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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은 '맛'의 도시다!! '초짜애식가'가 추천하는 창동-오동동 맛집들
고동우 | kdwoo@idomin.com
승인 2012.08.28 15:13:57
창원시 마산이 모처럼 활기를 띤다. 물론 지난 5월 문을 연 ‘창동예술촌’ 덕분이 크다. 마산이 창동을 중심으로 이전처럼 예술과 문화, 멋과 낭만이 넘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옛 모습과 현대적 감각이 잘 조화된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창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조선시대 마산은 동해의 원산, 서해의 강경과 함께 전국 3대 수산물 집산지 중 하나였다. 마산 어시장은 1960년대까지 남해안의 수산물 집산지이자 교환의 중심지였으며, 1990년대까지도 전국 최대의 거래량을 자랑했다.
마산의 단점이 있다면 그 풍부한 해산물의 양과 질에 비해 다채로운 ‘요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동동·두월동에 통술거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술 중심이라 접근성이 약하다. 장어골목 바로 옆 해안횟집에 가면 이런 불만을 나름 다스릴 수 있다.
물메기탕·멍게비빔밥·병어조림·도다리쑥국·갯장어회·멸치쌈밥·탱수탕 등 ‘솜씨 좋은’ 제철요리를 그때그때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선매운탕·내장탕·갈치조림·생선미역국·생선회 등도 일상적으로 낸다. 주로 통영에 이 같은 형식의 해산물 음식점이 많은데, 맛만 놓고 보면 전혀 통영이 부럽지 않다.
창동·오동동 쪽으로 향하면 자연스레 복국골목, 아구찜골목이 눈에 들어온다. 복국 역시 통영이 유명하지만, 1960년대 문을 연 가장 오래된 남성식당 등 일부 복국전문점은 그야말로 생물 복국의 ‘극한’을 보여준다. 아구탕이나 아구수육 등도 다른 지역에서 흔히 먹기 힘든 음식이다.
그밖에 문을 두드려볼 만한 해산물 음식점으로는 생선찌개로 유명한 은아식당, 탱수탕이 잘 알려진 골목식당, 한정식 스타일의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불로식당 등이 있는데, 마산이 이쪽 분야만 강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앞서 말한 대로 마산은 온갖 물산의 중심지였고 육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부림곰탕의 경우 육수가 새하얗고 진한 마산·경남식 곰탕도 그렇지만, 수육, 곱창전골도 아주 훌륭하다. 특히 곱창전골의 곱창은 짧은 소견이나, 놀라운 신선도와 고소함이 전국 최강급이 아닐까 싶다. 가격도 2인분 16000원으로 곱창전골 치곤 꽤 저렴한 편이다.
장터뚝배기는 소고기국밥이 아주 감칠맛 나게 맛있다. 고작 6000원밖에 안하는 게 감사할 따름이고, 무엇보다 또 다음날 새벽까지 영업을 해 늦은 밤술에 찌든 속을 달래는 데도 그만이다. 이곳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질 좋은 육회, 차돌박이, 삼겹살, 소불고기 등도 즐길 수 있다.
이 정도 언급한 것만으로도 창동·오동동 와서 괜히 맛집 찾느라 헤매지 않을 수준이 되겠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산물과 고기가 좀 지겨워졌으면 1959년 개업을 한 빵집 창동 고려당에 들러보자. 이곳에선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는 ‘촉촉한’ 꿀빵 등 전국 어느 빵집에서도 만나기 힘든 빵과 과자를 맛볼 수 있다.
대도시 중심가라면 어디든 우후죽순 생기는 이른바 ‘이자까야’(일본식 선술집)를 우습게 만드는 집도 있다. 오동동 통술골목 근처 미나미가 그곳이다. 각종 야채,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오뎅탕은 조미료 맛만 가득한 ‘싸구려’와 절대 비교할 수 없으며, 또 강원도의 한 덕장에서 ‘반건’ 스타일로 살이 탱글탱글하게 말린 명태포, 개조개를 잔뜩 다져 넣어 만든 ‘오리지날’ 유곽도 별미이다.
간단하게 분식류가 당기면 창동복희집이나 6.25 떡볶이 등을 이용하면 되고, 뱃속에서 우동·칼국수·메밀국수 등 면요리를 달라고 아우성치면 부림시장 내 칼국수집이나 만미정, 명동손국수 등에서 해결하면 될 듯하다. 파히타·퀘사디아 등 멕시칸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멕시코도 명물이고, 술과 함께 음악이 고프다면 신청곡을 거의 외면하는 법이 없는 해거름으로 향하면 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