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의 세례
전숙
내 살이 빨아먹은 너의 멍자국을 보아라
멀쑥한 키로 긴 그림자 만들어
작은 풀꽃의 눈 가린 죄
천방지축으로 뛰다가
함부로 찬 뒷발질에 방금 눈뜬 새싹 뭉개버린 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너의 허물
내 피부에 각인되고
나는 블랙홀처럼 너의 죄를 빨아먹는다
네가 죄의 검은 발자국을 뗄 때마다
나는 강력한 세제로 몸을 정화하고
너를 기다린다
걸레의 세례를 통해
너는 거듭날지니
그러나 죄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네 죄의 검은 눈물을
누군가 대리모처럼 흡수하고 있다
검은 십자가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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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메일로는 음악을 보낼 수 없는 관계로 이곳에 올리긴 하는데 맘에 들랑가 몰것시요!^^
마음에 쏙 드는 이미지와 음악... 제 졸시가 쑥 키기 큰 것 같아요...감사! ㅎㅎㅎ
좋으네요. 예술이란 이런것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