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몇 십 년 만에 만난 가족들의 오열을 보면서
함께 가슴 적셨던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아마 3-40대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때 생각하기를 방송 매체의 위력이 대단하다고 했었다.
요즘은 인터넷 시대다.
며칠 전에 인터넷 효과를 톡톡하게 본 일이 있었다.
오래전에 내가 군대생활을 했던 2사단 32연대 7중대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사진과 함께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적이 있었다.
2사단은 32연대 7중대는 강원도 양구군 남면 구암리에 있었다.
그런데 그걸 보고 어떤 사람이 전화를 했다며 아내가 이름과 전화번호를 준다.
서로 전화를 하고 언제 한번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다.
목포에서 건설현장에서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
병 군번으로는 그 친구가 조금 빨랐는데
내가 병장을 달고 얼마 있다가 하사관 학교에 가서 훈련을 마치고
일반하사를 달고 자대에 복귀를 했었다.
전엔 그 친구가 기수가 빠른 고참이었는데
이젠 내가 상관이 되어 버리니 고향도 동향이고 나이도 같고 그래서
그냥 친구하기로 했었다.
그 친구는 중대본부 통신병, 나는 화기소대 포 분대장.
휴가라도 같이 가는 경우에는 그 친구 집에 들려 거나하게~ ^_^*
그렇게 헤어진 지 24년 만에 해후를 했다.
고향에 다녀오면서 연락을 하고 목포에서 만났다.
키가 185정도 되는 것 같은데 살도 조금 찌고 해서 듬직하게 보인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음이 참으로 고마웠다.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그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하이고~
만나자 마자 의젓하고 거룩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은 간곳없고
그때 그 시절 용어와 언어들이 바로 튀어 나온다.
몽둥이로 죽을 만큼 엉덩이를 맞았던 이야기며, 팀을 뛸 때 고생했던 이야기며…….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던 전우들이 생각나고 그 때로 돌아가니
이름들까지 생각난다.
햐~ 그거 신기하데….
올라오는 시간이 바빠서 밤 9시 조금 넘겨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눠도 즐겁기만 할 시간들이었다.
친구가 올라올 일이 있으면 집에서 밤새며 담소를 나눠야겠다.
가깝게 살고 있는 전우들이 연락된다면 함께 불러서 말이다.
군대…
힘들게 보냈기에 거친 세상에서 당당하게 이겨나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힘들게 보냈기에 할 이야기도 많은 것이 아니겠는가.
군대에 있을 땐 전부다 효자들이었는데…. ^_^*
그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보고 싶다 전우여!
2008. 7. 9.
-양미동(나눔)―
첫댓글 ㅋㅋ 갑자기 군대생각이 나는군요.. 참 세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