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가기 전에 새장막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며 양보하다 보니 내가 할 일이 엄청 밀려버렸다. 포장 이사를 한다고 계획을 세웠었다가 막상 이사 갈 준비를 하다 보니 수리할 부분이 엄청 많았다. 결국 이사비용은 장애인이동 경사로를 만드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덕분에 자오쉼터 가족들과 협동목사님, 지인목사님들, 친구들이 고생을 했다. 2016년을 이틀 앞두고 이사가 끝났다. 물론 짐들은 이곳저곳에 쌓여 있고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새장막으로 옮기는 것은 끝났다.
신정 소록도 떡국 봉사를 가기로 하고 떡국과 함께 선물꾸러미를 드리고 싶어 선물로 사용할 물품들을 협찬해 달라는 공지도 올렸지만 이번에는 모두가 어려운지 협찬이 없었다. 이십여 일 전에 방앗간에 쌀을 맡기며 떡국 떡은 마련해 놨다. 작년엔 굴 떡국을 대접해 드렸는데 올핸 소고기 떡국을 대접해 드리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 떡국 끓여줄 준비는 다 됐는데 선물이 문제다. 귤을 협찬하기로 약속한 분이 봉사에 참석을 할 수 없으니 펑크가 났다. 기도하며 준비해 보기로 했다. 평택에서 사과 농장을 하는 양희영 집사님께 사과 협찬을 부탁드렸더니 기쁘게 협찬을 해 주셨다. 마침 제주도에서 이레농장을 운영하는 지인이 귤을 다섯 박스 보내 주셨다. 겨울토시가 준비되고, 초코파이를 한곽씩 돌아갈 량을 구입하고, 캔커피와 사탕을 준비했다. 작은 선물꾸러미는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석하기로 한 분들은 일부 참석을 못하고 예정에 없던 분들이 참석을 하게 됐다. 인천에서, 부천에서, 화성에서, 곤지암에서, 광주엣, 창원에서, 조치원에서…. 21명의 봉사자가 참석을 했다. 이번엔 김승한 집사님이 몇 년 만에 참석을 하게 됐다. 막상 일을 해야할 여자분들이 집사님 덕분에 편하게 됐다. 큰일을 많이 해 본 분이라 떡국 봉사 음식 준비는 혼자 하셔도 넉넉할 달란트를 가지신 분이다. 도착하자마자 김 집사님은 보일러 수리부터 한다. 맥가이버라는 닉네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전기 필름 난방도 수리를 하여 작동케 해 놓으셨다. 덕분에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사택에 내려놓았던 물품을 다시 교육관으로 옮겨 놓고 저녁을 먹는다. 저녁은 사발면이다. 새로 한 밥을 사발면에 말아 먹는 맛이 참 좋다. 김치까지 미리 준비해 간 민 집사님의 수고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초라한 밥상 같지만 행복한 밥상이었다. 저녁을 먹고 선물 포장을 한다. 잠시 일하는 순서에 대하여 의견이 나뉘었지만 일사 분란하게 선물 포장 작업이 시작된다. 선물 포장까지 마치고 미리 준비한 석화찜도 나눈다. 봉사자가 많으니 일들이 금방 끝난다. 최병진 장로님 허벅지를 베개 삼아 잠시 누웠다. 목사가 장로님 허벅지를 베개 삼아 눕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러나 우리 자오나눔선교회에서는 가능하다. 동생을 바라보는 듯한 따뜻한 장로님의 눈빛이 좋다. 이런 저런 간증들이 이어진다.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소록도에만 가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설렘 때문이다. 21년째 다니는 소록도이지만 항상 설렌다. 며칠 전에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민포장을 받았을 때보다 더 설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이 사랑이 아닐까? 라는 생각 말이다. 새벽2시까지 뒤척이다 예배당으로 갔다. 그냥 소록도 예배당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은혜가 된다. 새벽 4시 20분에 새벽예배가 시작됐다. 소록도 연합교회 담임이신 김선호 목사님께서 설교를 해 주셨다. 소록도 2번지 안에 있는 다섯 교회가 연합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중앙교회에서 소록도 전 성도들이 모여 연합예배를 드리고, 나머지는 각 마을에 있는 지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담임 목사님과 부목사님 두분이 돌아가며 예배를 인도하신다. 그래서 각 마을마다 예배시간이 약간 다르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각자 정해진 대로 섬김을 준비한다. 떡국을 끓이는 조와 배달조로 나뉘었다. 남생리에 떡국과 선물을 배달해 주고 와서 구북리에도 배달을 해 준다. 새벽공기를 맞으며 어르신들께 떡국과 선물을 배달해 주는 기분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누릴 수 없는 축복이다. 마을 두곳에 나눔을 마친 후 봉사자들도 떡국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오고가는 덕담이 정겹다. 설거지까지 모두 마치고 동생리로 이동을 한다. 동성교회에 도착하여 주방에 짐을 푼다. 선물은 성가대실에 따로 내려 놓는다. 열심히 수고하는 손길이 있기에 누군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동생리 마을 각 가정마다 방문을 하여 떡국을 나눈다. 당연하다는 듯이 섬겨주는 섬기미들이 고맙다. 그들을 모두 축복한다. 섬기는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하기를 바란다.
낮 12시가 되니 모든 일정이 끝났다. 예상시간보다 두 시간 단축됐다. 다시 먼길을 올라가야하는 수많은 섬기미들. 교회 정문에서 단체 사진 한 장 찍고 바쁜 분들은 먼저 올라가도록 한다. 끝까지 남아 설거지까지 마친 광주에서 온 황장하 목사님 이하 청년들. 동성교회 장로님의 배웅을 받으며 우리들도 철수를 했다. 각자의 터전으로 돌아가 열심히 올 한해를 보내기를 기도하며 우리들도 화성으로 올라왔다. 하나님이 함께 하셨고 수많은 섬기미들의 헌신이 있었던 1박2일의 신정 소록도 떡국봉사였다.
첫댓글 서로서로 사랑으로 섬기는 모습.너무 좋습니다.이제 좀 쉬셔요
아직도 할 일이 태산입니다. ^_^*
인자하시고 너무 겸손하신 장로님~ 저녁 설거지는 장로님께서 하셨답니다^^
맞아요~
주인공된 기분입니다^^언젠가기회되면 특송한번 알기회주세요?
^^나에하나님아버지앞에^^ㅋㅋ
취소요!!
아멘~
힘든사람 있으면 오른쪽다리도 선뜻 내어주실분 같애요^^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