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7. 월
아빠 : 빛나리 / 엄마 : 봉숭아
노태인 : 9
노강인 : 7
노시인 : 5
노주인 : 태아 7개월
이런 것도 먹어요?
산다는 것은 만남의 연속이다.
결혼 후에는 자녀를 통해
이웃과 만남이 자연스레 이루워졌다.
결혼 후 서울 생활 7년 간은
동네 아이들과 그 부모들과의 만남이었다.
인천으로 이사와서 2년간은
홈스쿨 가정과의 만남이었다가
홈스쿨 모임이 절박하지 않은 지금은
주말농장과 동네 사람들과의 자연스런 만남이 이루워지고 있다.
올해 주말농장은 독특한 성격을 지닌다.
배밭을 주말농장으로 개간한 주인이
작년 첫해에 20평에 20만원을 받았는데
실평수는 10평밖에 되지 않았다.
폭리를 취한 것이었다.
덕분에 자갈밭에서 폭리를 취한 인색한 주인을 등지고
거의 대부분이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우리는 장소가 마음에 들어서
주인을 설득해서
정상대로 밭을 달라고
적극 요구를 했다.
올해는 거의 정상대로 주긴 했는데
퇴비값은 여전히 받았다.
인색하고 폭리를 취한 주인 덕에
젊은 몇몇만 남고 어르신들은 찾아볼 수 없다.
열집이나 나갔을까
남은 땅은 모두 주인이 일구어야 했는데
너무 넓어 다 일구지를 못해 묵힌 땅도 상당하다.
덕분에 우리 젊은 팀들은
하나가 되어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나눠먹고 나눠쓰며 취미를 함께 즐기는
즐거운 동호회 모임이 되고 있다.
종교도 나이도 취미도 식성도 경제력도
모두 다르지만
하나가 되고 만나면 행복한 것은
자연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덕분에 주말농장을 힘껏 활용하는
우리를 중심으로
식사도 함께 하곤 한다.
6월부터 우리가정은
매주 밭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잔다.
밤 12시가 되도록
모닥불을 피워놓고 불놀이를 한다.
저녁 6-8시에는
식사와 감자를 구워 텃밭식구들과
담소를 나눈다.
몇 숟갈씩 얻어드신 분들이
수박이며 참외 아이스크림 등을 사오신다.
고기도 자신들이 먹고 싶으면
또 사오신다.
어떤 분은 감자를 한 박스 기증하시고
어떤 분은 양파를 ....
올해는 유기농 먹거리가 여느해보다 풍성하다.
내 밭에 없는 것들은 서로 나눠먹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은 교회에 다니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식사시간에 소주, 맥주를 사다가 드신다.
우리는 식사 전 큰 소리로 기도노래를 한다.
우리가 일주일에 두어번씩 모닥불을 피워대니
한 분이 인테리어 하다 남은
나무들을 잔뜩 실어다 주신다.
우리 아이들은 모닥불 놀이가 재미있는지
매일같이 밭에 가서 감자 구워먹자고 한다.
5월 즈음에 논현동에서 이사온 가정이
우리 옆밭인데다
시인이랑 나이가 같아서
자주 어울려 놀고 있다.
논현동에서도 제일 고급 아파트에서
살다 왔다고 한다.
송도에서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두고 늦둥이로
다섯 살 아들이 하나 있다.
주말농장을 하는 것 외에는
우리와 상황이 매우 다르다.
늦둥이라 더 귀엽고
부잣집 아들이라 입맛에 맞는 음식 위주로 준다.
외아들이나 마찬가지로 키운다.
텃밭에서 같이 식사 하자는 말에
대찬성이었다.
도시락을 싸서 상추쌈만 먹는 우리가정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진다.
“이걸(상추쌈) 아이들이 먹어요?”
다음에는 삼겹살을 사서 쌈을 먹었다.
우리 집에서는 고급 음식이었다.
“삼겹살은 딱딱해서 아이들이 안먹으니 이거 사가요.(양념된 맛있는 고기)”
그 말에 저집은 삼겹살은 맛없어서
안먹는다는 것을 알았다.
밭에서 먹는 것이 즐거운지
다섯 살 된 아들이 신나게 먹었다.
“어머, 잘먹네.”하며
삼겹살에 쌈싸먹는 자기 아들을
신기하게 쳐다본다.
고깃집에서 준 대파를 꺼내놓으니
또 기겁을 한다. “
이런 것을.... 너 이거 먹어?
너도 이거 먹을 줄 알아?”
김치비빔국수를 해서 텃밭사람들과 나눠먹으려고
김치 양념을 많이 했다.
모두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 집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들이 김치비빔국수를 먹어요?
우리는 따로 먹고 시간나면 갈게요.”
며칠 전에 우리가 또 삼겹살에 감자를 구웠다.
집에 가려고 하던 그 엄마가
아들이 밭에서 불놀이도 하고
밥도 먹고 싶어 하니
그대로 놔 두었다.
우리가 싸온 비듬나물을 보고 또 놀래신다.
“아이들이 이렇게 (요리)하면 먹어요?”
엄마가 잠깐 집에 갔다온 사이
다섯 살 아들이 제법 밥을 많이 먹었다.
비듬나물도 먹었다.
봉숭아 :“**가 밥을 잘 먹네요. 비듬나물도 먹었어요. 쌈도 싸먹고요.”
**엄마 : 와~ 우리 **는 시골로 보내야겠네. 시인이네가 시골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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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리가정학교에요^^
남편 별명이 빛나리거든요. 이마가 빛이 나요. ^^
홈스쿨 가정들은 대체적으로 식성이 좋은 것 같아요.
부모들이 여러가지로 의식을 가지고 신경을 써서 그런가 봐요.
@봉숭아 ^^ 아엠홈스쿨?
잘 모르겠어요. ^^
거기 안간 것 같은데.......언제 갔었나? ㅎㅎ
행복한홈스쿨 두 자녀가 학습연령이 되었네요.
자녀가 커가면서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게 되니
자녀의 세계가 늘 흥미로운 것 같아요.
남편에게 "여보, 5학년 정도 되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키는 게 좋겠죠?" 했더니
크도록 공부는 안시킨다네요.
계속 내버려 둔다니........그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
없어도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없기 때문에 감사할 수 있음을 감사합시다.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한 발단인 것 같습니다.
게을러서 누워만 있는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신 가난이라며 감사하라고 하는 것은
자기 합리화이고 악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겠죠.
자칫 하나님 이름 팔아먹기 딱 좋은 것이
기독교의 은혜, 감사인 것 같습니다.
@봉숭아 ^^ 하나님께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시면 가만히 있어야지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도 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