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으로 가는 원래의 목적지는
찻집 취재...그것도 이미 유명하거나
쥔장의 마인드가 무설재 쥔장과 부합하지 않으면
절대 취재 거부.
그리하여 심사숙고 끝에 취재지를 찾게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가는 것이 또 나의
놀멘놀멘을 겸한 취재하기.
그런 연유로 쉽게 마음에 와닿은 찻집 찾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쉽지 않다.
하지만 가끔
지인들의 발품 덕분에
앉아서 거저 먹기식의 수월한 취재도 보너스처럼 생기니
오늘이 바로 그러한 날이다.
암튼
이른 아침나절 서두른 길 나섬이
요모조모 쓸모있게 시간을 활용하게 되니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선 보람이
넘치고도 남음이다.
그야말로
익산에서의 횡재수는
굴러들어 온 떡이다.
익산 인터체인지를 100미터쯤 지나 우회전을 하게 되면
얼마 가지 못한 곳에서 흙서리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
길 찾기도 수월하고
별 애씀없이 찾아지는 찻집이니 이 또한 시간을 자연스럽게 벌어 준다.
물론
흙서리를 추천해 준 지인 행복한 님으로 부터
기본적인 설명과 함께 그의 사진으로 익히 눈으로 담겨진 곳이었는지라
전혀 낯설지가 않음이요 그의 설명대로
곳곳이 쥔장의 손재주가 빛나는 곳을 확인사살하고 보니
먼 길 달려온 보람이 꽤 크다.
곳곳에 오랜 시간을 거쳐
수집하고 공들여 온 쥔장의 애장품들이
요소요소에 알맞게 배치되어 잃어버렸던 정감을 되찾게 하고
한 때 우리네 가정의 일상품이었을 장식품들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풍요롭게 하는 마력을 지닌 채
당당하게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음을 보니
쥔장의 세심한 배려와
보이지 않게 의도된 그의 철학이 엿보이는 듯하다.
당연히 구입된 물품 뒤에는
손수 만들고 다듬어 만들어 낸 소품들 또한 그득하니
이쯤에서 손재주 부족한 무설재 쥔장의 부러움 반 시샘 반이 시작된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법이 없음이니
수집품이건 직접 만들어 낸 소품이건
각자의 위치에서 빛나고도 빛날 일이다.
저 멀리 보이는 미니어처 또한 쥔장 정진섭의 작품이요
곳곳에 드리워진 꽃들이나 수생식물들의 조화로움은
당연히 마이더스의 손을 지닌 쥔장의 손길을 거쳤음이다.
허나
한가지 분명히 짚고 지나갈 일은
흙서리 찻집의 본래 쥔장은 김경자 도예가 이다.
본시 드러남이 없고 조용 조용히 사브작사브작 다니며
뒷일을 감당하는 그녀지만
흙 앞에 서면 그녀 또한 불이 된다.
하지만
흙과 함께 지나온 시간 만큼이나
순수하고 순박한 그녀이다 보니
오늘의 물꼬는 여전히 조각가 정진섭님으로 부터 시작되었음이다.
그렇다고 쥔장을 빼놓고 갈 수는 없는 법.
여리한 미소 속의 그녀 김경자....앞으로 그녀에게 길고 긴 날동안의
무궁무진한 행복과 즐거움이 동시다발로 꿰어지는 횡재수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마이더스의 손, 정진섭님의 손끝에서 탄생되는
갖가지 소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손 재주는 어디까지 일까 싶다.
조각가이며 애니메이션의 대가요
미니어처의 달인이요
수생식물과 꽃 기르기의 매니아요
흙과의 씨름도 마다하지 않는 도예가로서의 길도 자청함이요
한때 후학 양성을 위해 교육에 투신 중
잠깐 동안의 휴직을 감수하며
전시회를 구상 중이신 정진섭님.
짧은 시간 동안의 대화 속에서
그의 작품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의 인간성 또한 빛나고도 남음을 감지하게 되니
그로부터 교육 받은 학생들이나
앞으로 지도를 받게 될 학생들은
저절로 횡재할 일만 남은 것 같다.
아래로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그의 작품들..
즐감하시라.
뒷자락에 보이는 정진섭님이
오늘의 손재주 많은 조각가....
착실하고 성격 좋은 부부의 환대 속에
사람사는 맛을 느끼고 서로에게 매료 당하고
고맙고도 감사한 마음을 지면에 담으며
...............그들 가족의 행복과
하고자 하는 일들과
이루고픈 꿈들이
모두 모두 이루어질 지어다.
좀더 자세한 취재기는 잡지
Tea & People에 게재하기로 한다.
첫댓글 귀한 발걸음이 헛되지 않아 좋습니다.... 맛내는 손... 멋내는 손... 향기를 담는 손... 햇살님의 손끝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여름 이곳 흙서리를 방문 했을때 마음이 한없이 넉넉해 졌었지요.... 약간의 얼음이 서걱거리는 아기 주먹만한 곶감이 들어있는 수정과를 지금껏 잊지 못하고 있으며....한옥 미니어쳐에 대한 정기섭님의 열정어린 설명에 그저 입벌리고 들었던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 역시 그분들의 환대와 열정에 즐거움이 배가된 아주 행복한 나들이였습니다.
다녀오셨군요. 제 고향 익산이 원래 그런 곳입니다. ㅎㅎㅎ 그런데 흑서리 쥔장님 이름이 어찌 이상합니다. 최근에 개명을 하지 않았다면 정기섭 님이 아니라 정진섭 님입니다. 이것도 확인사살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저 역시 덩달아 그냥 앉아서 고향 구경하는 호사를 했습니다.
ㅎㅎㅎ 죄송. 늦은밤까지 무설재 발길과 이야기 나누고 새벽에 글을 쓰느라 거의 졸다시피 였습니다. 그래서 낭산다례원은 쓰다가 그치구요...이제 다시 쓸 요량이니 이해하소서. 개명은 원래대로 복원하였습니다. 그런데 익산은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구석구석 다시 살펴보고 원불교에 대해 세세하게 알게 된 어제. 행복한 님이 왜 행복한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에구 쫄쫄이로 따라갈 걸....부럽습니다.영혼이 자유로운 여인이여...
ㅎㅎㅎ 그러게 일찌감치 따라 나서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