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스님, 사람들이 말하기를 사업을 하거나 큰일을 앞두고
조상 천도재를 지내면 참 좋다고들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5월이면 백중 천도재도 지내는데, 이런 조상천도를 해드리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 답
이건 문화입니다.
조상 제사를 지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건 '초파일 연등을 달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렇게 묻는 거와 똑같애.
달아야 된다, 안 달아야 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녜요.
달고 싶은 사람은 달고, 안 달고 싶은 사람은 안 달고.. 이런 문제지.
교회에 오면 꼭 헌금을 내야 되나? 목사가 보기엔 '내야 된다' 이래 말하고 싶지..
스님 보고 '연등 달아야 됩니까?' 이래 물으면, 달아야 된다고 하지 그럼, 달지 말라고 그러겠어?
그러나, 지금 이 자리는 이해를 떠나서 진리를 논하는 자리니까
지금 나보고 '달아야 됩니까? 안 달아야 됩니까?' 이래 물으면
달고 싶으면 달고, 달고 싶지 않으면 안 달아도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고,
여기 법상에서 내려간 다음에 나보고 '달아야 되나, 안 달아야 되나?' 물으면
'달아야지!' 이렇게 대답한단 말예요. (대중들 폭소)
지금 이 자리에선 이해를 떠나고 불교를 떠나고, 누구 편도 떠나고.. 진리를 말해야 하니까
'천도재를 지내야 합니까? 아닙니까?' 물으면
지내고 싶으면 지내고, 아니다 싶으면 지내지 말아라.. 이렇게 말하는 거고..
이제 여기서 내려가면.. 답이 좀 달라.. ㅎㅎ
(감사합니다) (대중들 박수..)
천도재를 지내야 하느냐, 아니냐..
장례를 뭐 3일장을 해야 하느냐, 5일장을 해야 하느냐..
화장을 해야 하느냐, 매장을 해야 하느냐..
제사를 꼭 밤 11시 넘어서 지내야 하느냐, 좀 일찍 지내면 안 되느냐..
찬송가만 부르고 마치면 안 되느냐.. 이런 생각들 하죠?
그런데 그건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하는 게 없어요.
그건 문화예요.. 문화.. 아시겠어요?
문화니까.. 제사상 차릴 때도 맨 앞에 대추부터 놓고.. 순서 있죠?
그거 바꿔 놓으면 뭐라고 그러죠? 그렇지만 우리가 밥먹을 때 반찬이 뭐..
그게 오른 쪽에 있으면 어떻고, 왼 쪽에 있으면 어떻겠어? (웃음)
그러니까 나보고 '대추를 꼭 먼저 놓아야 됩니까?'
법상에 앉아 있을 때 그래 물으면 '니 놓고 싶은 대로 놔라' 이래 대답하고..
내가 집에서 부모제사를 지내는데 조카가 '대추를 먼저 놔야 합니까?' 물으면
'그럼.. 대추를 먼저 놔야지..' 이렇게 대답을 할 겁니다. 이건 문화예요.
문화는 '옳으냐 그르냐'를 논할 수가 없어요.
문화는 옛날부터 그렇게 해 온 겁니다.
또 '연등은 꼭 달아야 하나? 안 달면 어두워서 부처님이 못 오시나?' 이렇게 따지는 게 아녜요.
옛날부터 그렇게 초파일 되면 등 달고, 불 밝히고 해왔으니까 하는 거예요.
요즘은 뭐 너무 장사속으로 하는 것도 있어서 문제가 좀 있긴 있지만..
사람이 죽었을 때도, 그날로 그냥 묻어버리면 너무 아쉽잖아?
그래서 3일장, 5일장 있는 건 그 섭섭한 마음을 좀 달래라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1년장 하라고 하면 지칠까? 안 지칠까? 진절머리치겠지..
그러니까 너무 길어도 안 되고, 한 3일이나 5일쯤 하는 겁니다.
옛날엔 5일장을 많이 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5일 하라고 그러면 '죽겠다'고 그래..
그래서 아쉽다고 하면서도 다들 3일장을 좋아해요.
인도는 당일로 합니다. 죽으면 뭐 몇 시간만에 바로 화장합니다.
이렇게.. 이건 다 문화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화를 가지고 지금 질문한 사람처럼
'옳으냐? 그르냐?' 이래 물으면 안 돼요.
문화적으로 물으면, '아, 유교는 이렇게 하고.. 불교는 이렇게 한다..'
'이게 불교식입니까?' 하면, 아니다..
불교하고 유교하고 한 500년 같이 살다보니, 유교가 불교고 불교가 유교로 되고..
원래 불교에 뭐 제사지내고 이런 게 있겠어? 없지..
유교 문화 속에 살려니 이렇게 된 거지..
천주교 들어와 그거 안 하려고 하다가 많이들 죽었잖아.. 그죠?
천주교도 요즘 해요? 안 해요? 하지..
개신교는 안 하지? 왜? 늦게 들어와서..
조선시대 들어왔으면 이것도 했을 텐데..
이건 조선 다 망한 뒤에 들어오니까.. 탄압할 때 안 들어왔잖아요?
그래서.. 안 해도 되는 사회에서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이런 문화는 '옳다, 그르다' 따지는 게 아녜요.
지방 쓰는 것도 경상도하고 충청도하고 다르고.. 불교 예불도 종단마다 달라요.
어느 게 옳으냐 이렇게 따지면 안 돼요.
그러나 조계종 사찰에서 천태종식으로 하면 틀렸다고 하죠?
원래는 옳고 그른 게 없지만, '이 조건에선 이게 옳다' 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질문은 문화에 대한 겁니다.
시절인연 따라.. 사람들 하는 거 보고
생각해서 하면 돼요.
☞ 스님, 전생은 정말 있나요? <법륜스님>
첫댓글 재를 올리면서 본전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부모님 생일상을 차리면서 유산 받을 셈을 하지않는다면. 조상님 재를 지내면서 사업운을 바라면 안되지요
혹 무간지옥에 계시는 조상님 계시면 오셔서 잠시나마 한시름 놓으시라고, 또 자손이 간절히 바라면 극락왕생 할 수 있을까.
좋은글 감사합니다.(__)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담아가겠습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