도의 급류와 비슷할 것 같다.
그러나 한탄강은 주위에 도로나 탈출구가 별로 없고 군사지역이라 위험이 많은 반면 동강은 강 따라 주변도로가 잘 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요소는 적은 편이다. 홍천강만 2번 정도 탄 와이프가 과연 이 코스를 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는데, 동강
에서는 이 구간이 그래도 가장 급류가 적다는 판단아래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사전에 동강로를 따라 자동차로 면밀히 물살과 위험요소를 답사하고 랜딩지점에 자전거를 셋팅하느라고 12시 넘어서야 배를
띄울 수 있었다.
출발지점인 광하교 아래 서울래프팅.
평일이고 시즌이 지나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카약 2대에 바람을 넣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땀 좀 흘리고~
광하교에서..
<동영상 - 출발하자마자 10분만에 가장 센 여울을 만나고..>
머리 위 높은 산정에는 병방치 스카이워크가 보인다.
어제는 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가슴을 설레였다.
우리의 모습도 저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지 환호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동영상 - 물살이 빠르고 좁은 급류구간 통과>
처음부터 센 여울을 두번씩이나 만나 혼비백산을 한다.
자동차에서 보기와는 영 딴판이다.
와이프는 두어번 뒤집힐뻔 하다가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나는 즐기며 탈만했는데 와이프 걱정으로 긴장이 되기는 마찬가지 상황이다.
<동영상 - 여울이 아니라도 빠른 물살>
여울이 아니라도 물살 자체가 빠르다 보니 속도감은 좋은 편이다.
시간도 상당히 단축될 것이다.
<동영상 - 자주 나타나는 급류구간>
여울은 한탄강 처럼 자주 나타나서 재미를 더하지만 긴장할 경우는 힘이 드는 법이다.
다행히 처음 두번에 급류보다 비슷한 것은 있어도 더 센 것은 없었다.
가수리.
동남천과 합류되는 구간으로 이곳에서부터 조양강은 비로소 동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예전에 한강까지 뗏목을 띄운던 바로 그 물길이다.
<동영상 - 산은 또하나의 진실을 江心에 묻고..>
늘 한자리 심지 곧은 산
푸른 침묵을 내려놓고
풀잎 순수의 웃음으로 강과 마주 앉아
흘러간 봄빛 별을 노래한다.
바위 기둥으로, 고원의 지붕으로
외길을 달려온 산 등마루
새는 날아가고, 나무는 홀로 일어서고
산은 여전히 그 자리 오롯이 앉아
안개꽃 우수로 떠는 솔향기
강물은 피아니시모로 흐르고
익은 물여울은 산허리를 휘돌아
마음팍 동토를 녹이는데
목숨처럼 지켜온 자존의 탑 하나
품고 흔들리는 적막
오를 만큼 오르고도, 채울 만큼 채우고도
빈터로 기우는 가슴
실바람에도 속절없이 베이고
애상에 눈 감은 산, 오늘은
적멸의 강 소나타에 귀를 열고는
또하나의 진실을 江心에 묻고 고요한데
베어진 가슴 사이로 숨어 발하는 빛
훨훨 날개치는 청학의 울음이다 <산은 또하나의 진실을 江心에 묻고 - 김윤자>
랜딩지점인 점재가 가까울수록 여울도 많아지고 급류도 거세진다.
약 3시간에 걸쳐 무탈하게 점재에 도착한 와이프.
몇 번인가 위험한 고비를 잘 넘기고 안착했다.
처음에 모르고 탔다가 이렇게 무서운지 알았으면 못탔을 거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자신감이 생긴 것이 아니라 물이 더욱 무서워진 와이프..
그래도 그 정도 해낸 것이 보통사람으로서는 드문 일인 것 같다.
나는 또 자전거를 타고 온 길을 되집어 차를 회수하러 가고 그동안 와이프는 배를 말린다.
사전에 자동차로 답사를 해보았지만 동강은 처음이라 긴장감이 있었고 와이프에 안위도 걱정이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다음에는 동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보다 여유와 평화로움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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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넘치는 동강 카약을 성공리에 마치고 의기양양해서 휴양림으로 돌아온다.
캠핑 온 목적의 2/3는 성취한 것이다.
배고픈 김에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소주를 사온 다는 것을 깜박 잊어 그냥 맥주를 마셨다.
오리구이에 김치를 넣었더니 얼마나 맛있던지..
나중에는 찬밥을 넣어 같이 비벼 먹었다.^^
휴양림의 야경.
금요일 저녁이라 빈 사이트가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오늘도 영화 한편을 보고 피곤한 김에 깊은 잠에 골아 떨어진다.
◐…2012.09.22(토) 세째날
오늘은 짐 싸는 날이다. 카약도 말리고..
그 사이 다시 휴양림 곳곳을 둘러본다.
1야영장에도 텐트가 들어서고..
너무도 청정한 숲 속의 향기가 몸을 감싸주어 머리는 맑고 몸은 가볍기 이를 때 없다.
산 중턱으로 둘레길처럼 나있어 적절한 운동과 더불어 깊은 산 속에서 아주 좋은 산림욕을 할 수 있었다.
휴양림을 나와 찾아간 곳은 정선5일장.
2,7일이 장날인데, 오늘이 22일이고 토요일이라 상당히 붐빈다.
추석명절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일 것이다.
정선5일장.
버섯, 나물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다.
이번 캠핑은 가리왕산자연휴양림에 깊은 자연미를 간직한 아름다움과 동강이 주는 동화 같은 풍경을 마음껏 만끽한 나름대로는
秀作의 여행이었다. 와이프도 가장 멋진 휴양림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돌아오는 길에 동강로를 따라 가며 카약하던 곳을 둘러보았다.
와이프는 저런 급류를 내려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지 아직도 가슴을 쓸어 내린다.
♣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정보
- 전화 : 033)562-5833
-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 2-1
♣ 휴양림 위치도
♣ 휴양림 배치도(제3야영장이 오토캠핑장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