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약의 가슴앓이/유유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입을 크게 벌려 수다를 떨기도 하고
방정맞게 몸을 흔들고도 싶은데
산속에서 홀로 고상한 척
품위만 지키며 살라 하네요
잠시라도 청순가련형을 벗어나
진한 화장 해 보고 싶고
독한 향수 냄새 풍기고도 싶어요
우아한 자세 떨치고 일어나
흰 적삼 찢어져도 좋으니
왈가닥 놀이도 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태생이 그러면 그렇게 살아야지요
청아하고 고귀한 자태
그것이 백작약의 길이라 하니
바라옵건데 숲 속의 처녀 귀신이나
되지 않게 해 주세요.
카페 게시글
유유의 야생화 시
백작약의 가슴앓이
봉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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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4
13.05.10 03:4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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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긴 어딘가요,,,홀로 쓸쓸히 피어서 더욱 고고하게 보이네요,,
진짜로 깊은 숲속에 홀로 피어 고독을 씹고 있었답니다. 고상하기도 하고 청승맡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하는 고운 꽃입니다.
장소를 말해주면 작약을 뽑아 갈 것 같아서 그냥 어느 오름 가는 길목이라고 할까요.
감히 범하지 못할 도도함도 보이네요.
내륙에서도 만날 수 있을런지요?
詩 글귀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