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령의 개발과 죽령옛길의 선점에 대한 문제는 우리 영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미 전국에 소백산이 단양 소백산으로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죽령과 죽령옛길의 선점은 소백산을 다시 영주 소백산으로 되돌려 놓는 일과도 무관하지 만은 않다.
지난날 문경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새재(조령)은 괴산군과 문경시에 걸쳐 있다. 하지만 문경시는 적극적으로 새재를 개발하여 새재를 문경의 전유물로 만들었으며 드라마 세트장 등을 유치하여 적지 않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새재를 공유하고 있던 괴산군은 문경시에 선수를 빼앗겨 이를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놓여 있다.
죽령이라는 지명과 그 개발권은 선점하는 쪽이 대표성을 갖는다. 지난 날 우리 영주가 ‘선비의 고장 영주’라는 도시의 상징을 쓰면서 인근 안동이 선비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한 좋은 실례일 것이다. 우리 영주에서는 지난 몇 년간 영주문화연구회가 매년 죽령옛길 걷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죽령옛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이에 비해 인근 단양군은 죽령에 대한 각종 연구조사 사업과 죽령이 위치한 단양군 대강면을 죽령면으로 개명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죽령옛길에 대한 기득권을 선점하기 위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죽령옛길의 복원과 개발은 분명 영주를 살리는 길이고 첩경이라 생각된다. 죽령옛길이 빼앗긴 영주 소백산을 되찾는 좋은 방편이라 생각하며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죽령옛길 을 국가지정문화재(명승)로 지정하자
지난 4월 문화재청은 전국지방자치단체로부터 민족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이 잘 보존돼 있고 경관적 가치가 높은 옛길 31곳을 추천받아 이 가운데 죽령옛길 을 포함한 전국의 14곳을 우수한 자원으로 선정하여 지난 5월까지 현지조사를 마쳤다.
문화재청은 현지조사를 마친 뒤 지적 및 천연기념물 등 관련 전문가 4~5명으로 옛길 평가소위원회를 구성해 7월 말까지 조사보고서 작성과 자치단체와 문화재지정구역 등에 대한 협의를 거칠 계획이다. 이어 8월부터 문화재위원회의 검토, 심의를 거쳐 연말 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옛길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 복원과 보수·정비·관광지 개발 등에 필요한 예산 70%를 국비로 지원받게 된다.
죽령옛길은 생태·문화재·청정 이미지를 동반한 지역으로 관광 인프라 구축과 브랜드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지역이다. 죽령옛길이 국가 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죽령옛길 살리기 범시민운동을 펼치자.
먼저 그 동안 죽령옛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은 영주문화연구회의 노력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지역의 각 기관단체나 봉사단체의 실무자들을 만날 때마다 죽령옛길을 살리는 길을 한 번 모색해 보자고 하면서 시민사회단체운동을 주장한 바 있었다. 가칭 죽령옛길 살리기 시민모임을 결성하여 매년 식목일에 죽령옛길에 단풍·은행·철쭉꽃을 식재하여 봄 가을 관광객들이 찾아 올 수 있도록 하자고 논의 한 바 있다. 또한 지역 내에 적을 두고 있는 각종 산악회도 매월 가는 산행 중 년 2~3회는 죽령옛길을 밟아 달라고 한 적도 있다. 사람들의 발길을 늘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특별한 볼거리와 체험이 필요하다. 소백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봄 가을에 펼쳐진 노란 은행나무와 철쭉, 단풍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죽령옛길을 걷고 소백산을 오른다면 소백산은 다시 영주 소백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죽령옛길을 살리자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죽령옛길에 나무 한 그루 식재하는 일부터 실천하자. 더 이상 죽령옛길의 복원을 미룰 일이 아니다. 이제 죽령옛길 복원에 영주의 희망을 담아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