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사리(2013-179호)≫
-[가슴으로 읽는 동시] 밴드 붙인 톳나무 -
- 조선일보 20130년 6월 13일자(금)에서 -
<밴드 붙인 톳나무>
덜렁덜렁 걷다가나무하고 나하고쾅-하고 부딪쳐서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일어나 살펴보니톳나무 이마에볼록하게 혹이솟아 있는 거야.
'나도 이리 아픈데얼마나 아플까?'
주머니 속 밴드 꺼내나무 이마에 붙여 줬어.
미용실 앞 사거리에밴드 붙인 톳나무 보면한 번씩 호- 해 줘!
―이수경(1967~ ) -
◐ 주저리주저리 ◑
혹시 마음이 더러워지면 ‘동시(童詩’ 한 편 읽어 보세요.
아마 마음이 맑아질 것입니다.
동심(童心)은 천심(天心)이고, 천국(天國)이라고 합니다.
예수도, 석가도 ‘마음이 어린아이 같지 않으면 천국에 결코 들어갈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미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상에서 천국의 그림자를 보려면 어린이들을 보라.”
모든 것과 대화하는 사람이 천심(天心)이 아닐까 합니다. 물건과도, 나무와도…….
집사람은 가끔 냉장고와 대화합니다. 냉장고가 열려서 닫으라고 “삑삑!” 거리면 “알았어, 알았어. 곧 닫을 게!”하거든요.
여기서 ‘톳나무’는 ‘큰 나무’를 말합니다.
부딪친 나무에 밴드를 붙여주는 마음,
‘내 엉덩이가 그렇게 아픈데, 나무는 얼마나 아플까?’
밴드 붙여주고, ‘호호!’
아마 그 아이가 천사(天使)입니다.
천사를 만나려거든 동시 한 편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