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말씀이 없다 // 최영희
산은
아파도, 아파도
참 과묵도 하시던
내 아버지만큼이나
말씀이 없다
새들이 오면
새를 울게 하고
꽃이 피려면
꽃으로 피게 했다
짐승들이 소리 내 울면
짐승들의 괴성도
순하게 들었다
고단한 자 쉬게 하고
맑은 공기 맑은 물
이 나라, 이 땅
푸르게, 푸르게 묵묵히 지켰다
그러나 21세기 인류문명의 폭거
여기저기 파헤쳐진 산
허리가 잘리고, 뚫리고, 뭉개지고
허-연 피를 흘리고 있다
지금 산이 곳곳 아프다
그러나 산은 말씀이 없다
그때 내 아버지처럼.
*시인협회 2010년 시화집 수록
첫댓글 맞어요
산은 말이 없어요
우리게 무엇을 말 하려 함일까요
한참을 생각에 잠기고 갑니다
시골을 가다 보면 이곳 저곳 파헤쳐진 산,,,
보기에 안 좋더군요,,,훼손되어 가는 산,,,
우리와 함께한 무엇인가가 자꾸 손실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베이는 것 같은,,,,
찾아 주신 정겨운 걸음 감사합니다.
이 글은 시인협회 산을 주제로 한 시화집에
올린 글입니다.
산은 말씀이 없다 // 최영희
산은
아파도, 아파도
참 과묵도 하시던
내 아버지만큼이나
말씀이 없다
새들이 오면
새를 울게 하고
꽃이 피려면
꽃으로 피게 했다
짐승들이 소리 내 울면
짐승들의 괴성도
순하게 들었다
고단한 자 쉬게 하고
맑은 공기 맑은 물
이 나라, 이 땅
푸르게, 푸르게 묵묵히 지켰다
그러나 21세기 인류문명의 폭거
여기저기 파헤쳐진 산
허리가 잘리고, 뚫리고, 뭉개지고
허-연 피를 흘리고 있다
지금 산이 곳곳 아프다
그러나 산은 말씀이 없다
그때 내 아버지처럼.
*시인협회 2010년 시화집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