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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나는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날 때면 극장에 가서 보기도 하지만, 스카이 라이프를 통해 유료 영화를 보기도 한다. 여러 장르가 있지만 재미있는 영화는 누가 뭐래도 인과응보가 있는 액션 영화다. 무협도 있고 서부극도 있고, 판타지 영화도 있다.
그러나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영화는 감동이 있는 영화들이다. 재미있는 영화도 좋지만 누가 뭐래도 감동이 있는 영화가 좋다. 사람이 감동을 느낄 때는 행복하다. 그 감동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오랜만에 감동이 있는 영화를 보았다. 교도소와 재소자와 피아노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멋진 감동의 영화였다.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사역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재소자를 다룬 영화라 관심을 갖고 보았다. 그러나 재소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스승과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제자를 바라보게 되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가슴 시린 우정을 소재로 한 영화는 여러 편 봤다. 나름대로 영화마다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영화였다. 하지만 이처럼 멋진 영화, 이처럼 근사한 영화는 보지 못했다.
- 영화 줄거리
두 여자가 있다. 60년을 하루같이 교도소에 출근하며 여자 죄수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의 재능을 갖췄지만 살벌하게 말썽을 피우며 살인죄로 복역 중인 제니. 크뤼거는 젊은 시절, 사랑했던 여인과의 관계를 부정하다 그 여인이 죽자 죄책감에 마음의 빗장을 닫는다. 그런 크뤼거 앞에 자신처럼 세상을 부정하는 폭력적인 소녀 제니가 나타난다. 제니의 재능을 알아본 크뤼거는 피아노 콘테스트 참여를 권유한다. 크뤼거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으며 점차 마음을 열던 제니는 콘테스트 본선에 진출하지만, 동료 재소자들의 농간으로 말썽에 휘말려 콘테스트 참가가 취소된다. 이제 제니가 콘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탈옥뿐이다.
- 감상
영화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단 4분간의 자유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발산할 젊은 여자는, 단 한순간의 잘못은 재능 있는 연주가의 열정을 차갑게 식혀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타인에 대한 애정도 거부하는 삶을 살고 있는 늙은 여자를 만나면서 삶이 바뀌게 된다. 비록 교도소라는 울타리 안이지만 말이다.
폭력의 굴레 속에 묶여버린 젊은 여자, 은유와 비유를 적절하게 가미를 시켰고, 섬세한 심리전까지 가미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끊임없이 관객을 자극시키며 영화 속으로 푹 빠져들어 가게 만들고 있었다. 젊음과 늙음이 묘하게 교차하면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그 안에서 침묵을 통해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의 근사함은 마지막 4분 동안 연주하는 장면이다. 그 4분 동안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음악이래야 잘 알지도 못하고, 과거에는 뽕짝이나 불러재끼고, 신앙을 갖게 되면서 찬송가나 가스펠을 주로 부르는 사람이 재즈 피아노나 클래식 피아노에 대해서 안다면 얼마나 알겠는가. 그러나 감동은 받을 수 있다. 포미니츠, 이 영화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큰 감동을 주는 영화다.
- 나가는 말
등 뒤로 수갑을 찬 채로 건반을 보지 않고도 뒤로 열정적인 연주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제니 역의 한나 헤르츠스프룽의 폭발적 감수성으로 고귀한 인간애와 감동을 그대로 받았다. 외국 영화에만 찬사를 보낸다고 탓할게 아니었다. 그렇게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가슴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영화를 만든다면 얼마나 멋질까.
이제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아들 녀석에게 영화를 보는 것만 좋아하지 말고, 어떻게 해서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질문을 항상 해보고 해결해 나가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 그만큼 감동이 있는 영화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살아서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미니츠’ 4분……. 나에게 이 영화가 주었던 4분의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참……. 좋다!
2008. 3. 1.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