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즈니스 (급성장하는 21세기 황금시장, 러시아를 잡아라)
윤성학| 아라크네| 2004.09.15 | 368p | ISBN : 8989903475
종합 | 책소개 | 작가소개 | 목차
책소개 ㅣ 다른 서점에서 제공하는 책소개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파크 예스24 모닝365 리브로 알라딘 엘리트2000 반디북
■ 왜 러시아에 주목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있어 러시아는 아직 멀고도 먼 나라이다. 최근 러시아가 유가 상승에 따른 고도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도, 러시아의 시장과 국가정책이 바뀌면서 새로운 러시아 정신이 싹트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지금 러시아는 공급자 우위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다. 부패한 관료들이 사익을 추구하던 행정 권력은 푸틴과 젊은 개혁자들의 프로그램을 집행하는 기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수세기 동안 권위적 집단주의에 물들었던 러시아인들이 합리적인 사고를 갖기 시작했으며, 세계 속에서 러시아적 가치와 존재 의미를 찾아 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러시아 시장에서의 비즈니스는 단순했다. 먼저 러시아인들에게 부족한 생필품 아이템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중국이나 터키, 아니면 한국에서 적당한 상품을 물색해 러시아로 보낸다. 통관은 무자료로 진행되거나 언더밸류(undervlaue, 관세와 부가세를 줄이기 위해 인보이스 금액을 줄여서 표기하는 것) 내지는 HS코드(국제협약분류에 따른 품목분류표)를 조작하여 진행시키고 창고에 입고한다. 그 후는 적당한 바이어를 찾아서현금을 받고 물건을 넘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마케팅이나 치열한 내수시장 경쟁, 그리고 외상대금 회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러시아 시장에서 예전처럼 수입업자나 공급자가 앉아서 돈을 벌던 좋은 시절은 이미 물 건너갔다. 왜냐하면 이 물 좋은 시장을 글로벌 기업이나 상술에 빠른 중국인과 터키인들이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브랜드와 자본력으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고, 중국인과 터키인들은 자국산 저가 소비재를 수입하여 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은 기업은 대박을 터뜨렸다. 유럽에서 최고급차에 속하는 BMW 매출이 가장 높은 나라는 러시아이며, 한국산 핸드폰도 고가일수록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그리고 발티카 맥주(러시아 맥주 상표)는 생산 개시 5년 만에 7억 달러어치를 팔아 치웠다. 러시아 시장이 유럽과 아시아의 단순한 틈새시장이 아니라 인구 1억 5천만 명, 구소련권까지 포함한 3억 유라시아의 거대한 시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전 세계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우리는 세계에 몇 남지 않은 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황금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 매력적인 시장, 러시아를 지금 공략하라!
러시아 시장의 매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러시아 소비자의 구매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거대하고 가난한 동토의 나라가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과 구매력의 증대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러시아인들의 소득은 앞으로 4년 안에 두 배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은행 및 금융권이 제대로 정비된다면 저당 잡힌 재산이 없는 러시아인들의 신용 구매력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러시아에 자체 제조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늘어나는 구매력만큼 소비재의 수입도 그에 비례하여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러시아 시장은 대단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최근 한국이나 중국, 일본과 같은 제조업 중심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를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러시아야말로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부족한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인근 국가이며, 이와 동시에 자국산 상품을 소화해줄 수 있는 거대한 소비 시장이기 때문이다. 북방도서 반환 문제로 러시아를 외면했던 일본 전자업체들이 2002년 이후 천문학적 액수를 러시아 시장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 붓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불법체류를 마다하지 않고 인해전술로 러시아에 몰려들고 있다. 전 세계가 러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점치며 달려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중국과 일본, 나아가 미국이 참여하여 막대한 자원, 그리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파워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거대한 게임에 우리가 참여해야만 세계사에 빛나는 주역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자본적인 면에서 이러한 국가들에 뒤지지만, 지리적인 여건과 러시아 경제와의 상호보완성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와 한국을 잘 아는 고려인 동포들도 한국의 비즈니스에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다. 이처럼 유리한 환경을 바탕으로 러시아에 적극 진출해 나가야만 한다. 이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 발전 가능성을 바라보며 러시아 시장을 공략해야 할 때이다. 투자에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최적의 시기가 있게 마련이며, 지금이 바로 러시아에 투자할 최적의 시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소비재와 제조·서비스업으로 활로를 뚫어라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진출은 주로 무역·판매나 기타 서비스 업종에 대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으며, 단기성 소규모 무역 거래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러시아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러시아 경제와 시장의 흐름을 읽고 해당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짜내야 한다. 푸틴 정부가 등장한 이후 러시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은 대 러시아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제는 생필품 등의 잡화류보다는 유럽 국가들처럼 자동차, 에어컨, 핸드폰 등 고급 소비재들로 러시아 수출전선을 재구축해야 한다.
러시아 소비자 전문 잡지에 의하면 러시아 중산층은 여유 소득분을 의류, 신발, 가구, 가정용품, AV 기기 순으로 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특이한 것은, 여름이 짧은 러시아에서 에어컨이 유럽 전체 판매량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다. 과거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에어컨이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된 것은 민간소득이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컬러 TV나 DVD, 세탁기, 휴대폰 등의 가전제품도 러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가전 및 IT 제품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IT 제품은 휴대폰, 초고속 인터넷 모뎀, TFT LCD 모니터, 프린터, PDA, DVR, MP3 등이며, 자동차도 유력한 수출 제품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건설 붐을 고려할 때 건축자재나 마감재 등도 수출 유망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자체적인 제조업이 거의 없어 모든 소비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에서 한국보다 10년 이상 뒤져 있다. 그리고 IT 분야와 서비스업은 그보다도 훨씬 더 뒤져있으므로 한국 기업이 러시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
■ 철저한 준비 없이는 러시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어디에서나 그렇겠지만, 사업을 하려면 먼저 선입견과 부정적인 이미지는 버려야 한다. 한국의 사업가들이 러시아를 생각할 때 먼저 떠올리는 것이 마피아와 함께 관세와 세무 문제이다. 사실 마피아만큼 과장된 부정적 이미지도 보기 드물다. 실제로 한국 사업가들 중에 러시아 마피아가 건드릴 만큼 규모 있는 사업을 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그리고 마피아들은 외국인들의 일반적인 수출입 비즈니스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런데 자유무역이 정착되지 않은 러시아에서 관세와 세무 문제는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러시아의 관세와 세무 문제는 경우의 수가 많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그러한 방법을 알기까지 인맥을 쌓고 다양한 경험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처럼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저 자신의 선입견에 불과할 뿐이다. 찾아보면 모든 곳에 길이 있다. 그렇다고 막연한 기대를 품어서도 안 된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품목을 보내면 잘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물건부터 들여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럴 경우는 터무니없는 보관료와 임대료 등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곤란을 겪게 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이러한 약점을 이용해 그럴 듯한 말로 수입된 물품을 강탈하듯이 뺏어가는 고려인이나 한인들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모스크바 등지의 몇 군데 시장에서 러시아인들과 충분히 연구하면서 그들의 생활 습관과 정서 등을 익히고 시장의 실태를 조사해두어야 한다. 러시아 시장은 전형적인 고수익-고위험 시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확한 품목을 선정하고 현지 여건을 세밀하게 조사하며, 올바른 파트너 선정을 통해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
■ 러시아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기본 요소
1.러시아 실물경제의 실상과 개별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정보원을 갖고 있어야 한다.
2. 입수한 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3. 믿을 만한 파트너를 갖고 있어야 하며, 파트너와의 관계는 ‘개인적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4. 해당 지방의 비즈니스 인프라(통관, 물류, 세무 등)를 이해해야 한다.
5. 비즈니스의 모든 단계에 대해 꼼꼼하게 컨트롤해야 한다.
6. 러시아 내에서 자신의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인프라와 여건을 독자적으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
■ 시베리아를 장악하라
세계의 열강들이 시베리아를 둘러싼 거대한 게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는데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대 러시아, 시베리아에 대한 관심도는 한·러 수교 이후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한반도 4강 외교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취임 1년이 넘도록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개발 사업과 협력을 강화할 동북아 국가는 시베리아밖에 없다. 일본과 중국은 한국과 유사한 대외지향적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는 일종의 경쟁 관계이지만 러시아는 한국, 일본, 중국의 산업 구조를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러시아는 동북아 3개국의 소비재 시장이자 유일한 원자재 공급 국가인 것이다. 이러한 러시아가 자국 내 자본과 인력의 한계에 부딪혀 외부로부터의 시베리아 개발을 적극 희망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베리아 개발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누가 시베리아를 차지해서 자원과 물류 기능을 확보하는가가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캐나다나 호주 이민보다 시베리아에 진출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은 사회가 이미 고착화되어 연 10%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반면 러시아는 경제 도약기에 있기 때문에 사업 아이템만 잘 잡으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실제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지역에는 빈손으로 시작해 고철이나 수산물 아이템 하나로 연간 소득 100만 달러를 벌고 있는 한국인들이 많다. 러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시베리아는 충분히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