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일시 2010.4.25. 09:00
대회 장소 미사리 경정장
대회 기록 4:37:37 (배번 127. 날씨 좋음)
오늘은 내가 대망의 풀코스 100회 완주를 실현하는 날이다.
99년도 마라톤을 시작하였고 2002년도 첫 풀을 뛴 후 오늘까지 각종 대회에 147회 참가하였고 그 중 풀코스를
100번째 뛰는 것이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한강달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축하 동반주를 해주시고 세일학원 교직원과, 광주상고 동창들도
응원하러 오겠다 한다.
또한 이곳은 2008년 이 대회에서 환갑 넘은 나이로 3시간27분 개인 최고기록을 갱신하고 감격했던 추억이 있어
100번의 의미를 더 빛나게 하는 것 같다.
아침 일찍 윤우로 회원 아드님이 태워다주어 편하게 대회장에 도착하니 7시 조금 넘었다.
윤본부장과 함께 커다란 나의 마라톤사진이 인쇄된 100회 완주 축하 프랑카드를 도롯가 나무에 달고 탈의실 앞에서
기다리니 우리 회원들이 하나 둘 도착하신다.
나와 함께 뛰겠다고 뱅쿠버국제마라톤을 포기하고 비행기 타고 온 정희진 친구도 나타났다.
그동안 카페에서 소식을 주고받다가 몇년만에 만나니 너무도 반갑다.
우연히 오늘 또 하나의 100회 완주자 100회클럽의 김영한씨도 만나 자축의 악수를 했다.
우리 회원들과 기념촬영 후 출발선에 섰다.
오늘 참가자는 총17,000 여명 이라고 하니 규모로는 준 메이저 대회이다.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적당하여
금년들어 최고의 마라톤 날씨를 보이고 있다.내가 100회 한다고 날씨 마저도 축복을 내리는가 싶다.
오늘은 회원 전원이 동반주하기 때문에 출발도 나란히 했다.
국민은행 후배 김기운도 23키로까지 동반주 해준다.
모두가 함께 달리니 계속해서 이야기들이 쏟아진다.이렇게 도란도란 달리는 것도 처음이다.
25키로가 지나면서 모두들 힘이 드는지 말수가 줄어들고 동반주 대열도 흐트러진다.
나는 일부러 천천히 가려고 급수대마다 간식을 2개씩 먹으며 회장님과 동반주 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속도를
안늦추고 계속 앞서간다.회장님께서 "김정덕이 앞에 간 줄 알고 뛰는 것 같다"하시기에 잡으러 갔더니 그건
아니었다.회장님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진 탓이었다.
앞서 가봤자 골인지점에서 만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다가 다시 회장님하고 보조를 맞추었다.
회장님은 오늘도 걷지 않고 끈질기게 달려가신다.
나는 원래 빨리 뛰던지 걷던지 해야 하는데 보조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시간은 흐르고 드디어 골인아치가 보이고
우루루 한강달 회원들의 프랑카드를 앞세운 동반주가 시작되고
세일학원 교직원들이 몰려들고
우리 동창들이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난리가 났고 나역시 흥분되어 제정신이 아닌 채 골인하게 되었다.
그 틈에서 토달마클럽 회장 박형량이 나타나 스치로폼 그릇에 막걸리를 담아와 마시라 한다.
연락도 안했는데 사람이 좋아서 프랑카드를 보고 3시간 가까이 기다린 것 같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의 100회를 축하해주니 고맙고 백마 탄 왕자가 된 기분이다.
우리는 한참동안 환희를 나누고 사진 찍고 하다가 천호동으로 발길을 돌렸다.회식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회식 장소는 그저 교통 좋고 찾기 좋은 곳을 선택하다보니 음식 수준도 모르고 정했기에 염려스럽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1.2차로 나누어 회식을 해야 한다.
먼저 1차는 우리 학원 교직원과 동창들이 합석을 했고 건배와 함께,박수와 함께 학원 원장들이 200만원짜리
금두꺼비(1냥)와 크리스탈 상패를 증정한다.갑자기 家寶級의 선물을 받으니 까무라칠 일이다.
이제 은퇴해야 할 나에게 이렇듯 큰 상을 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또 우리 동창들은 20만원짜리 마라톤화를 상으로 주는데 이 일을 또 어쩌면 좋은가?
은혜는 차차 갚기로 하고 감사합니다 많이 잡수십시요 밖에 할 말이 없다.
많이 사양했지만 30명에게 잔을 돌리다 보니 나도 꽤 많이 받아마셨다.
한참 열을 올리다가 김유선에게 뒷마무리를 부탁하고 본행사장인 한강달 회식장소로 옮겨왔다.
윤우로님의 사회로 경력 소개에 이어 회장님으로 부터 금메달(7돈)을 수여받았다.
참으로 의미가 큰 100회완주 금메달이다.앞으로 영원히 받을 수 없는 금메달이다.
지나온 나의 마라톤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금메달이다.
보스톤마라톤.동경마라톤.영하의 날씨에서 눈길을 달린 금강산마라톤도 눈에 선하다.
인제 양구 화천 철원 등 민통선을 넘어 언덕길을 달린 전방마라톤도 눈에 선하다.
6 7 8월의 혹서기, 12 1 2월의 혹한기에도 일요일마다 전국 대회장을 쫓아다닌 열정도 있었다.
정선의 가리왕산 산악마라톤은 말할 것도 없고 대전 계족산,서울 남산,과천 대공원도 힘든 코스였다.
2001.7월에는 최근 유명해진 백령도를 한바퀴(하프) 달리고 풍랑 때문에 배가 못들어와 폐교 민박집에서
이틀밤을 자기도 했었다.
2008.6월 양수리~남이섬을 왕복하는 100키로 울트라대회 때는 한번도 그치지 않은 폭우를 맞으며 밤새껏
달려 12시간47분 기록으로 골인하기도 했었다.
50대 때는 볼품이 없었는데 60대로 올라와서는 빛을 발해 연대별 1 2 3등을 여러번 수상하기도 했다.
마라톤 중간에 배고파서,저체온증으로,무릎이나 종아리 발목 허벅지가 고장나서 애먹은 적도 많았다.
어쩌면 힘들었기에 그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오늘 100회 완주를 축하하려고 마누라,둘째딸 가영이,예비사위 박재상도 자리를 함께 했다.
평소 운동 좀 심하게 하지 말라고 염려하던 가족들이 오늘은 뿌듯해 하는 것 같다.
오늘 내가 주인공이 되어 평소 마음을 주고받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풀마라톤 100번째 완주를 자축하고
술과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됨은 더 없는 영광이고 행복이다.
또 이 자리에 오지 못했지만 미국에 있는 큰딸을 비롯 많은 친지들 친구들의 축하전화도 너무 감사하다.
이제 100회를 했지만 앞으로도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마라톤생활을 이어갈 것이다.
지금까지 최고기록은 3시간24분이지만 이제 나이가 많아 더이상 기록 단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러나 소중한 내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잘 관리해서 80세까지 500회 채우기를 희망해 본다.
꼭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오늘 100회 화보)
(금메달.금두꺼비.상패.인증서.꽃바구니)
첫댓글 김정덕사장님, 100회 완주를 감축 드리옵니다
100회는 진정한 인생의 승리를 자축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합니다.적어도 80세까지는 이렇게 계속 함께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숙여 경의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100회 완주 멋진 장면 영원히 잊지 못하겠군요. 너무 멋져부렀다. 100회 완주를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즐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동의 드라마입니다. 100회의 감동 영원히 기억하시고, 계속 즐런건주하여 멋진 인생 열어가세요..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대망의 100회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기념 소연도 너무 좋았습니다.
100회 완주 축하합니다, 함께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요. 80세 500회를 향해 건강 즐런 하시길 바랍니다
인생 2모작 초기행로에 '역작'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사진을 보니 그날의 감흥이 되살아 납니다.
앞으로는 '즐거운 달리기'로 300회,500회 하시기 바랍니다. "80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