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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동체 지킴이 ‘도깨비가 간다’ | |
아이들 책공간·시민대학 등 주민들 자발적으로 만들어 동네문화운동 디딤돌 확대 | |
정대하 기자 | |
[사람과 풍경] 광주 시민센터, 세번째 도서관 문열어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영암마트 2층에 자리잡은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이 16일 문을 열었다. 광주시민센터 부설 서구 아이숲어린이도서관, 북구 바람개비도서관에 이어 세번째다. 세곳 모두 행정의 도움을 받지 않고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공간이다. 작은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책을 읽고, 부모들은 동화읽기를 하는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작은 도서관을 매개로 동네 문화운동을 일궈온 김용재(42) 광주시민센터 집행위원장은 “사실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은 다시 문을 여는 셈”이라고 말했다. 2004년 7월 광산구 신가동에 도깨비 도서관 문을 열어 3년 남짓 운영하다가 공부방으로 전환하면서 잠시 문을 닫았던 것을 재개관한 것이다. 전남대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하남산단에서 2년 남짓 노동자로 일했던 그가 지역공동체 운동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눈을 돌린 것이 작은 도서관이었다. “눈을 지역으로 돌리고,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그는 광산시민센터를 만들면서 후원회비만 내는 회원 모집 방식을 거부했다. 대신 회원들이 일을 찾고 스스로에게 봉사하며 사업기금까지 모으는 방식을 선택했다. “왜 이렇게 일을 어렵게 하느냐”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시민들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고 정책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했다. 33㎡(10평) 남짓한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책도 나눠 읽고 부모들이 모여 좋은 영화도 함께 봤다. 아이들과 주민들이 앰프를 함께 나르고 만든 무대에서 공연하고 박수 치는 ‘우리동네 문화소풍’은 큰 인기였다. 광산시민센터는 지역공동체 활동을 공유하기 위해 시민대학을 운영했다. 이 강좌를 들은 회원들이 서구와 북구에 지부를 만드는 바람에 2008년 12월 광주시민센터로 개편됐다. 120여명에서 출발한 회원도 650여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은 동네 금당산 지키기나 풍영정천 지킴이 활동 모두 “자연과 생태를 매개로 사람들이 만나게 한다”는 가치를 추구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광산구 우산동과 월계동 사무실을 개조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20개팀 60여명이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집행위원장은 “아마추어들이 일상적으로 전시·공연도 하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문예소극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전세비가 올라 갑자기 연습장을 비워줘야 할 때”라며 “아마추어 문화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동네마다 문화방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