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 환성분맥 4차(2011년 1월 25일)
구간 ; 갈미재-비일재-문암산-파군재-화담산-학봉-동변중교(두물머리);
2주 전에는 주황색 꽃이 피더니 이번엔 하얀꽃이 또 피었다.
한 나무에서 두 색깔의 꽃을 보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선릉을 7시 출발 이곳 대구 광역시 동구 백안동 산행 기점인 윗갈미에 도착하니 10시 50분이다.
세멘도로를 따라 오르니 소를 아주 많이 기르고있는 신갈농장을 지날때는 미안하고 죄송한 생각이 들어
빠른걸음으로 이동하여 산에 들었다.
작은 봉우리 몇개를 오르내리자 몸에선 자체열을 생산해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서울은 영하의 날씨라도 이곳 대구의 날씨는 따뜻한 영상이라 장갑을 끼지 않아도 손이 시리지 않았다.
1시간 15분 정도 운행하자 문암산에 도착했다.
대구 422 삼각점과 넓은 공터엔 통신탑이 있었고 이곳에서 길도없는 소나무속 정남으로 내려가면 한참후 리번들이 보이며
길도 나타난다.
문암산 삼각점옆에는 뽑혀진 구,삼각점도 있었고 정상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종달이님과 민들레님, 개척산악회 조삼국 회장님이시다.
회장님역시 일흔을 훌쩍 넘기신 분이며 산에대한 열정도 대단하시고 약 4.000여산을 등정하신 정통 산꾼이시다.
앞에 보이는 문암산 뒤로는 팔공산이 지켜보고있다.
감태봉을 오르자 등산로가 바로 공원길이고 많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오르고 있었다.
가지가 아홉개라 구절송이라 부르는 소나무다.
팔공산능선이 너무 멋지게 펼쳐있다.
하얀눈을 이고있는 정상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것 같다.
우리 인간의 실수로 아팠던 현장.
어떤일이 있어도 산불은 조심해야할 것이다.
우측아래 공산땜은 하얀 얼음만 비칠뿐 이고 가끔 전투기가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좌측엔 금호강의 푸른물과 대구시의 일부가 잘 보인다.(불이난 득일것이다)
지리산 주능과도 같아 보이는 팔공산 능선,
대구 국제공항이 가까이 있어 그런지 전투기 이,착륙이 빈번하다.
쉼터와 운동시설이 많은 등산로, 이정표.
가야할 산줄기 끝이 금호강과 함께 보인다.
파군재 삼거리.
高麗大師 壯節公 申崇謙將軍像
왕건을 도와 삼국통일에 기여한 평산신씨의 시조인 신숭겸 장군,
파군재 삼거리.
왕건이 견훤에게 대패했던곳으로 알려진곳이다.
동화천뒤로 보이는 팔공산과 나무없는 야산과 아파트가 조화롭지 못한 모습.
역시 강엔 물이 흐르고 산엔 숲이 가득해야 아름다운 江과 山이 되는것이다.
감태봉 넘어 환성산의 줄기가 북에서 남으로 뻗어있고
감태봉(문암산줄기)은 서에서 동으로 길게 뻗어있다.
지도에는 학봉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 정상석은 가람봉으로 되어있다.
지역에서 이런 정상석을 세울때는 확실하게 하여 보는 사람으로 혼돈을 주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쉼터와 운동시설이 많이있고 대구 414 삼각점도 있으며 주변을 한눈에 담을수 있는 전망대 격이다.
학봉(가람봉)에서 바라본 감태봉, 문암산, 환성산이 차례로 보인다.
학봉에서 내려오다 만난 돌탑,
160,4봉 하산길엔 삼각점도 있다.
마지막 20번 송전탑 구암/검단을 지나면 아파트 촌이다
왼쪽으로 금호강을끼고 1km정도가면 금호강과 동화천이 만나는 합수점이자 환성분맥 끝점이다.
경부고속도로의 금호제일교.
(산행후기)
연일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가 처음엔 겁나고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이제는 차츰 추위도 익숙해져 전처럼 심각한 느낌은 사라지고 일상과도 같은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기도 하였다.
이런 걸 두고 抵抗力 또는 免疫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금년엔 전년에 비해 유난히도 추운데다 눈(雪)도 많았는데 때 아닌 가축의 전염병인 구제역과 조류독감까지 겹쳐 안 그래도 어려운 농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전국으로 자꾸만 확산되어가는 전염병은 방역에만 의존하고 있는 농민들 문제만으로 보기엔 너무 가혹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한 이 시기가 어쩜 국가적 위기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이러한 현실을 직감하는 나 로선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바라만 볼 수박에 없는 자신이 안타깝기만 어쩔수 없이 4차에 걸쳐 마무리하는 환성분맥종주에 참여하게 된다.
사실 3차는 장모님 喪으로 부득이 불참 했으나 마지막 4차로 같이 마치게 됨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매일 가다 시피 하는 산이지만 언제나 산에 갈 때는 聖地를 찾아 기도하는 순례자처럼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출발하는 것이 나의 기본자세이다.
산행이란,
이성과 감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자신이라야 산을 구분하지 않고 즐길 수 있으며 남에게 즐거움도 줄 수 있고 나 또한 그 산에 깊숙이 인길 수도 있는 것이라 본다,
이러한 나의 준비가 완전해 졌을 때 비로소 산도 나를 기꺼이 받아주게 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명산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제 아무리 이름난 명산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찾아주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것이니 사람이 많이 찾는 그 산이 바로 명산인 것이다.
그런 산에다 유효적절하게 감정을 적당하게 접목시킬 수만 있다면 이런 산이 바로 명산으로서의 아름다움과 산으로서의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라 본다.
아픔이 있을 때 마다 산은 나에게 새로운 길을 인도해 주며 자신감을 불어 주었다.
그것이 곧 경험이고 길들여진 내공이라 할 수 있으며 나에겐 힘의 원천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여행을 생활의 활력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산행이야말로 진정한 정신적, 육체적으로 꼭 필요한 보약과도 같은 귀중한 행위라고 말하고 싶다.
거기 에다 지맥이라도 찾아보는 즐거움을 더한다면 꿩 먹고 알 먹기 식이며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이니 젊은 피를 수혈하는 이상으로 내 몸을 크게 움직이니 一石二鳥가 아닌 一石 三~四鳥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중도 포기한 사업의 아픈 상처가 산을 통해 치유하며 정신과 육체적인 도움으로 홀로서기를 할 수는 있었지만 그 보다 더 자식들의 도움이 더 큰 힘이 되었고 버팀목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빈 잔에 술을 채우듯 뭔가 나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았던 세월이 차츰차츰 흔적 없이 멀어져 가는 것 같아 그 허전한 마음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산이란 커다란 바람막이가 있어 나에겐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모른다,
얼마 전 95세 된 장모님과도 영원한 이별로 인생의 무상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내 마음을 달래기위한 산길이 근 2주 만에 찾아보는 나의 첫 행보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도 채우기 보다는 비워가는 법을 배우며 천천히 실천해 보려고 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내 몫의 삶과 아름다움은 언제나 같이할 것이고 나의 모든 부분을 감싸고 있는 부질없는 허물들은 바람과 함께 깨끗이 지워버릴 생각이다.
정상은 쳐다본다고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방향을 정하고 묵묵히 걸어갈 때 자신에게 다가서는 것이라고 칸텐중가 등정여부에 고심하는 오은선도 말했다.
산길은 산책길 수준이라 특별히 거론할 것도 없다.
남자 없는 또래끼리 어울린 3명의 여자들이 무슨 얘기가 그렇게도 많은지 길을 비켜줄 생각도 잊어버리고 연신 재잘거리며 밀가루 반죽처럼 떨어지지도 않고 한 덩어리로 뭉쳐 가고 있다.
나라 살림하는 높은 양반들 여야 구분하지 말고 저렇게 오순도순 나라 걱정하는 모습 좀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꼬.......
꿈과 희망과 도전이 목표인 겨울산은 언제나 伏兵이 있게 마련이지만 여유로운 마음과 구도자의 심정으로 순례 길을 가듯 차분하게 준비한다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으리라본다.
동물은 땅을 내려다보지만 인간은 하늘을 바라보며 산다고 할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구원한다는 종교도 알고 보면 모두 똑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부처는 원수를 慈悲로
예수는 칼 앞에도 사랑으로 대하라 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의 이름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인간이 인간을 위한다는 구실로 만들어진 이념이 우리나라도 南과 北으로 갈라놓았고 그 이념 앞에는 부모 형제도 멀리하는 저들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두고 볼 일이지만 손자 예뻐하다 뺨맞는 할아버지도 많은 생각 고쳐먹어야 할 것이다.
우리 인간은 아무리 오래 살려고 해도 100년 살기가 쉬운 일 아니다.
돈 있다고?, 힘 좋다고?,
다 마음대로 해 볼수는 있으나 생명만은 절대 안 되는것이다.
주어진 생명 사는데까지 즐겁게 살아갈 것이며 남을 도와주지는 못할지 언정 害가되지는 않게 사는것이 제일 바른 삶이라 할것이다.
일본과의 4강전 2대 2에서 연장전, 결국 P.K까지 가서 패하긴 했지만 우리 선수들 잘했다고 격려해 주고싶은 마음 간절하다.
내 마음이 이럴땐 선수들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는가,
오늘로서 환성분맥종주도 멋지게 마쳐 좋은 선물이 될줄 알았는데 조금 서운한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경기는 이미 끝났으니 다음을 보고 열심히 훈련하고 우리는 격려로서 다둑거려주자.
아름다운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