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說)
< 막말 전성시대 >
文霞 鄭永仁
작금(昨今)의 한국사회는 막말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로부터는 국회의원이라는 어른부터 아래로는 초중고까지 이젠 막말이 상용어(常用語)가 되갈 정도이다.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니 보통말은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한방, 한탕, 더 센 것이라는 자극주의로 함몰(陷沒)되어 가니, 자고 깨어나면 더 큰 사건, 더 센 말씀들이 판을 치고 있다.
여기에 현대 문명의 기린아(麒麟兒)라는 SNS까지 합세하니 여과 없이 일파만파(一波萬波)로 삽시간(霎時間)에 펴져 나간다.
다수 국민이 선택한 현직 대통령을 태어나질 말아야 할 귀태(鬼胎)의 자손이라 하고, 억지로 물러가면서 면피용(面皮用) 자기변명을 일삼는다. 결국 자기가 내지른 도끼나 칼에 자신이 찔린 꼴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그러면 ‘귀태(鬼胎)’의 원산지 중국에서는 어떤 뜻으로 쓰이는 걸까? ‘심회귀태(心懷鬼胎) 혹은 ‘암장귀태(暗藏鬼胎)’ 라는 사자성어로 많이 쓰이며 악의(惡意)를 품은 : 음해적 처사)에 귀두귀뇌(鬼頭鬼惱 : 교활하고 음탕하고 음탕함))가 되어 버렸다.(조선일보 전 중국대학 한국어과 교수)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전직 총리 분은 마치 똥 묻은 개가 게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으로 부채질한다.
틀림없이 언젠가는 이런 말들이 부메랑이 되어 반드시 자신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인생사 다 인과응보(因果應報)다. 해인해기(害人害己)라고 성현들은 말했다.
이런 막말시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마치 마약에 중독되듯이 갈수록 더 센 막가파 같은 막말로 치닫고 있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그들은 자기 입장만 내세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은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세상에 태어나야 할 사람과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자기가 태어나고 싶은 의지대로 태어나는가. 어디 태어남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음을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안다. 그러면 본인은 태어나야 할 존재인가 보다.
예의염치(禮儀廉恥)는 물론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극치다. 공자가 말한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여야를 떠나 어디 한구석도 없다.
미국의 한 국회의원은 오바마 현 대통령보고 ‘거짓말쟁이’라고 했다가 결국 국회의원을 관두고 말았다. 또 영국에서는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막말은 ‘돼지 같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전에는 쇠도끼로 국회 문을 부수더니, 이젠 말도끼로 국회를 파렴치(破廉恥)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 결국 국격(國格)은 누워서 침 뱉기로 너도나도 앞 다툰다.
사실, 국회의원은 교사나 신부, 목사, 승려, 변호사들처럼 말품을 팔아먹는 사람이다. 그래서 국회를 ‘말하는 집(parliament)' 라고 한다. 따라서 말(言)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은 “말이 병들면 나라도 병든다”라고 했다. 그러니 정치인이 막말을 하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임이 틀림없다.
‘신(信)’이라 무엇인가? 신(信)은 ‘인(人)+언(言)’, 바로 ‘사람의 말’이다. 일찍이 공자는 국가가 지녀야 할 3대 요소를 족병(足兵), 족식(足食), 민신지(民信之)라 했다. 그의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그중에서 첫 번째로 없어도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족병(足兵)이니라.”
“그러면 두 번째로 없어도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족식(足食)이니라.”
“그러니, 민신지(民信之)는 버려서는 안 되느니라!”
오호통재(嗚呼痛哉)라!
그러니 아이들이 막말한다고 나무랄 어른이 있겠는가? 보고 배운 가락이다. 아이들은 그들이 하는 막말이 무슨 의미를 지녔는지 잘 모르고 쓰지만, 어른들은 그 의미를 너무도 잘 알고 쓴다.
막말, 막가파, 말도끼를 함부로 휘두르는 분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말과 가야 할 곳이 있다.
법구경(法句經)에 이런 말이 있다.
“오로지 입을 지켜라. 무서운 불길 같이 입에서 나온 말이 내 몸을 태우고 만다. 일체 중생의 불행은 그 입에서 생기나니 입은 몸을 치는 도끼와 몸을 자르는 칼이다.”
무릇 특히 남자는 삼근(三根), 즉 세 뿌리를 조심하여야 하니, 첫째가 설근(舌根 : 혀뿌리)이요, 둘째가 족근(足根 : 발뿌리)요, 셋째가 남근(男根 : 거시기 뿌리)다.
또 이런 분들이 꼭 가보야 할 수련인 ‘침묵(沈黙)을 찾아 산사(山寺)로 간 사람들’의 묵언(黙言)의 수련과정을 거쳐 보길 바란다. 다 심심상인(心心相印)이요, 염화미소(拈華微笑)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정작 가야 할 정치인들은 한 명도 없단다.
정말, 하는 꼴들 보면 예전의 시쳇말로 아더메치유(아니꼽고, 더럽고, 메시꼽고, 치사하고, 유치하다) 해진다.
링컨이나 레이건, 처칠 같은 명연설은 아니더라도 품격있는 예삿말은 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건 ‘말하는 집’이라는 국회가 ‘몸싸움이나 막말’이나 하는 집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누가 그랬다. 신부가 죽으면 귀부터 썩고, 교사나 국회의원이 죽으면 입부터 썩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