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최초로 설립되는 공립형 대안학교 ‘은여울중학교’가 본격적인 학교운영에 들어갔다.
‘은여울중학교 설립 TF팀’은 지난 17일 충북교육과학연구원에서 2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입학설명회를 열고 은여울중학교 개교 취지 및 교육과정, 입학 전형, 참석자들 질문을 통해 학교 소개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학부모 뿐 아니라 충북지역 교육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참석, 공립형 대안학교라는 새로운 모델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설명회 이후에는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에 소재한 은여울중학교를 직접 방문,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여울중학교는 충북도 내 초등학교 졸업자(예정자) 중 심리적 · 환경적 자원이 부족하여 위기 극복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즉 △부모의 학대로 인해 학교교육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 △가정에서의 돌봄 결핍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지장이 있는 학생 △학교구성원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 △본인의 불안으로 인해 학교공동체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곤란을 초래하는 학생 △기타 사유로 학교생활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입학 대상으로 한다.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급식비, 기숙사비, 교육활동비 전액이 무료다. 일반 중학교와 동일한 학력이 인정되며 인성 및 체험 활동 위주의 다양한 교육 과정이 제공된다.
박창호 은여울중학교 설립준비위원장은 “국어, 사회, 영어만 단일과목으로 교육하고 나머지 과목은 융합프로그램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녀공학으로 1학년 10명, 2학년 15명, 3학년 15명 등 전교생 40명을 모집할 예정이고 오는 31일(10월 31일 도착 분까지 유효)까지 방문 및 등기우편으로 접수(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50 충북교육과학연구원 3층 은여울중학교 설립준비팀(229-1827, 229-1898)으로 문의하면 된다. 제출서류는 △입학원서 △학교생활기록부 △학생이해자료 △담임추천서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등이다.
전형은 서류 및 심층면접을 통한 일괄전형으로 이뤄지는데 전형 요소는 △학교 이해도(20%) △생활의지 및 계획(20%) △기술사 생활의 적합성(20%) △돌봄의 필요성(40%) 등이다.
면접은 1인당 30~40분 정도 소요되는 심층면접으로 오는 11월 2일 오전 10시부터 충북교육과학연구원에서 열린다. 11월 3일 합격자를 발표하고 11월 4일부터 11일까지 합격자 등록을 하면 된다.
박창호 위원장은 “은여울중학교가 꼭 필요한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계획”이라며 “문제 학생을 선발한다기보다는 은여울중학교를 통해 정서가 안정되고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기학생 대상, 융합프로그램으로 건강한 삶 회복하는데 초점
충북 최초의 공립대안학교 은여울중학교는 충북청명학생교육원(이하 청명교육원)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청명교육원은 위기 중학생들을 사랑으로 보듬어 변화시킨 뒤 일반 학교로 되돌려 보내는 기숙형 대안교육기관이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가정해체 학생, 학교생활 부적응자 등 입소생들이 짧게는 3주, 길게는 1년 동안 인성교육과 함께 심리치유·교과 수업을 받는 전국 최초의 공립 ‘위 스쿨’이기도 하다.
은여울중학교는 지난 6월 14일 열린 충북도의회 1차 교육위원회에서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제출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 계획안’이 원안대로 가결됨에 따라 개교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은여울중학교는 청명교육원의 기본 골자를 유지하면서 학년별 1개 학급, 모두 3개 학급, 전교생 40명으로 내년 3월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은여울’은 학교가 위치하는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의 ‘은탄’을 한글로 풀이한 이름으로 ‘반짝반짝 아이들의 꿈이 365일 흐르는 대안학교’라는 의미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5일까지 학생, 학부모, 교직원,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학교명을 공모한 뒤 교명 선정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정했다.
리모델링비 2억 6800만 원 등 총 3억 4200여 만 원의 예산으로 새롭게 문을 열게 됐으며 청명교육원을 전신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은여울중학교는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공교육 안에서 다양하고 유연한 교육기회를 제공,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우고 즐기고 건강한 나를 발견하다
은여울중학교의 교육은 ‘바른 인성으로 배움을 즐기는 은여울인’으로 융합교육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나아가 인간성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자아존중감 회복 △자아정체성 확립 △건강한 심신단련 △창의융합력 발현 △공동체의식 형성을 기본 골자로 보통교과, 대안교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보통교과로는 국어, 사회, 영어를 단일과목으로 공부하고 △융합교과 프로젝트 △성장공동체 △평화와 정의 △개별선택 프로젝트를 대안교과로 배운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관계회복 △위기극복 △자아성장 △희망나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창호 위원장은 “일반학교와 달리 은여울 학생들은 앞으로 사랑, 나눔, 배려 등 15가지에 해당하는 항목을 모든 과목에 접목시켜 융합교육으로 각 과목의 지식을 배우게 될 것이다. 각 과목별 수준 또한 학생들이 배움의 준비가 되었을 때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때로는 국어와 수학, 때로는 과학과 체육이 융합되기도 하고 영어와 음악, 국어가 모두 융합되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깨닫고 생각하는 교육이 될 것”이라며 “은여울의 이러한 교육방식은 공교육 대안학교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여울 중학교에서는 심리상담지원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인데 임상심리사, 상담사, 청소년지도사 등 상담관련 교사 6명이 상주한다. 박 위원장은 “전문상담사 이외에도 은여울중학교 교사는 누구라도 학생들과 소통하고 상담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분들로 학생들은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여울중학교에서는 성장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 다양한 공동체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이 공동체 생활을 익힌다는 계획이다. 세로미, 은초미, 바르미, 도우미, 세우미, 이끄미 등 6단계의 각 지위별 특징과 과제 및 특권을 학생들에게 숙지시켜 더불어 사는 지혜를 교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