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맥을 총동원해 소개팅 릴레이 중인 당신, 문자 소리에도 흠칫 놀라며 어제 만난 그의 연락을 기다려보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그는 왜 당신에게 반하지 않은 걸까? 소개팅 애프터 받는 여자의 비법을 전수한다.
'어디 사세요?(얼마나 잘사는 동네에 거주하세요)', '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세요?(집안은 좀 살아요)', 회사 업무 환경은 만족스러우세요?(연봉 얼마에요)' 소개팅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는 질문 받는 사람도 질문 하는 사람도 숨어 있는 의미를 알고 나누는 일종의 암호다. 남자의 은행잔고는 여성의 그것보다 더욱 예민 문제다. 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드러날 수 있는 질문은 피한다. 서로의 배경을 염탐하는 대화는 문맥 속에서 유추하는 것으로 맛만 보자. 이는 궁금증 유발로 에프터를 기약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여자의 내숭은 여자가 더 잘 안다. 뻔히 보이는 다른 여자의 내숭에 어금니에 힘이 꽉 들어간 경험,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다. 하지만 이게 남자한테 특효인 걸 아니까 서로 봐주는 것이다. 티가 좀 나더라도 내숭은 아예 없는 것보다 적당히 부릴 줄 알아야 한다. 체질적으로 내숭이 안 맞더라도 어렵게 여길 필요는 없다. 적당히 연약한 척, 섬세한 척 그리고 깔끔한 척만 잊지 않으면 된다. 내숭을 마다하는 남자는 결코 없다. 자신의 남성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단 주의할 점은 가식적이게 보여선 안 된다는 것. 진실의 바탕 위에서 임팩트 있는 내숭을 부려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털털하고 활달한 당신의 성격을 드러내면서도 뜨개질 같은 여성스러운 취미를 공개하거나 깔끔하고 가지런한 식사매너를 갖고 있는 것, 내숭에도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당신은 그와의 첫 데이트를 위해 멋지게 치장한다. 커리어 우먼에게 느껴지는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타이트한 스커트로 배가 나올까봐 밥도 잘 먹지 못한다. 오랜만에 신은 하이힐은 발가락을 옥죄여오고 생기 있어 보이려고 듬뿍 바른 립글로스에 머리카락이 자꾸 붙어 이미 만남 시작부터 불편함이 가득하다. 멋지게 차려 잆는 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당신의 모든 신경이 의상에 집중된 것이 훤히 보이는 것이 문제다. 따뜻한 실내에서도 배를 감추려 코트를 입고 있거나 타이트한 상의에 어깨도 제대로 펴지 못한다면 그 숨막히는 느낌은 남자에게도 전해진다. 평소 당신의 모습처럼 재치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면 당신과 궁합이 좋지 않은 불편한 의상은 피할 것. 의상으로 당신을 포장하려 들지 말고 의상으로 호감을 줄 수 있을 정도만. OK?
그는 당신의 사회성을 파악하기 위해 당신의 친구나 인간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이때에 당신의 친구들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신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수단이 된다. 친구들과 만나서 주로 하는 일, 주로 가는 곳을 말하는 것으로도 당신의 취향이 드러난다. 이게 바로 자신에 대해 매력적으로 얘기할 줄 아는 것이다. 그가 당신의 인생에 등장하기 전에도 공허함이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으로도 당신 친구들 이야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는 전 남친들과의 연애경험을 나열하는 EX토커보다 동성친구들로 가득한 재미있는 그뎌만의 세상을 알아가고 싶어할테니.
한 설문 결과에 의하면 69% 남자들이 소개팅 식사 비용은 남자의 몫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남자들이 자신의 지갑을 여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굳이 나눠 내자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 지나치게 고집스럽게 함께 내자고 하는 것도 그를 주늑들게 하거나 오해를 부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88%의 남자가 자리를 여러 번 옮긴다면 커피나 디저트 정도는 여자가 계산해주길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는 제가 살게요' 이 한마디에 센스 있는 여자가 될 수 있다. 적당히 센스 있게 제한하고 혹여 그가 손사래치면 슬그머니 양보하는 정도가 가장 좋다.
남자들이 꼽은 한국 여자의 장점은 과연 무엇일까? 2010년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무려 응답자의 48.9%가 가장 큰 장점으로 '애교'를 꼽았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당신은 과연 얼마나 애교에 자신이 있는 여자인가?' 애교란 상대방의 말에 대한 리액션에서 시작한다. 리액션이 좋은 사람들은 시큰둥한 태도를 취하는 법이 없다. 적절한 감탄사와 맞장구가 방청객과 같이 내재되어 있다. 리액션은 그를 춤추게 한다. 호응을 적절히 섞어가며 귀를 기울여 주기만 해도 남자는 앞으로도 자신의 더 많은 이야기를 당신과 나누려 할 것이다. 여기에 발전해서 뉘앙스까지 풍부해지면 당신은 이미 리액션의 고수. 말끝은 조금 길게 늘이거나 억양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깊이 있는 반응이 된다. 그가 당신의 리액션에 이끌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냈다면, 헤어질 즈음 다음 약속을 잡자는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