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블랑
임보
광화문 근처의 예식장을 찾아간다
예식장이 아니라, 웨딩홀 루드블랑
트윈트리 타워 A동 B2라고 하는데
하늘을 찌르는 빌딩의 숲들 속에
번쩍이는 쌍둥이 유리건물들이 많아서
몇 군데를 기웃거리다 겨우 찾는다
예식장, 아니, 웨딩홀이어서 서양식 이름인가?
강남의 유명한 웨딩홀을 검색해 보았더니
엘타워·더라빌·드레스가든·더파티움·더화이트베일·
마리드블랑·더채플앳청담·스칼라티움·Y타워·더포레…
노린내 풍기는 낯선 이름들
요즘 취향이 다 이런가 보다
가까스로 루드불랑(Rue de Blanc : 순백의 길)을 찾아
혼주의 얼굴만 잠시 보고
식권을 받아들고 식당에 들어가
낯선 손님들과 섞여 앉아
진행되는 예식을 스크린에서 힐끔힐끔
스테이크에 국수를 먹으며 생각한다
이러다간 머잖아 신랑 신부의 이름도
안토니나 로라로 바뀌는 게 아닐까?
사람의 이름뿐만 아니라
거리며 강이며 산의 이름도
서양물이 들어갈지 모르겠다
소월로가 지드-스트리트로
한강이 한-세느로
북한산이 그린-알프스로
세계연방국이 되어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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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그렇습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세상의 풍조이니 억지로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
노린내 풍기는 낯선 이름들ᆢ
제 눈 감기 전,
선생님과 같은 저런 싯적 표현이
한번 만이라도 나올까
문득 생각해봅니다ㅎㅎ
그런 노린내 풍기는 이름들을
이젠 자연스럽게 보아주는
시선들도 염려됩니다ᆢ
추위에 건강조심 하십시요^^*
이젠 온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다 보니 젊은이들의 의식이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군요.
서양물을 먹은사람은 유식쟁이가 되고 한국물만 먹은사람은 무식쟁이가 되겠습니다. ㅎㅎ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그런가 봅니다.
저는 누드 블랑인 줄 알았습니다.ㅎ
세계화로 뻗어 나가며 활동무대를 넓히는 것은 좋은데, 정신마저 팔리는 듯하여 씁쓸합니다.
유식하고 현대화된 "척"하는 부끄러운 풍조가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구적 단어나 이름은 우러러 보는데 일본어 단어가 나오면 매국노로 단죄하는 풍토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요?
서구 풍조에 기운 것도 일종의 사대주의 경향이 아닌가 싶어 민망스럽기도 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말인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서구의 풍조가 너무 기승을 부린 것 같지요?
번화가 거리는 이미 세계연방이 되었는가 봅니다.
그래요. 한국인지 이국인지 잘 구분이 안 됩니다.
이제 다문화가정이 우리나라 가정의
한 부분을차지하고 세계는 하나라는
고리로 연결되어 있으니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노릿내가 나더라도
시류를 거스릴 수야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