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월례치성 대구법소 태을도인 충희 도훈
“나를 이겨야 천하를 감당한다”
2017년 10월 월례치성을 맞이하여 대구법소를 방문하여 주신 대종장님과 종부님, 태을도인님께 감사합니다.
처음 태을도에 입도를 할 때는 사실 상제님이 말씀하신 인물이나, 도수나, 시점에 대한 의문이 더 많았습니다. 사실 태을도에 입도하기 직전까지도 저의 주된 관심사는 개벽의 시점이 언제일까?였어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핵미사일 질주를 계속하고 있고, 사스(SARS)나 메르스(MERS)같은 전염병이 돌고,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빈발 하는 것을 보면 ‘이제 정말 상제님이 말씀하신 상씨름이 넘어가는 순간이 임박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때는 임박한 것 같이 마음은 쫓기고 상제님은 믿어야 되겠고, 혼자서 신앙을 하자니 뭐가 아닌 것 같고, 상제님과 수부님을 바르게 믿는 단체를 찾기는 찾아야 되겠지만 그렇다고 종교단체에 잘 못 발을 들였다가 또 다시 낭패를 당하기는 싫고, 이런 와중에 기적 같이 인연이 닿아서 태을도를 찾기는 찾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태을도에 입도하는 순간 천지개벽의 시점보다는, 나와의 싸움이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나를 온전히 다스릴 수 있는가? 내 마음은 제대로 닦여 있는가? 이런 것이 천지개벽의 징후 또는 시점보다 훨씬 본질적인 진리주제임을 체감을 하게 되고, 상제님께서 왜 매양 마음 닦아서 좋은 세상을 맞으라고 하셨는지? 수부님께서 왜 마음심(心)자에 모두 다 들어있다고 하셨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심(心)자를 닦아내지 못하면 개벽을 인식할 수는 있어도, 5만년의 운수를 누리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증산종단에서 ‘천지개벽’에 대해서는 강조를 많이 했지만 더욱 근본적인 인간의 마음은 곁다리로 끼워 넣는 정도이거나, 아예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나를 온전히 다스리지 못하면서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아무리 강증산 상제님과 고수부님에 대한 탐구를 많이 해서 성언행적과 도수를 줄줄이 꿰고 있는 박사님이라고 하더라도, 도덕적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자기 마음이 닦여서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인 것입니다. 천지부모님께서는 실천으로 천지부모님의 자녀임을 증명하는 것이 좋지, 실천은 못하면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라는 말만 뻥긋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나를 이기어 내야 합니다. 천지개벽경 서문에 보면 ‘대학우경장하지교가 위지명명백백하시니라’라고 해서 대학우경장하의 가르침이 명명백백하게 실현될 것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대학우경장하에 나오는 가르침의 핵심은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입니다. 천하를 다스리려고 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심’이라는 것입니다.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내 마음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내 마음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나쁜 것이 있으면 고치고 다스려서 우선 내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 천하사를 한다고 선전을 해도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말만 천하사이지 진짜 천하사가 아닙니다. 내 마음, 내 몸을 바르게 닦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내 마음과 내 몸이 바르게 닦여 있는지 평가 받는 곳이 바로 가정입니다. 가정을 바르게 다스릴 수 있는 역량이 검증이 되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국가를 경영하고 천하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나 자신’에게 귀착이 됩니다. 평천하의 거대담론의 시작은 내 마음입니다. 천지개벽을 알아도, 천지개벽의 징후가 숨가뿌게 몰아치더라도 내 마음이 닦여 있지 않다면 그것이 초비상사태인 것입니다. 아직도 화를 참지 못하고,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고, 아직도 포용하지 못하고 있으면 아직 더하기 빼기도 모르는데 인수분해문제를 받아든 상황과 같습니다.
태을도 입도 시 마주하는 첫째 단계가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한 자기반성이고 자기반성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태을주 수련도 깊어지고 그것이 나의 말과 행실이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놀라고, 주위사람들이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주위사람들이 불안해했다면, 이번에는 주위사람들에게 뭔가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에 따라서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정심, 수신, 제가의 과정을 다지고, 이 과정을 지나서 치국, 평천하로 나가게 됩니다.
그 동안 천하사라는 거창한 주제를 내세워서 저 자신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부끄러웠습니다. 천하사를 하려면 나를 먼저 이겨야 합니다. 나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증산신앙의 과정에 평천하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이제는 둘러가는 것 같아도 마음을 바르게 닦는 정도(正道)로 나가야 합니다.
오늘 나를 이겨야 천하를 감당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상으로 2017년 10월 대구법소 태을도인 도훈을 모두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증산상제님께서는 "후천선경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닦기가 급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개벽의 의미를 제대로 알면 마음 닦기에 우선을 둘 수 밖에 없습니다. 개벽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기에 제 마음 닦음에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