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댕강 곁을 지나며
유유
행여 옷깃이라도 스치면
꽃이 댕강댕강 떨어질까 두려워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지나치고 싶은 마음은
이름에서 받은
선입견 때문일까
좀 더 다가가면
은은하고 감미로운 향기가
머릿속을 맑게 해 주는데도
가깝고도 먼 당신이 되어
모른 척 곁을 지나는
낯선 사람 되어야 할까
어느 땐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꽃 속에서 나와
같이 놀아달라는 말로
들리고 있음에도
그냥 지나치고 만다
어느 땐
수많은 작은 트럼펫의
소용돌이치는 합주가 들려와
어느 음악회가 열렸던가
애써 회상하면서
가던 길 멈추기도 한다
장마도 있고 폭염도 있는
여름이 돌아오면
항시 지나치는
그 길가 담장 꽃댕강나무에
천만 마리 학이 앉아
계절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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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댕강나무: 왜댕강이, 아벨리아라는 말로도 불린다. 중국 원산이나 원예용으로 개량되었으며 2m 안팎으로 촘촘히 자라기 때문에 중부 이남 지방 특히 제주도에서 울타리용으로 주로 활용된다. 여름 내내 옅은 분홍색을 띤 흰색의 꽃을 피운다. 날씨가 추워지면 꽃이 지지만 붉은색의 꽃받침이 그대로 남아 꽃인 양 역할을 대행한다. 가지가 댕강 부러지기 때문에 댕강 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꽃이 뚝 떨어진다는 오해성 이미지를 준다. 꽃말은 평안.
첫댓글 하얀 꽃잎이 학이로군요.
하이얀 학으로도 표현한답니다.
꽃댕강 ㅎㅎㅎ 꽃이름이 특이해요 ㅎ
댕강이라는 용어는 별로인 것 같아요!
수년전, 이름도 모르고 무심코 지나치던 차도와 인도의 경계에 있는 꽃.
댕강나무, 이름을 알고 혹시나 향기를 찿아보니 느끼기 힘든 향이 있더이다.
도로변의 지독한 매연 때문에 숨어 있었나 생각됩니다.
공원에서 만난 댕강나무꽃의 향기는 너무 기분 좋은 향이더군요.
도심의 환경을 정화하는 역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댕강나무꽃....
천만마리 아니 수천만 마리의 학이 도심의 길에 놀고 있네요.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주도에는 많은 곳에서 담장용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