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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찾기 시작한 정자와 의자>
휴대폰 찾기
교정 곳곳에 낙엽이 쌓이기 시작한다. 밤나무, 도토리나무, 참나무, 아카시아 나무 등 각종 나뭇잎이 사명을 다하고 이제는 바닥으로 내려온다.
바쁜 금요일 오후 시간이다. 여러 가지 일들을 마무리하고 퇴근 시간에 맞추느라 정신이 없다.
청소, 주간 안내, 알림장을 올리려면 정신을 차려야 한다. 한 학급생이 교실에 들어와서는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말한다.
사연을 들은즉 학교 동산에서 놀다가 보니 휴대폰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청소를 하다가 도구를 젖혀놓고 함께 동산을 찾아갔다.
들어보니 낙엽이 쌓인 동산에서 여러 친구와 놀았다는 것이다.
낙엽이 제법 쌓인 동산, 어디에서 그 작은 휴대폰을 찾을꼬? 의자 사이를 돌아보고는 포기할까 생각하였다.
"논 곳을 말해 보아라." "저쪽 언덕까지 올라가서 놀았어요." "휴대폰은 진동이냐, 울림이냐?" "진동이예요."
'아! 어찌할꼬?' 참 난감하였다. 비록 작은 동산이지만 '어느 곳에 휴대폰이 자리잡고 있을까?
정말 휴대폰을 잃은 것인가? 찾을 가망이 있는 것인가?' '아무래도 찾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언덕을 향하여 낙엽을 발로 차면서 올라갔다.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을 발로 낙엽을 차면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낙엽 밑에서 하얀색 네모난 휴대폰이 보였다. 한쪽은 검정색, 한쪽은 흰색의 사각 휴대폰이 있지 않은가!
25년 전의 일이 생각났다. 교무실에 교무실과 행정실을 같이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행정실 직원이 갑자기 외쳤다.
"어머! 어머! 내 눈! 내 눈!!" 콘텐즈 렌즈가 눈에서 빠져 튕겨 나갔다는 것이다.
시멘트 바닥에, 넓은 교실에서 어떻게 찾느냐며 난감해 하였다.
내가 찾아주겠다며 눈에 힘을 주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교무실 바닥, 책상 위, 의자, 책상 벽 등.
책상 벽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콘텍츠 렌즈였다.
<저 방향의 낙엽 속에 휴대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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