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의 용암산(637m)과 시루봉(601m) (2010년 10월 7일)
코스 ; 영주시 안정면 봉황사 입구-용암산-둥지리봉-시루봉-무릎재-여륵2리 마을회관
여자가 있어야 좋은날이 된다는 말인지
여자가 있으니 좋다는 말인지!
어쨋던 날마다 좋은날 되라며 길손에게 당부하는 말이겠죠?
영주시 안정면 봉암리 3번 군도상 용암산 바위공원앞 봉황사 안내석,
탑신위에 부처님 머리를 모신 불상,
사찰 건물은 보이지 않고 불상과 돌탑뿐인 봉황사.
주변을 둘러 보아도 불사현장은 보이지도 않아 여러가지로 궁금하다.
鳳岩里 古墳群
용암산과 봉암리 음지마을 사이에 분포되어 있으며삼국시대의 것으로 보여지며 총 10여기가 확인되고있다.
고분이라고는 하지만 흔히 말하는 "高麗葬"이라고 하는 그런 무덤은 아닐까!.
주변은 鳳岩城址(해발 428m)이며 통일 신라시대 축조된것으로 추정하며 일명 성터라고도 하는곳이다.
성지는 퇴뫼형으로 부분적 석축의 흔적도 있으며 유물로는 통일신라시대의 기와조각뿐이었다고한다.
별루 비슷해 보이지도 않는 이름을 억지로 지어 붙인 별이별 바위들이 늘어선 등로이나
전망만은 시원했고 평탄해서 무엇보다 힘이 안 들어 좋았다.
멀리 소백산의 백두대간능선이 하늘금을 그리며 아련해 있다.
소백산 천문대와 비로봉이 보이긴 했으나 조금 흐리게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봉현면을 배경으로......
용암산정상.
거북바위.
그중제일 닮은 바위인것 같다.
말바위. 반달바위. 솔바위. 히티바위. 장독. 여의주. 송이 누에 등등 많았지만
너무 억지로 만든것 오히려 거북 스러웠다.
등산객 스스로 보는 차원에서 제 각기 느끼도록 그냥 두었더라면 더 좋았을걸 .......
여의주 바위.
상식적으로 둥글어야 하는데......
새로 지은 정자,(전망이 좋으며 여의주 바위 조금 위에 있다.)
지도에는 601m로 되어 있는데,
신토불이 흙길에 어우러진 토종 소나무가 정겹다.
산길은 대부분 평탄했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수 있는 산책길 같은 등산로이다.
보이는 이곳은 전부 과수원이다.
영주와 풍기는 사과농사가 主業인것 같다.
사과나무 한그루에 평균 100개만 쳐도 정말 어마어마한 량의 수확인데 다 어디로 보내어질까!
누에머리봉.
산불 초소가 있었으며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산 하나가 송두리째 없어지는 채석장.
자연보호도 좋지만 그대로 두고만 살수는 없는것이다.
그렇다고 저런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해다 쓸수는 없는것이고 그냔 보자니 안쓰럽긴 한데 ........
저기 제일 높은곳이 산불 감시 초소가 있던 누에머리봉이다.
대부분의 사과는 수확을 마친상태이며 이렇게 많이 열릴줄이야!
평균 200개 이상이나 6~700개 달리는 나무도 많다고 한다.
오늘의 산행은 무릎재에서 하산 이곳 여륵리마을 회관에서 마쳤다.
주미산과 집봉(둥지리봉)을 거쳐 성곡리로 하산할 계획이었지만 무릎고장으로 수정 운행했다.
(산행후기)
지리산 한신계곡에서 골병(筋肉)이 든 다리가 계속 통증을 호소한다,
그 뒤 억지로 우봉지맥을 마치긴 했으나 오늘 산행도 할까말까를 수차례 망설이다 설마 가 사람 잡는단 말이 있긴 해도 시험 삼아 한번 가 보기로 했다.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아기 다루듯 다리의 눈치를 살펴가며 걸어본다.
오르막은 전과 다름없는데 내리막이 문제다.
어쩔 땐 깜짝깜짝 놀랠 정도로 위협해 오기도 하며 마치 낫트가 풀려 약간 느슨해진 그런 느낌의 무릎상태라 많은 신경이 쓰이는 그런 산행이다.
만약 이러다 빨리 좋아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마음 조아리기도 한다.
좀 쉬면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 기본 상식은 나도 알고는 있지만 조급한 내 마음이 나를 그냥 두려하지 않으니 그것이 걱정이다.
막상 쉬는 것이 제일 상책이다 하고 생각하니 순간적으로 그 어떤 목적을 상실한 것 같은 실망감이 내 마음을 어둡게 하며 우울증 같은 것을 느끼게도 하는 것 같아 자신을 의심해 보기도 했다.
훈련은 개처럼 하고 실전은 귀족처럼 하라고 했는데 벌써 기관에 이상이 생겼다면 정말 큰일이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에어컨 없이는 차를 탈수 없었는데 아침 지하철의 히터는 따뜻해 정말 좋았다.
풍기요금소를 나와 안정면 소재지를 지나 오늘의 산행기점인 봉암리 봉황사 입구에 내리자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향땅을 밟는 기분이다.
굵은 손 마디만한 대추가 주렁주렁하고 밭엔 생강도 잘 자라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콤바인으로 벼를 추수하고 있는 곳도 있으며 사과향이 진동하는 영주 땅엔 노는 땅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정서가 흐르는 고장이며 두엄냄새가 오히려 더 그리워지는 고장이지만 정작 많이 있어야할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농촌도 희망적이라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님을 알았을 때 지금의 저 농민이 아니면 과연 누가 농촌을 지킬 것인가 에 고민을 해 보기도 한다.
차에서 내리자 입구에서 처음 맞아주는 好日好日이란 말을 음미하며 봉황사 쪽을 향해 마을길을 따른다.
마주보이는 용암산 아래 유난히도 반짝이는 부처님 머리가 보이는 봉황사로 들어간다,
보통의 절(寺)과는 달리 잡초가 우거져있고 돌로 쌓아올린 탑신에 부처님 머리만 모신 불상과 그 앞 커다란 돌탑만 있는 아직 불사중인 절 같았는데 불사를 하는 현장은 보이지 않아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도 알아볼 사람도 없어 막연해 다시나와 물탱크가 있는 뒤로 산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등산로는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으며 정감이 가는 그런 산길이다.
곧 이어 봉황대 큰 바위 옆으로 오른다.
산길이라고는 하지만 뒷동산을 오르는 느낌이다.
큰 바위는 아찔한 절벽을 이루어 멀리 내다보는 내 마음을 완전히 쓸어내리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다.
대자연 앞에서의 우리 인간은 큰 것 같기도 하지만 아주 초라한 것이다.
우리 인간은 모든 것을 지배하려하고 사실 지배를 하고는 있지만 자연만은 어떻게 해볼 재간이 없는 것이다.
날이 가면 갈수록 뛰어 들고픈 자연의 현실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나도 자연을 닮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인데 자꾸만 자신감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은 내 나이와 비례하는 현실을 알려주는 것일 것이다.
바위들 사이로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멋진 자리엔 모두 무덤들이 차지하고 있다.
어떤 곳은 자연 상석과 바위로 월운(月暈)되어 있는 곳이 어쩜 명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무릎통증은 하루를 쉬어도 좋고 열흘을 쉬어도 좋지만 쉬면 쉬는 것만큼 산꾼의 대열에서 낙오되고 밀려날 것만 같은 조바심에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쉴 수없는 압박감에 자꾸만 불안해지며 자신도 모르게 서두르게 되는 것 어찌하면 좋을까!
용감한 자가 미인을 먼저 얻는다고 했는데 자꾸만 약해져가는 자신이 미워지기만 한다.
산행도 자신을 갖고 해야 하는데 그 꿈을 키울 수가 없으니 마음이 먼저 침울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는 데까지 가 보자며 조심하며 안전 운행을 기본으로 한다.
뒤 따르는 집사람이 많이도 갑갑한 모양이다.
대신 오르막엔 힘을 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약간의 보조는 맞춘다고 하겠다.
억지로 지어다 붙인 바위들의 이름이 정겨움을 느끼기 전에 거부감이 앞선다.
정상이 어딘지 분간이 어려운 조금 높아 보이는 곳에 용암산 정상 표지판이 붙어있다.
단군성전이나 용수사 가는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다.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누에머리봉에오니 사방 視界가 환해서 보기 좋다.
맑은 날씨지만 가스가 있어 원거리는 좀 어둡지만 햇볕만은 뜨겁다.
초소 그늘에서 점심을 먹고는 주변을 둘러보며 오랜만의 휴식을 가졌다,
건너(남쪽)보이는 석산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산줄기를 바라보며 오늘의 현실을 실감하기도 한다.
반대쪽 봉현면일대의 사과나무 과수원은 정말 어마어마한 면적이기도 하다.
내림 길은 정비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무릎재인지 무름재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지도에는 무릎재고 이정표는 무름재로 되어 있다.
이곳에서 산행을 그만하고 임도를 따라 하산을 한다.
산행은 3시간 30분정도의 트레이닝으로 무릎의 가능성을 테스트 해 보기도 했다.
역시나 조심해서 다루어야 하겠다는 각오로 즐겁게 산행을 마쳤다.
다음 주 부터 들어갈 도솔지맥마무리 산행에 대비 몸과 마음준비로 바빠질 순간이다.
아름다운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