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 50여 년 만에 고향을 찾아서-
최영희
살다 보면, 사라진다는 것
어머니 아버지가 그렇고 더러는 좋은 벗들,
가슴에 정녕 그리운 그 임들뿐이겠습니까
내 어릴 적 참 평화로운 공간
나지막한 집들이 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을 입구엔 탑이 하나 세워져 있고
몇몇 아이들은 장난처럼 탑돌이를 합니다
마을 뒤쪽으로는
수 억년 전의 비밀이 있을 것 같은 동굴*하나가 있고
그곳엔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맑은 물이 흐르고
윙~ 윙 바람 소리, 바람은
수 억년 전부터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가끔 동굴 속에는
박쥐들이 동굴 벽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거였어요, 박쥐들의 거꾸로 보는 세상
그러나 본래 거꾸로의 세상은 없었습니다
거슬러 거슬러 50여 년 전의 세상,
그때 그 산도 들도 마을 그리고 그리운 사람도
내 유년의 그곳엔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때 그 동굴의 입만 잘라 박제처럼 말려 놓았네요
그 입에서 무슨 말을 듣겠습니까
*동굴; 지금은 단성 역(舊 단양 역)舍 옆으로
동굴 입구만 보존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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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유년은 없지만 흔적은 어디엔가 있어요
비록 박제로 말라서 있겠지만 ~~
50여년이 넘었나 봅니다,,어딘가 흔적하나라도 있겠지하고 남편을 졸라 어머니 돌아 가시고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내 머리 속 또렷한 그곳을 가 보았습니다,,너무 슬펐습니다,,내 고향은 충주댐 공사로 물속에 잠기거나 매몰 된 곳이 많습니다,,그중,, 내 유년의 그곳도 산이 깍이고 매몰 되어 어쩌면 마을전체가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는지요,,,,내리고 타는 사람도 없어져 버린 이름마져 내그리운 단양역은 너무나 낯선 단성역으로 이름까지 바뀌었더군요. 유일한 흔적이 그 동굴 입구뿐,, 돌아서는 제 모습,,,^^
아, 지나간 것은 나에겐 때론 아픔인것을 ㅡㅡ 추억으로 기억한 다는 것은 아름답지만 때론 아픔입니다
따움님 설명절 잘 보내셨지요?,,,,설백은 정월엔 제사도 많고 바쁜 달입니다,,,우리 백년도 살지 못하는데 사는 동안 세상이 참 많이도 변합니다,,,찾아 간 저 마을은 비록 여섯 살 까지의 기억이지만,,,엄마와 함께 산 유일한 기억이 있던 곳인데,,,,아예 마을까지 사라져 버렸더군요,,,^^,,,
늘 그리운 마음에 가보는 고향~
그러나 내 유년의 추억은 그곳에 머물러 있지만
그 시절에 바라보던 모습들은 간데 없으니
아픔만이 바람에 더 세게 베이는 시간이더이다.
인사 올리고 갑니다^^
가슴에만 있는 고향,,,, 바람에 실려 갔는가,,,땅으로 삭아 내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