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일 새벽 6시경 우리 셋은 이 호텔 앞 바닷가의 일출을
보기위해 일찍 기상하였다.
은행을 그만 두고 사진을 열심히 공부한 운선이은 공모전에
입상하여 사진작가의 반열에 오른 늦깍이 작가가 되어있었다.
새벽 미명의 바닷가에서의 호흡이 다디 달다. 하늘엔 하얀
반달(皓月)이 두둥실 걸려있다.
그 호월(皓月)아래 이름을 알수 없는 꽃들이 만개해, 그 방향이
물씬 갯바람에 하늘하늘 실려나가고, 지구촌의 사람들이면 누구나
다 반길 수 있는 새벽 달맞이가 지난 밤의 숙면으로
비행 여독이 풀린 내 육신과 마음을 정갈하게 비추고 있는 듯 하였다.
바로 호월조선심(皓月照禪心)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달구경과 일출을 동시에 즐기는 호수가의 여심(旅心)을 달래려는
듯 이 바닷가에는 수천마리 갈매기들이 미리 나를 환영하는 듯
영접을 나와 끼룩끼룩 그들만의 부름을 노래하고 있었다.
너희들의 그 울음소리는 부름을 넘어선 사랑의 노래이리라.
"아가 잘 잤니?" "녜! 엄마 안녕. 엄마도 잘 잤어?
난 심상으로 갈매기들의 대화를 들으며 인간이나 동물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나누는 대화는 아가는 엄마를 부르고 엄마는 아가를 부르
며 세상의 아침을 연다는 그 사랑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해돋이는 6시 10분경 부터 시작되었다. 산봉우리에 걸려있는
낮은 구름들이 서서히 금빛으로 젖어들기 시작할 무렵, 먹이
사냥을 나선 새 한 마리의 비행이 상서로웠다.
햇님은 눈 깜작할 사이 얼굴을 내밀었다. 감히 정면으로 응시할
수 없을만큼 눈부신 햇님이 산봉우리 사이로 보무도 당당히 걸어
나오시고, 파도가 없는 바다는 물결도 없는 금물결을 평면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햇님은 두 분이셨다. 산 위의 햇님과 바닷물에 잠겨있는 햇님을
맞으며, 물새들은 노래하고 꽃은 만개한 이 봄날이 바로 뭇 사후
세계의 인간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천당과 극락보다 더 나은
선경이 아닐런지...
새벽 천상의 정원에 키위새는 아닌 듯 한데 날지못하는 이름을
알수 없는 새 한 마리가 산책을 즐기고 있었는데, 내가 그 놈을
뒤쫒아가자, 이 놈이 비호같이 달아난다.
나는 키위새를 보았다고 경복이에게 말했다. 경복이가 따라와서
이 새를 보았지만, 운선이는 여기저기 샷다를 눌러대며 맘에 드는
사진 한 컷을 얻으려고 이 검은 새를 보지 못했다.
아침을 호텔에서 간단히 먹고 우린 뉴질랜드 전통농장인 아그로돔으로
양털깍이 쇼와, 양몰이 개 시범을 구경하려 길을 나섰다.
우리는 순로에 있는 Red wood holiday park에 들려 잠시 산림욕을
즐겼다.
레드우드(The Redwoods)라 불리는 이 수목원은 로토루아 시내에서
5분 거리인 와까레와레와 숲을 일컫는다.
레드우드라는 세콰이어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 나무들은 담양의 가로수로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같은
종자인데, 이 곳 뉴질랜드 토양에 잘 적응하여 그 키가 대략 80m가 넘는
다니 생각해 보라. 얼마나 거대한 숲인지를...
이 곳 뉴질랜드는 남위 34도-47도 사이에 위치하고, 온대 해양성 기후
인지라 한난의 차가 심하지 않으며 섬나라 특유의 기후로 날씨가 자주
바뀌는 편이란다.
이 곳 산림욕장의 나무 수령은 약 70-150년 된 레드우드가 하늘을 찌를
듯 그 위용을 자랑하는 울창한 숲이었다.
이 곳의 연간 강수량은 뉴질랜드 평균 강수량보다 2-3배 많은 3000-
4000mm로 수량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하여 20년 이상만 되어도 아름
드리 나무로 성장속도가 뉴질랜드 다른 지역보다 2-3배 빠르며, 우리나라
보담은 7배나 빠르다니, 난 뉴질랜드는 목축업보다 임업을 장려함이 더
국가적인 이익이 아닐까 하는 화두가 일었다.
이 수목원에서의 아침 산책은 인성을 되살리는 그런 길이었다. 난 원시
대자연의 품속에 안긴 아이처럼 발걸음도 가볍게, 숲의 향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산책로의 여러 코스를 제대로 탐방하려면 하루는 족히 걸리리라.그렇지만
우린30분 정도의 산림욕 코스를 걷는 것으로 자족해야 했다.
난 이 숲에서 키 큰 레드우드보다 고사리 나무가 더 흥미로웠다.
양치류의 일종인 고사리 나무의 키가 10m도 넘은게 많았으니 참 신비롭기
만 하였다.
이 곳 시민들과 조우하면서 아침인사를 나누었다. 조깅과 산책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그들이 부럽기만 하였다.
산책을 마치고 수목원 입구로 나와 보니 웬 비행접시
표지판이 나타났다.
난 타고난 호기심으로
이 유도 표지판을 따라 나섰다.
한 100미터 숲길을 찾아갔더니 거기에 모형 비행접시가
설치되어 있었다.
보마마나다. 이 곳에서 비행접시를 목격하였다는
사람들의 낙서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이런 자연환경이라면 비행접시가 출현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듯 하다.
되돌아와 보니 붉은 표지판 밑에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의 비행접시에 관한 그들의 호기심과
동경이 뚝뚝 묻어난 낙서가 여기저기 메달려 있었다.
뉴질랜드 전통농장인 아그로돔에 도착하여 양털깍이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디카의 밧데리가 방전되어 버렸다.
이 공연장에선 세계 여러나라 관광객들을 위해 각국의 통역사가 모국
어로 통역을 해주었다. 당연히 우린 이어폰를 꽂고 쇼를 관람하였다.
쇼가 진행되기 전 출연을 기다리는 메리노종인 이 양의
눈빛이 애잔하다.
수십종의 양들이 출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양들은
일종의 텔렌트양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출연료 대신 사료를 받아먹는 양들이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제일 처음에 메니노종이 걸어나와
정면 중앙 상석에 착석하자 쇼의 진행자가 양의 목에 묶여있는
사슬을 메달고, 둥근 먹이통에 사료를 넣어주니 이 메리노 양은
그저 먹기 바쁘다.
수십종의 양들이 좌우로 걸어나와 자기 자리에 착석하여 출연료로
지급되는 사료를 받아 먹고 있었다.
뉴질랜드에는 현재 19종의 양들이 사육되고 있는데, 가장 우수한
품종은 메리노 종이다. 두 번째로 우수한 품종은 엔지룸니로 양털의
품질 뿐 아니라 고기 맛도좋아 많이 사육되고 있다고 한다.
양털깍이 쇼에서 진행자는 보조자와 함께 양털을 깍는 시범을 보여
주었다.
보통 양 한 마리를 깍는데 우수한 양털깍이 목동은 50초에 한마리를
깍는다고 한다. 우리의 목전에서 진행자는 정말 큰 바리깡을 들고
순식간에 양 한 마리의 양털을 깍아냈다.
이 곳에서 목동들은 처녀들이 상위로 치는 신랑감이라고 한다.
양털깍이 쇼에 이어 새끼양 우유 주기, 젖소 우유 짜기, 양 한 마리
경매받기 쇼가 진행되었는데,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젖소 우유
짜기 쇼였다.
관광객들이 자원하여 무대에 나가 우유를 짲는데, 한 젊은 백인 여인
이 우유를 짜다 뒤로 넘어지면서, 허리춤을 단단히 매지 않았던지
그만 민망하게도 그 희고도 흰 엉덩이를 하트형으로 들어내고 말았다.
쇼 진행자가 호들갑을 떨며 흰 수건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감추어주면서
키득키득 부산을 떨고,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되었건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우유를 다 짜고 당당히 무대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양털깍이 쇼가 끝나고 우리는 이 농장 밖에 설치된 양몰이 개 시범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STRONG EYE 라고 불리우는 품종이 콜리라는 개 한마리가 오른 쪽 앞발
을 들고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며 양 네 마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형형하기 이를데 없고, 행동 또한 민첩한 개였다.
이 STRONG EYE는 짖지는 못하지만 최면적이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어, 양을 째려보는 것 만으로도 양들은 주눅이 들어 꼼짝달싹 못하도록
하는 눈매가 무서운 종자이다.
주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이 놈이 쏜살같이 양들을 몰았고, 자기 통제선
상에 들어오지 않는 양은 가차없이 물어뜯었다.
원형의 풀밭을 세 번 돌며 양떼 몰이를 하자 양들은 이 STRONG EYE에게
완전 복종하였고, STRONG EYE가 이끄는대로 우리안에 갇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작은 초원엔 다시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평화가
찾아왔다. 관광객들이 버스에 올라 뿔뿔이 흩어졌다.
STRONG EYE라는 콜리종의 이 개가 양몰이 개의 대장이고, 부대장인
체구도 크고 컹컹 짖어대는 개(종자의 이름을 잊어 먹음-윗 사진 메리노
양위에 걸터 앉아 있는 놈)와 함계 보통 양몰이 개는 4-5마리가 한 조가
되어 2-3000마리의 양들을 차질없이 관리한다니 이 개들이 없었다면
뉴질랜드의 목축업은 아마 존립할 수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양털깍이 쇼와 양몰이 개 시범의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로토리아 시내에
있는 GOVERNMENT GARDEN에 들렸다. 아름다운 공원이었고,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한 이 공원안에서도 뜨거운 유황온천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섭씨 200도가 넘는다니 천혜의 축복을 받은 나라임에 틀림없었다.
나라 어디에서나 샘솟는 이 유황온천 덕분에 뉴질랜드는 단 한 마리의 뱀도 생존
할 수 없단다. 그리고 포식 동물같은 맹수나 맹금류도 없어 새나 다른 동물 모두
천국의 삶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원안에서는 뉴질랜드의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었다.
이 게이트볼 게임은 노인들의 관절염과 치매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운동이란다.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이 게이트 볼을 치는 노인들에게 장려금을
지급하며, 이 운동을 크게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교통사고나 암등 모든 의료비를 국비로 부담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노인들에게 이런 운동을 시켜드려 노인성질환을 사전에 에방하는 것이
정부로서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노인들은 건강한 삶을 챙기면서도,
또 돈도 벌수 있어 서로 완벽하고도 보완적인 윈윈작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번먼트 가든을 떠나 우리 일행은 로토리아
호수에 도착하였다.
망망대해와 같은 큰 호수였다.
그러나 이 로토리아 호수는 뉴질랜드 민요
연가( 戀歌)의 무대였다.
뉴질랜드의 민요라기 보담 마오리족의 민요이며
이 민요의 가사 중 바다라는 표현은 오역된 것이다.
호수가 정확한 표현이다.
Hayley Westenra(연가, 뉴질랜드 민요)
Pokarekare ana Nga wai Waiapu 와이아푸의 바다엔 폭풍이 불고 있지만
Whiti atu koe e hirie Marino ana e
E hine e Hoki mai ra
Ka mata ahau i te aroha e
E kore te aroha E maroke i te ra
Makuku tonu i te aroha e
E hine e Hoki mai ra
Ka mate ahau i Te aroha e
그대가 건너갈 때면 그 바다는 잠잠해질 겁니다.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오세요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내 사랑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결코 마르지 않을
내 사랑은 언제나 눈물로 젖어 있을 테니까요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오세요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구전설화로 투타네카와 히네모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이다. 이아섬에 사는 훠스터 부족의 아들인 <투타네카>의 피리 부는 소리에 반해 큐피드의 화살에 꽂히고 마는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다. 전쟁과 반목의 갈등이 산처럼 쌓인 두 부족 추장들의 완강한 반대로 상사병을 앓게된 히네모아는 절망에 빠진다. 추장인 아버지가 딸의 밀회를 막으려고 마오리 전사들에게 명령하여 마을의 모든 카누를 불태워버렸기 때문이었다. 사랑스러운 투타네카를 보기위해 히네모아는 어느 추운 겨울 밤 표주박을 허리에 꿰차고 맨몸으로 십리가 넘는 겨울 호수를 헤엄쳐서 투타네카가 사는 모코이아섬에 도착한다. 동사 직전의 꽁꽁 얼어붙은 히네모아를 발견한 투타네카는 히네모아를 뜨거운 온천욕으로 몸을 풀게하고, 이내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체온으로 밤이 새도록 그녀의 온 몸을 따뜻이 녹여 그녀의 생명을 살려낸다.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의 이 순수하고 열렬한 순애보에 감동한 두 부족의 추장은 드디어 이 두 젊은들의 결혼을 승낙하게 되고, 이로 말마암아 호수를 사이에 둔 두 부족간의 오랜 전쟁과 반목도 끝나고, 서로 화해하고 평화를 되찾았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듣고 마오리족의 로미오와 쥴리엣같은 사랑이야기 라고 생각되었지만 그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사뭇 달랐다. 마오리족의 부족들은 사랑하는 두 남녀의 순애보를 인정하여, 결국 이 두 사람의 들끓는 사랑의 열병을 치유하고자 이들을 결혼시키고 부족간의 회해도 성공하지만, 로미오와 쥴리엣은 카톨릭교회의 황제파와 교황파간의 알력으로 사랑하는 두 남녀를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가고 나중에 후회하며 화해하지 않았던가? 물론 지금의 모바일폰이 있었더라면 쥴리엣은 로미오에게 가짜 독약을 먹었 으니 걱정하지 말고^^ 조금 기다려 ♡♡ 라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 그런 비극이 일어나진 않았겠지만~~~~~ <연가 탄생> 이 노래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1914년 1차 세계대전에 출전하는 아들과 애인을 그리위하면서 애타는 마음을 노래로 표현했고, 이때 노랫말 E hine e(Girl)는 tama(Boy)를 사랑했다는 가사는 전쟁터의 뉴질랜드 병사들의 향수를 달랬다고 한다. 1917년에 마오리족은 군자금을 모금 하기위해 가무단을 만들어 이 노래를 널리 전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이 노래는 한국전쟁에 참가한 5300여명 의 뉴질랜드 군인에 의해 한국에 전해져 한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뉴질랜드 마오리족 출신의 세계적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 awa)가 이 노래를 자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널리 불려지게 되어 지금의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민요가 되었다.
<마오리판 로미오와 줄리엣>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뉴질랜드 로트루아 지역에 내려오는
이 지역에 정착했던 아리와 부족 추장의 딸 <히네모아>는 모코
히네모아는 투타네카의 피리부는 모습을 보기위해 매일 밤마다
카누를 타고 호수를 건너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이 글은 인터넷에 떠있는 글을 내 나름대로 좀 더 재미있게 소설화한 것임>
- Pokarekare Ana -
Pokarekare ana Nga wai o Waiapu
와이아푸의 바다엔 폭풍이 불고 있지만
Whiti atu koe e hine Marino ana e
그대가 건너갈 때면 그 바다는 잠잠해 질 겁니다
E hine e Hoki mai ra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 오세요
Ka mate ahau i Te aroha e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E kore te aroha E maroke i te ra
내사랑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결코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Makuku tonu I te aroha e
내사랑은 언제나 내 눈물로 젖어 있을테니까요
E hine e Hoki mai ra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 오세요
Ka mate ahau i Te aroha e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Pokarekare ana Nga wai o Waiapu
와이아푸의 바다엔 폭풍이 불고 있지만
Whiti atu koe e hine Marino ana e
그대가 건너갈 때면 그 바다는 잠잠해 질 겁니다
E hine e Hoki mai ra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 오세요
Ka mate ahau i Te aroha e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E hine e Hoki mai ra
그대여, 내게로 다시 돌아 오세요
Ka mate ahau i Te aroha e
너무나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어요
<이 글은 인터넷에서 참조한 것임>
우리는 로투리아 호수의 강물에서 노니는 흑조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테푸이아 마오리 민속마을을 찾아갔다. 이 민속마을은 실제로 마오리족들이 생활하는 우리의 용인 민속마을이나 낙안읍성같은 그런 박제화된 마을이 아니고 수천년동안 부족의 정통성을 수호하며 생존해 온 살아있는 화석과 같은 마을이었다. 마을 입구에 마을 이름을 표기한 표지판이 있었는데 마을 이름이 너무 길다. 읽을 수가 없었다. 밑의 알파벳이 마을 이름인데 그 알파벳 숫자가 무려 37자다 긴 이름이지만 그들에겐 쉬운 뜻일텐데 이 마을 이름이 지닌 뜻을 가이드에게 묻지 못했다. 아쉬운 심정이었다. 테푸이아는 옛날 마오리족들이 전쟁시 마지막 보루로 사용되던 요새라는 뜻으로 마오리족의 말로는 [파]라고 한다.
난 마오리 원주민들의 마을회관 벽면을 장식한 이 강렬한 색상에 그만 반하고 말았다. 짙은 꽃자주색에 혀를 내밀며 강한 전투의식을 표상하는 마오리족 병사들의 용맹한 모습을 새긴 목조기둥 사이사이로 흰 벽면의 색조가 그만 너무 아름다웠가 때문이었다. 검정색과 흰색의 마오리 문양도 참으로 격조가 높은 색상이었다,
마오리족들은 마을 공동체인 이 마을회관(마오리어로 와레누아)에
모여 추장을 모시고 부족회의를 하였을 것이다.
마을회관 내부의 모습을 디카에 담았다.
마을을 지켜내는 국방에 관한 이야기와
마을의 규약, 또는 모든 애경사를 다루며
원시공동체 씨족사회를 평화롭게 살아갔을 것이다.
테푸이아 요새의 모습이다.
이 요새를 지키는 마오리족 병사의 모습이
친근하게 내 가슴에 와닿았지만,
그들은 용맹한 병사들이었을 것이다.
테푸이아 민속마을의 거리거리엔
조상들의 무덤이 즐비하다.
그러나 왠지 그 무덤이 친근감있게 다가왔다.
마오리족들은 인디언들과 같이
땅속의 조상을 그 땅과 함께 자신들을 지켜주는
정령으로 숭배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오리 원주민들의 전통가옥이다. 그러나 이 가옥을 지은
목재가 고사리 나무라면 과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모르겠다.
또한 이 테푸이아 마을을 포함한 로토루아 지방은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의 서식지이다. 수천년동안 포식동물이나 맹금류가 없어 날개
가 퇴화되버린 이 키위는 인간들이 상륙하면서 수난을 당해 거의 멸종
위기에 처했으나 뒤늦게 뉴질랜드 정부가 적극 보호 육성하여 지금은
그 개체수가 늘어간다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불행한 것은 걸어다니는
공룡새인 모아새는 완전 멸종되어 버렸다는 사실이었다.
키위새는 알을 낳으면서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알이 몹시 크고 자기 몸무게의 1/4인 500g에 달한다니 그럴만도
하다. 그래서 자연분만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키위새를 살리기 위해
제왕절개술로 분만을 유도한다니... 쯧쯧~~~
그러나 뉴질랜드는 키위라는 단어에 여러 뜻을 부여하고 있었다 있었다.
첫째가 키위새이고, 둘째는 먹는 과일 키위가 있고, 세째는 뉴질랜드인을
뜻하고, 네째는 비행기 조종사이면서도 비행조정칸을 잡지 못하고
관재탑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키위라고 한다니 참 그럴듯한 은유이다.
테푸이아 마을은 뉴질랜드에서도 유명한 지열지대이다.
마을 전체가 지열로 들끓고 있는 지반위에서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들은 이 지열로 난방이 필요없고, 또 땔감도 필요없는
천혜의 삶를 누리고 있었다. 아무데나 땅을 파서 돌을 묻어 놓고
그 위에 음식을 넣고 흙으로 덮어 한 두시간 후에 꺼내 먹으면
그 유명한 항이 음식이 된다니, 이곳에서 항이 음식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또 그걸 현장에서 먹어보는 것이 참다운 여행이련만
오호 애재라, 여행사에 묶인 이 내 몸이 아쉽기만 하다.
난 이 민속마을에 들어서서 가이드를 따라다니지 않고 나 홀로
사색을 즐겼다. 시라도 한 수 읊조리고 싶었지만 시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덕분에 난 이 유명한 포후투 간헐천이 분출하는 모습을
놓쳐버렸다. 포후투는 마오리족의 말로 폭발을 뜻한다. 한시간에
한 번 꼴로 솟구치는데 그 높이가 20-30미터라니 그 얼마나 장대한
볼거리인가? 오늘은 날이 조금 흐린 날씨여서 어쩔 수 없었지만,
쾌청한 날엔 분출하는 간헐천의 물줄기에 반사된 무지개가 바람결에
사방으로 흩어진다니, 상상만해도 어느 시인의 말대로 가슴이 뛰지
않겠는가?
나 홀로 서성이며 테푸이아 마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 일행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서둘러 마을 입구로 되돌아
가는데 마오리족 청년 한 명과 어린이들이 따뜻한 냇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는데 그들이 먼저 내게 인사를 했다.
"니 하오"
내가 그들에게 웃으며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 니 하오"
"곤니찌와"
"안녕하세요"
그들이 와하고 웃었다. 그들도 동북아 삼국의 인사말 정도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약간 개그 성향이 있는 사람일런지도 모른다.
오클랜드로 돌아가는 귀로에 한식당에서 장어구이정식으로 저녁을
먹고, 오클랜드 국제공항 근처에 있는 QUALITY INN AUCKLAND
HOTEL에 여장을 풀었다.
호텔방의 메인베드를 차지하기 위한 가위 바위 보 게임에서 난 또
꼴지를 했다.
메인 베드 차지하기 게임이 끝나고 우리 셋은 이심전심 맥주나 한 잔
하자며 호텔 밖 오클랜드 시 외곽을 걸어보았지만
밤 문화가 없는 이 곳은 적막하기 이를데 없었다.
한참을 걸어 마트에 도착하니 캔맥주가 있었으나
알콜성분이 없는 맥주였다.
마트 점원에게 왜 맥주가 없는냐고 물었더니
뉴질랜드에서는 허가를 받아야만
술을 팔수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참 좋은 나라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팝 레스토랑은 있는데 갈려면 택시로 15분 정도 걸리고
택시비도 만만치 않을거란 생각에서
우린 오늘
공짜로 들어온 와인 3병을 호텔로 돌아가 마시기로 했다.
그런데 마트 건너편 주유소 옆에 조그마한 바가
눈에 띄었다.
우린 그 바에 가서 하이네켄 병맥주를 9불에
사서 입가심을 했다.
공짜 와인의 사건은 전말은 이렇다.
우린 가이드로부터 서울서 오늘 우리 방에
와인 3병이 배달되었다는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위해
와인 3병을 보내줄 친구는
없다는 표현이 올바른 발언이다..
더군다나 전격적으로 3일만에 여행을 결정해 나의
여행 행선지를 서전 알고 있는 친구는 한 두 셋에 불과했다.
문제는 경복이었다. 경복이는 간혹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와인이나 과일 선물도 받은 경험이 있긴 하는데
오늘의 이 와인 3병은 도무지 누가 보냈는지
짐작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경복이는 고민끝에 아들 현석이 한테 국제전화를 걸어
혹 너가 보냈느냐고 물었지만,
현석이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내가 한마디 했다.
와인 사서 보내라는 말보다 더 무섭다고
이리하여 우리 셋은 크게 웃었다.
호박처럼 굴러들어온 공짜 와인을 우리만 먹기 미안하여
우리 일행을 여럿 불렀지만
다들 오지 못하고 유운선의 형님 내와분만
참석하여 오붓하게 조금 헤비한 레드와인과
라이트한 화이트 와인을 즐겼는데
두 와인의 맛이 참 부드러웠다.<끝>
다음 이야기ㅡ캔터베리 대평원을 지나 만년설이 뒤덮인 마운틴 쿡의
정상을 조망하다. -뉴질랜드.호주 여행기 제 3화(2009.11.9)
첫댓글 미완성 작품 먼저와서 살짝 보고가네 정말 공을 많이 들여 여행기를 쓰고 계시는구만. 필요한 사진은 내 사진들중 일부 복사해도 좋을 것일세. 예를 들면 <연가>의 악보 사진등 내 카페 열고 복사하면서 이 여행기를 쓰시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 하여튼 시간나는대로 우리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할 훌륭한 여행기 기대하겠네
토기장이 2호점 개점 준비로 시간이 없네. 그나저나 알라스카와 앵커러지 횡단 여행 2주일에 비행기표 빼고 1인당 경비가 얼마나 드는지 내 친구들 나 따라 가겠다는 사람이 있다네 귀하와 나를 포함 4명이면 총예산이 얼마나 들려나
웬 알라스카 언제 누구와 함께 그룹투어가 아니고 단독여행 가이드없이
그래, 내 중학교 동창놈(인기없는 학과-연대 생화학과-지금은 톱 인기학과이지만-그 놈은 지금 미국서 30년 살고 있는 준 토박이) 이 여행을 나하고 같이 하잔다. 그래서 경복이 너와 몇몇 친구를 생각하고 있다. 단 둘이 떠나는 것 보담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이 좋지 않겠니비용도 절감하고 말이다 시기는 내년 3월경 사실 이 여행기는 어제 완성했는데 깜박 키를 잘못 눌러 어제 밤 2시까지 쓴 글이 다 날라가버렸다. 참 허망하더군 그러나 탓한들 무엇하리
나도 둘이가면 심심할것 같아서 누구좀 끼면 좋겟다 생각하고 잇엇네. 미국과 카나다에 록키산맥에 유명한 국립공원이 몇잇는데 그곳과 옐로톤 공원 등등 몇곳을 지나며 운전하고 알라스카 까지 갈계획인데 니 친구들은 그계획에 찬성할지? 운전이 좀 힘들것이야, 쉬운여행은 아닐걸세. 눈이 좀 녹아야 되니, 삼월은 너무 이른것같네. 니친구는 구룹 투어를 생각 하는것 같은데? 경비는 한 700-1000 불정도 (비행기 빼고)생각하네(대충 계산함), 한 10000Km 달릴걸로 생각 하네. 근데 니친구 또 누가 관심이 잇는가, 그 사진작가 선생님 말인가? 창식이 끼면 어떻겟노? 내 이쪽 경비는 좀 부담함쎄. 아무튼 계획해 봄쎄. 6인승 차니 참고.
잠은 어디서 자는데 차라리 캠핑차를 빌려 차 안에서 먹고 자고 하는 것은 비용이 더 드나 캠핑 차도 생각해 보렴 내 친구놈 그 사진 작가와 머리 흰 친구도 가고 싶다고 하고 또 목상 친구놈들도 가고 싶다고 하더구먼 창식이 갈수 있다면 물론 같이 가면 좋지
미주 중앙일보에 편지한번 해보게, 아니면 나한테 편지써서 보내면 내가 직접 중앙일보에 건네주지. 여러모로 니가 이야기 한데로 5-6 용 캠핑차가 좋을듯 하네, 그레서 알아보앗는데, 경비도 비슷하게 들듯하네. 창식한테는 내 한번 연락 해봄쎄. 우리의 마지막 모험 여행이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