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존스, '산상 설교', 하권, 4장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김영희강의안)

[강대식]

4 장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기도하라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마 6:9-13)

- 주님은 기도와 관련된 위험들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경고하실 뿐 아니라 그들에게 적극적 교훈을 주고 계신다. 우리는 여기서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주제와 대면하게 된다. 기도가 인간 영혼의 가장 숭고한 활동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사람은 무릎을 꿇고 하나님과 얼굴을 대할 때 가장 위대하며 가장 숭고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에 대한 진상을 우리의 기도생활처럼 분명히 말해주는 것은 없다. 그리스도인의 생활에서 우리가 행하는 다른 어느 것도 기도보다는 쉽다. 구제와 금식들은 자연인들도 어느 정도 어려운 일이 아니며 행할 수 있다.

영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어딘가를 참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활동영역과 외적 관계를 떠나 하나님과 혼자 되었을 때라는 것이다. 기도는 영혼의 가장 숭고한 활동일 뿐 아니라 우리의 영적상태를 시험하는 궁극적인 시금석인 것이다. 가장 성자다운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이 은밀한 기도에 많은 시간을 보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즐거워했다는 점이다. 성스러우면 성스러울수록 하나님과 대화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점에서 우리가 인도를 받아야 할 필요가 큰 것은 분명하다.

-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가장 큰 축복들을 점점 더 놓치게 되는 것은, 우리가 올바른 기도하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리고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가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주기도’를 고찰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주기도가 이 두 가지를 가장 놀랍고 신기한 방법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다. 주기도는 기도하는 법과 무엇을 기도하는가에 대한 주님의 교훈의 완전한 개요인 것이다. 기도의 주제는 매우 큰 주제이므로 여기서는 단순히 주님이 설명하고자 하시는 몇몇 원칙들을 강조하려 한다.

첫째, 이 기도는 하나의 모범적 기도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놀라운 일은 이 기도는 기도의 원칙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기도할 때 단순히 주기도만 반복하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주님은 기도로 온 밤을 세웠으며, 새벽 미명에 일어나 몇 시간씩 기도하시는 때도 많았다. 요한 웨슬리는 매일 적어도 네 시간씩 기도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변변찮게 생각한다고 말하곤 했다.

주기도는 전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기도이며 하나의 안전한 요약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원칙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주기도에는 기도의 뼈대가 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일 원칙은 없다. 요한복음 17장의 주님의 대제사장 기도를 이 기도의 원칙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주기도의 원칙으로 축소시킬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 원칙들을 취하여 사용하고 확대하고 우리의 모든 간구를 이 원칙들 위에 기초해야 하겠다. 주기도를 이렇게 볼 때 여러분은 성경 전체에서 주기도보다 더 놀라운 것은 없다고 말한 성 어거스틴과 마틴 루터에게 동의할 것이다. 주께서 주기도를 요약하신 방법, 몇 개의 문장으로 모든 것을 압축하신 그 간결함은, 말씀하신 이가 다른 분이 아닌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히 선언해 주고 있다.

둘째, 이 기도가 제자들을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모든 장소, 모든 시대,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것이다. 우리의 기도가 주기도의 특정 모형과 형식에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기도가 아니다. 내가 개인의 사사로운 기도에서는 무엇을 잊어버리든지 상관없겠지만, 마음으로부터 주기도를 기도하는 한 어쨌든 모든 원칙을 포함시키고 있는 셈이다.

셋째, 주님은 사람과 하나님에 대한 관계를 지배해야 할 원칙들만을 설정하셨다. 즉 누구든지 하나님의 존전에 오는 사람은 항상 이러한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기도가 ‘예수의 이름으로’란 말이 붙어있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드려지는 기도가 아니므로 주기도를 문제 삼는 사람들이 있다. 주기도에서도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이 암시되어 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이다.

주께서 주기도를 가르친 것은 주기도를 기계적으로 반복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도할 때 항상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다.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입을 벌려서는 안 된다. 단순히 어떤 충동이나 느낌에 이끌려서는 안 되며 항상 유의해야 할 것은 여기에 기도를 위한 표제가 있다. 이것이 진행해 나가야 할 궤도이다”라고 말하게 하기 위함임을 기억해야 한다. 주기도를 따라 기도하는 것보다 더 고귀한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주기도를 율법에 구애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물리치거나 은혜의 시대에 살기 때문에 주기도의 범위를 초월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주기도를 분석해 보면 은혜로 충만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아무도 마음속에 하나님의 은혜를 가지고 있지 못하면 주기도를 바로 이해할 수 없다.

- 기도하는 법과 무엇을 위해 기도할 것인가?

기도의 첫 단계는 손을 입에다 대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접근이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우리가 하는 기도에는 너무 자기 본위적 경향이 있으므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자신과 문제와 난처한 일들만을 생각한다. 기도하기 전에 앞서 잠시 잠잠히 기다려야 한다. 욥에게 문제가 된 것도 이것이었다. 욥은 비참한 중에 많은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 가까이 오셔서 욥에게 당신을 나타내셨을 때 욥은 “내가 미천하오니 무엇이라 주께 대답하리이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릴 뿐이니다”라고 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기도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절박한 처지, 근심, 염려로 억눌림을 당한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하나님과 만나고 싶다면 그리고 하나님의 영원하신 팔을 느끼고 싶다면, 잠깐 손을 여러분의 입에 가져다 대라. 그리고 여러분이 하려고 하는 일을 생각하라.

기도의 본질이 9절의 이 두 마디이다. ‘우리 아버지’ 여러분의 상태가 어떠하든지 마음 속으로부터 ‘나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기도는 이미 응답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결여 되어 있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관계의 인식이다. 기도는 우리 자신을 잊고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고 하나님께 아뢰는 것을 의미한다.

성경에 기록된 위대한 기도들 가운데 어떤 간구를 단순히 하나님께 알리고 그것으로 끝나는 그런 ‘장사꾼 식’의 기도는 하나도 없다. 성경에 기록된 기도는 어느 것이나 그들의 사정이 얼마나 절박한가는 중요하지 않고 경배와 찬양과 하나님을 부르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요한복음 17장에 기록된 우리 주님의 대제사장적 기도에서 이것을 본다. 바울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와 간구로써 여러분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라”(빌4:6)라고 했다. 이것이 순서이다. 여기 이 모형의 기도에 이 점이 완전히 표현되어 있다.

‘우리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참으로 신앙하는 사람들뿐이다. ‘우리 아버지’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팔복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이것은 성경의 교리이다. 하나님은 아들을 영접하는 사람들에게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 성경은 하나님께 속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들을 예리하게 구별짓고 있다. 이것은 철저하며 절대적인 구별이다. 참으로 하나님의 자녀된 사람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뿐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참으로 믿고 의지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되어 ‘양자의 영’을 받아 이로써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이 교리를 좋아하지 않으며,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으로는 하나님을 향해 증오심을 품으며, 절망 가운데서 기도할 때도 자기 아버지께 말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 또한 ‘우리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어도 문제는 그가 이 말을 의식하고 있는가, 그가 이 말을 믿고 체험하는가? 하는 것이다. 신앙고백의 궁극적 시금석은 그가 확신과 자신을 가지고 ‘나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여러분의 하나님이 되시는가?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올 때 여러분은 아버지께로 온다는 마음을 가지는가? 주님은 이것이 기도하는 방법이요, 여러분은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 주님은 즉시 이어 “하늘에 계신”을 추가 하신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는 항상 합쳐져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가치가 저하된 부성관념 때문이다. 주님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말씀하시며,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라고 말한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 놀라운 아버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기도하며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그분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라는 것과 우리가 하나님의 위엄과 크심과 전능하심을 생각해야 할 것은 사활로 중요한 일이다.

“중심이 진실함을 주께서 원하시오니”(시51:6) 하나님께 축복받기를 원한다면 절대 정직해야 하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아심을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은 처벌하실 권리와 축복하실 권리를 모두 가지고 계심을 기억하라. 그런 다음 하나님의 성결과 공의와 절대적 의를 기억하라.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섬길지니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라”(히12:28-29)

여러분은 전능하시고 영원하시고 복되고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의 아버지 되심을 기억하라. 이 두 진리를 분리시키지 말고 함께 취하라. 하나님은 아버지가 자기 자식의 모든 것을 아시는 것과 같이 모든 것을 아신다.

하나님은 전능하심 가운데 여러분을 거룩한 사랑으로 보시며, 여러분에 대한 모든 것을 아신다. 여러분의 모든 탄식을 들으시며 영원하신 사랑으로 여러분을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여러분의 축복과 행복과 기쁨과 번영을 가장 원하고 계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는 것 이상으로 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욱 넘치게 주실 수 있는 분’이심을 기억하자.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로서 여러분이 축복받기를 원하는 것 훨씬 이상으로 여러분을 축복하시려 열심이시다.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에는 한도가 없다. 하나님은 모든 축복을 그리스도 안에 놓으셨고 여러분을 그리스도 안에 넣으신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모든 영광과 은혜의 부귀로 부요해질 수 있다.

이것이 기도하는 방법이다.

여러분이 무엇을 구하기에 앞서 여러분이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 존전에 있음을 반드시 인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