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쑤코타이-씨 쌋차날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파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깜퐁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7월 31일(월) 열 이틀째 낮
짐을 챙겨서 라오스로 건너가는 배를 타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이 동네 뚝뚝 기사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 못한다. 아마 외국 관광객들이 거의 없기에 그런 모양이다. 어쨌든 20 바트에 뚝뚝을 타고 출국장에 도착했다. 배표를 끊고, 여권을 내밀면 출국 수속은 끝이다.
작은 배를 타고 십 분 정도만 가면 맞은편 라오스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도착 비자 발급받고, 다시 입국카드와 출국카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오케이다.
“라오 인민민주공화국(Lao PDR)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혹은 공휴일에 오시면 10,000 낍을 더 내야 하지만 월요일이라서 그냥 30달러만 주세요”
라오스 입국 비자는 1인당 30 달러다. 캄보디아보다 훨씬 비싸다. 일단 타캑(Tha Khaek)에서 하루 정도 머물기로 했다. 예정된 여행지는 아니지만, 찬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기에 더 이상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무리다. 론리 플래닛을 살펴보았다. 타캑은 부남이나 첸라 왕국의 변방 도시였다가 프랑스 식민 시절에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된 이후 베트남 전쟁 이전에는 태국에서 카지노를 하러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곳이기도 하였다. 타캑(Tha Khaek)이란 ‘손님이 도착하는(Guest Landing)' 곳이라는 뜻이다.
일단 입국장과 가까운 쑥쏨분 호텔이나 캄무안 호텔 중에서 묵기로 하였다. 입국장에서 걸어서 100 미터 정도 내려가면 쑥쏨분 호텔(Sooksomboon Hotel)이 나온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경찰서로 사용된 건물이다. 분위기는 있지만, 좀 우중충한 것 같다. 세오녀가 기다릴동안 나는 좀더 남쪽으로 걸어가 왓 나보(Wat Nabo) 사원 지나 캄무안 호텔(Khammouane Hotel)을 살펴보고 이곳에 묵기로 하였다.
호텔은 메콩강변을 향해 지어진 건물이지만 아쉽게도 출입문이 강변을 향하고 있어 실제로 객실 전망은 라오스 쪽을 보게 된다. 강변 조망(River view)이라면 훨씬 좋을 뻔했다. 왜 건물을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회랑에서 나와 바라보는 메콩강 경치는 정말 좋다.
에어컨과 냉장고가 딸린 방값은 11달러라고 했는데, 우리가 제일 위층인 4층을 달라고 하니 10 달러에 방을 내준다. 아무래도 높은 곳으로 가야 강이 더 많이 보일 것 같았다. 태국 방송이 나오고 일본의 엔에치케이(NHK)도 방송되지만, 한국방송(KBS WORLD)은 볼 수 없다. NHK 뉴스에서 재일동포인 서 아무개 씨가 일본인이 서씨에게 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법원에 제소한 내용이 나온다.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라오스에 오니 태국보다 파리가 많아졌다. 강 하나 건너 벌써 이렇게 달라진다. 타캑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 하고, 호텔 키에 별이 다섯 개가 그려져 있는데, 레스토랑 식탁 위에 수많은 개미가 기어 다니고 파리를 ?i아가며 음식을 먹어야 한다. 라오 맥주 값은 태국 창 맥주보다 싸고 맛도 좋다. 한 병 10,000K(천 원 정도)
시내 정찰에 나섰다. 걸어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물을 뿜지 않는 분수 광장이 나오고 동쪽으로 넓게 뚫린 길이 꾸워라웡(Kuvoravong) 거리다. 론리 플래닛에는 캄무안 인터내셔널 호텔(Khammuane International Hotel)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캄무안 인터 게스트하우스( Khammuane Inter Guesthouse)로 간판이 달려있다. 오토바이 대여점은 문을 닫아놓고 있다. 낮인데도 그늘에 앉아 공공연히 카드를 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라오개발은행은 이미 문을 닫았다. 08:30-15:30 근무시간이다. 제법 먼 거리를 걸었지만 계속 버스 터미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타캑 트래블 롯지 게스트하우스(Thakhet Travel Lodge Guesthouse)를 지나 팁 짠 게스트하우스(Thipp Chanh Guesthouse)가 나타나고 드디어 쑥쏨분(Sooksomboon) 시장이다. 시장은 이미 파장 분위기다. 시장과 버스 터미널이 붙어 있지만, 베트남 다낭으로 가는 에어컨 없는 버스 한 대만 서 있고 다른 버스는 찾을 수 없다. 또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보이지 않아 차 시간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2.5km 정도는 된다. 돌아갈 때는 뚝뚝을 타려고 가격을 물어보니 씹판(10,000) 낍을 달라고 한다. 하는 하판(5,000) 낍에 가자고 했더니 고개를 저으며 지나갔다. 나는 걸어서 가는데, 잠시 뒤에 경적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그 기사가 여인 한 명을 태우고 나보고 타라고 한다. 합승이니 5,000 낍에 가겠다는 것이다.
일몰이 시작되어 세오녀랑 메콩강변에서 맥주를 마셨다. 분수광장 근처 강가에 의자와 탁자를 주욱 늘어놓고 있다. 자리를 잡고 일몰을 감상하며 맥주를 마신다.
두 소녀가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는다. 텐트처럼 생긴 그물과 쪽대처럼 생긴 그물 두 종류인데, 아주 작은 고기를 몇 마리 잡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일몰이다. 태국에서는 일몰을 볼 곳이 거의 없었고, 비가 오거나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많은 잠자리 떼가 날고 있다가 어느샌가 모두 다 없어져 버렸다. 기온 변화에 의해 움직인 것일까? 아니면 날이 어두워져서 자러 간 것일까?
호텔 객실에 혼자 남아 있던 찬이를 데리고 나와 다시 식당을 옮겨 저녁을 같이 먹었다.
테이블은 서양 관광객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너무 어두어 메뉴판도 읽을 수 없다. 촛불을 달라고 해서 분위기를 살리다. 서양 손님들은 모두 촛불을 켜놓았다. 메콩강변 분위기에 빠져 맥주를 다섯 병이나 마셨다. 찬이 제안으로 음악가 이름 말하기 놀이를 했다. 형제가 없는 외동인 찬이는 말하기 놀이를 무척 재미있어 한다. 오늘은 좀 많이 마셨다. 숙소에 들어와서 정신없이 잠을 잤다.
* 환전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1달러=10,000K(낍)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첫댓글 MEKONG Khammouane Hotel = 캄무안 호텔(Khammouane Hotel) 건물에는 그냥 MEKONG HOTEL 로 되어 있더군요.
드디어 라오스 이야기가 시작되네요 기대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