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Vanessa-Mae). 그녀는 클래식과 록의 경계를 넘어섰다.바네사 메이(Vanessa-Mae)라는 젊고 매력적인 여성 바이올린니스트의 경우도 순수 클래식에서 ‘테크노 아쿠스틱 퓨전(techno-acoustic fusion)’이라는 용어마저 상당히 포스트모던적인 장르로 진입한 음악가이다.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클래식음악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10살에 이미 베토벤(Beethoven)과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해 기네스북에도 오른 신동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더 이상 우아한 드레스도 입지 않고,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같은 명기도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격조 있는 오케스트라를 상대로 자신의 탄탄한 기량을 선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본 바네사 메이의 모습도 안네 소피 무터(Anne Sophie Mutter)나 장 영주와 같은 클래식한 이미지는 결코 아니었다. 미니스커트에 하얀 부츠를 신고 하얀 전자 바이올린과 활을 양손에 치켜들고 남자 무용수(?)들로부터 떠 받들려져 등장한 바네사 메이는 여느 대중스타에 못지않은 ‘감각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주 내내 마치 록 스타(rock -star)들처럼 무대를 뛰거나 요염한 자세로 자신의 록밴드 멤버들과 음악을 만들어 나갔다. 그녀의 비주얼 이미지나 연주는 모두 클래식과 록의 경계를 무시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