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보다
임보
내 해골이 참 흉측하다
이[齒]는 몇 개 보이지 않고
이빨이 있어야 할 자리에
시커먼 쇠막대들이 군데군데 꽂혀 있다
임플란트를 해 넣은 자린가 보다
나는 지금 치과병원의 진료의자에 누워서
눈앞에 걸려 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있다
나는 타고난 이빨의 거의를 잃어
몇 개의 임플란트를 심고 거기에 틀니를 걸어
연명하고 있는 실정―
얼마 전엔 내시경으로
자신의 대장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붉은 동굴에 들어간 탐험대처럼
스스로 제 몸 속을 여행하면서
눈부신 신비경에 경탄키도 했건만…
오늘은 깨진 윗틀니를 수리하러 와서
(지금 상 하악의 모형을 뜨고 있는 중)
나는 내 해골을 보고 있다
장차 살을 털어낸 내 육신의 정체가
저런 형상이려니 생각하니 허탈키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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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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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다 / 임보
운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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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2
17.10.14 08:5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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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인체. 또한 자연의 일부인 것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여행하며 해골을 많이 보아서 그런지 이상하게 정겹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화장을 하면 해골도 없어지고 재만 한 줌 남게되니 좀 아쉽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